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 자폐인의 내면 세계에 관한 모든 것
템플 그랜딘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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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100년 전 과거로 돌아간다면 1911년 조선에서 대다수와 조선사람과 나(21세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중에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일까... 유대인 중에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 현재의 중국에서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2011년 현재 '가카'를 조롱하는 사람이 정상일까 아니면 비정상일까... 정상고 비정상의 기준이 뭘까...

1988년배리 레벤슨 감독의 영화 [레인맨](더스틴 호프만 주연)을 볼 때는 자폐증보다 형제간의 우애에 대해 더 생각했었다. 그 뒤 Cable TV에서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 [뷰티풀 마인드](2002년작, 러셀 크로우 주연) 보면서 처음 정상인과 비정상인, 정신이상의 기준과 경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20대 초반에 '제2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천재였던 수학자 '존 내쉬'의 생애를 다룬 영화였다.

사람들이 자신이 소속된 사회에서 '평균' 또는 '중간'이 되고 싶은 것은 사회심리학 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전과 더불어 '안정'적인 느낌을 갖고 싶은 것은 모두의 '인지상정'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평균'에서 벗어나고 '중간' 아래의 다른 사람들에 대한 '평균에 속한' '중간' 사람들의 태도다. 평균에서 벗어나거나 중간보다 못한 사람들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것이냐의 문제인데, 사실 한국사회 뿐 아니라 대부분의 외국사회에서도 사회적,문화적으로 차별하고 배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실 차별과 배척은 역사적으로 오래된 현상이고 복잡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전근대적이고 봉건적인 심리적,문화적 잔재이기도 하고 '동등한 인권'의 과점에서는 '폭력'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차별의 대상에 따라 유형도 천차만별이다.
가장 근대적이면서도 불법적인 차별은 수십억 횡령을 해도 구속하지 않지만 2억에 대한 의혹만 있어도 구속하는 검찰과 법원의 차별, 재벌과 대기업의 민원은 일사천리로 해결하면서 중소기업의 민원은 '세월아 네월아' 질질 끄는 관료들의 차별,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니면 말고'식으로 기사를 써대지만 사주와 친하거나 재벌/대기업의 부당행위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조중동' 등 정치적,법적인 차별도 있다. 
사회 저변에는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면 자신의 아이들의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불만을 터트리는 '중산층 아줌마'의 차별도 있고 자신들의 일거리를 빼앗는다고 외국인 근로자를 바라보면서 눈에 쌍심지를 차별도 있고 명절 때만 되면 뒷짐지고 도망다니는 이 땅의 '남편'들의 차별도 있다.
 
이 책은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다룬다고 할 수 있다. '자폐증'이라는 신체적 장애는 그동안 사회에서 신체적 장애라기 보다 '정신병'에 가까운 취급을 받았다.
즉, 이 책은 사람들이 누구나 적어도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신체적 결함' 중 하나인 '자폐증'을 다루고 있다. 그것도 어려서부터 자폐증을 앓았던 사람이 생각하고 바라보는 자폐증과 이 사회에 대한 이야기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빈센트 반 고흐 등은 어린 시절에 발달 장애를 보였다고 한다. 자폐증은 의학적으로 ‘성장 초기에 시작되는 이상’으로 정의되어 있어, 전문가들은 자폐 성향이 있다는 판정을 받으려면 더딘 언어 발달이나 이상한 행동 등의 문제가 어릴 때에 나타나야 한다고 말한다. 
어릴 때 아인슈타인은 이런 성향을 많이 보였다. 그는 세 살이 될 때까지 말을 하지 못했다. 전세계에 유명인사로 등장한 이후 한 자폐아의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인슈타인은 자기가 말을 너무 더디게 배워 부모님께 걱정을 끼쳤었다고 썼다. 아인슈타인이 일곱 살까지도 속으로 단어를 반복해서 말해야 했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다고 되어 있다. 
아주 어린 나이에 천재성이 발달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인슈타인은 어릴 때 아무런 천재성도 보이지 않았다. 그를 바보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았다. 철자법 실력도 엉망이었고, 외국어도 형편없었다. 자폐 성향이 있는 아이들이 대개 그러하듯 아인슈타인도 조각 그림 퍼즐을 아주 잘했고 몇 시간씩이고 카드로 집을 지으며 놀았다. 목적한 것에 대해서는 외곬이었고, 사생활에 관련된 것 등 흥미 없는 것은 거의 기억을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폐증은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다른 장애와 구분되는 '뇌 이상'이 나타나는 '신경계 장애'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소뇌와 변연계(limbic system)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이런 이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과학적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많은 연구자들이 자폐증, 우울증, 불안증, 실독증, 주의력 결핍 장애 등을 포함한 여러 장애를 일으킬 위험성이 높은유전자 뭉치가 존재한다는 가설에 주목한다고 한다.(p.59)
자폐증이 유전되는 경향이 강하기는 하지만 자폐증 유전자라는 것의 존재는 밝혀지지 않았다. 자폐인은 자폐아를 낳은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높다. 또 자폐아의 형제자매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학습 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뇌의 발달이 유전만으로 결정되지는 않기 때문에 확정적인 결론은 없는 상태다. 최근의 연구 사례들은 유아기의 신체 내적, 외적 영향이 뇌와 신경계를 구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다.
 
저자 역시 두 살 때 평생을 보호시설에서 살 것이라고 진단받은 자폐아였다. 하지만 저자는 자폐증을 하나의 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자기만의 고유한 특징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극복했다. 그녀는 뒤에 애리조나 대학에서 동물학 석사와 일리노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가축 시설의 3분의 1을 설계했다. 2005년 현재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동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미국과 전 세계를 순회하며 자폐증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자폐’라는 단어를 들으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떠올릴 것이다. 말은 못 하고, 온몸을 흔들어대며, 소리를 지르고, 대화를 나누는 게 불가능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으로부터 단절된 아이를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자폐아’라고 하지 ‘자폐인’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마치 이런 아이들은 영영 자라지 않거나, 이 세상, 이 사회에서 비밀스럽게 사라져 버리기라도 하는 듯이.
아니면 자폐인 ‘사방(savant)’을 떠올린다. 기묘한 버릇에다 반복적 행동을 보이고, 정상적인 삶으로부터 단절되어 있으나 영화 <레인 맨>에서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처럼 계산, 기억력, 그림 그리기 등에 있어 불가사의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폐에 대한 인식은 아주 협소하고 지엽적인 현상에 대한 묘사일 뿐, 자폐인의 여러 가지 사례를 보여주지도 못하는 것이고, 자폐인의 내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언급도 아니다.

자폐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고 인식하고 반응한다.
모든 자폐인이 그러하지는 않지만, 저자 템플 그랜딘은 그림으로 사고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언어에 기초해 사고하지만 그녀는 모든 언어를 시각적인 연상으로 대체해서 사고하며, 특정 단어에 대한 회화적 연상이 연속적인 화면으로 이어져서 사고하는 것이다.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언어는 나한테는 외국어와도 같다. 말을 듣거나 글을 읽으면 나는 사운드까지 완벽하게 갖춰진 총천연색 영화로 번역을 해서 머릿속에서 비디오테이프를 돌리듯 돌린다. 언어에 기반해서 사고하는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힘들어하지만, 누군가 나한테 이야기를 하면 그 말도 그 즉시 그림으로 번역된다."(p.17)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그녀는 시각적이고 구체적인 영상에서 일반적 개념으로 사고가 이동한다.

이를테면 개라는 개념은 지금까지 그녀가 본 모든 개와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다. 지금까지 본 개 전부를 사진 목록으로 만들어 머리 속에 보관하는 것과 같다. 이 목록은 비디오 도서관에 사례를 추가하면서 계속 늘어난다. 그레이트데인 종(種)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은 고등학교 때 교장 선생님이 기르던 그레이트데인 종의 개 댄스크의 모습이다. 그리고 댄스크 다음에 선생님이 기른 헬가가 떠오른다. 그 다음은 애리조나에 사는 그녀의 이모네 개고, 마지막으로 그 종 개가 나온 핏웰 시트커버 광고를 떠올리는 것이다. 이런 기억은 대개 시간 순서에 따라 떠오르고, 항상 구체적인 이미지로 그려진다. 따라서 그녀에게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그레이트데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폐인 모두가 시각적 사고를 하는 것은 아니고, 누구나 다 이런 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것도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시각화 기술에 있어서 제로에 가까운 사람부터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그림을 보는 사람, 반쯤 구체적인 그림을 보는 사람, 그녀처럼 아주 구체적인 그림을 보는 사람까지 연속체를 이룬다. 하얀색과 검정색을 무차별로 섞어 놓았을 때 그 중간에 존재하는 회색은 수 백, 수 천 가지로 나누어질 수 있는 것과 같다.

이러한 인식 체계의 다름으로 인해 자폐인은 그림으로 떠올릴 수 없는 것을 배우기가 제일 힘들다. 자폐아는 단어 중에서 명사를 가장 쉽게 익히는데, 이미지와 일 대 일로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처럼 높은 수준의 언어능력을 가진 자폐아는 음성으로 읽는 법을 익히기도 한다. 그러나 언어능력이 더 떨어지는 아이들은 더 구체적인 연상을 통해 익히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주변 사물에 이름표를 달아 놓는 식으로 단어를 익히는 것이다. 장애 정도가 심한 자폐아는 손으로 만져 보고 느낄 수 있는 입체적인 글자로 단어를 써 줄 때 더 쉽게 배우기도 한다. 자폐아의 경우 시각, 촉각, 청각, 맛, 냄새 등 감각에 대한 민감한 정도가 다르므로 각각의 경우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언어에 대한 연상을 도와 바깥 세계를 인식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들이 공동체 속에서 같은 인간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배려해야 한다.


저자는 자폐 아동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연상적 사고 패턴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자폐아는 단어를 부적절하게 사용할 때가 많다. 이런 부적절한 단어는 말하고자 하는 바와 논리적 · 연상적 연관이 있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자폐아는 밖에 나가고 싶을 때 "개."라고 말한다. 그 아이에게는 '개'라는 단어가 밖에 나가는 것과 연관이 되는 것이다.
결국, 저자의 경우나 다른 자폐인도 커다란 범주에서는 '인류'의 공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눈이 나빠 안경을 쓰고 생활하거나 목발을 집고 생활하는 것과 같은 물리적인 신체 장애인이 살아가는 방식이 일반인과 조금 다를 뿐인 것처럼 그들은 뇌와 신경계에 이상이 있을 뿐이다.

 
자폐인의 인식세계가 그러하기에 자폐인이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징이 필요하다.

저자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인간관계’라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문과 창문’이라는 시각적 상징을 만들어 내기 전에는 말이다. 그런 상징들을 만들어 내고 난 다음에야 그녀는 관계에서 서로 주고받는 법을 익히는 것 등의 개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자폐인이 사용하는 이런 상징을 보고 보통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하지만 자폐인은 이런 상징을 통해서만 현실을 실제적으로 느끼고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프렌치토스트를 먹으면서 행복했었다면 ‘프렌치토스트’는 행복을 의미할 수 있다. 이 아이는 프렌치토스트를 떠올리면 행복해지는 것이다. 시각적 이미지나 단어는 경험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나 자폐증이 심한 경우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만으로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자폐증이 심한 테드 하트라는 아이는 일반화 능력이 거의 없고 행동에 융통성이 전혀 없다. 그의 아버지 찰스 이야기에 따르면 하루는 건조기가 고장 나자 테드가 젖은 빨래를 그냥 옷장에 넣었다고 한다. 익히 알고 있는 빨래 순서에 따라 그냥 다음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테드한테는 상식이라는 게 없다. 이런 경직된 행동이나 일반화 능력 결여는 시각적 기억을 바꾸거나 수정할 능력이 부족한 탓이다.

따라서 저자는 '천재성도 비정상성'이라고 주장한다.
많은 천재적인 과학자들이 자폐증이나 조울증을 앓았고, 그러한 증상이 가지는 사방으로 인해 과학적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러한 연구에 기초해 볼 때, 만약 자폐증이나 조울증 등의 이상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발견한다고 하여 이를 제거한다면 이 세상에는 창의적인 생각을 할 줄 모르는 따분하고 틀에 박힌 사람들만 가득할 것이라는 템플 그랜딘의 주장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 자폐증, 조울증,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 유전자 뭉치는 적은 분량으로 존재할 때는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심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유전적 성향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과 과학적 발견을 가져온 재능과 천재성을 가져다주기도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저자는 이러한 점에서 정상과 비정상 사이에 뚜렷한 경계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자폐증, 심한 조울증, 정신분열증 같은 장애가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주면서도 우리 유전자 안에 계속 남아 있는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회계사의 사고 방식과 예술가의 사고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지만, 세상에서 공존해 살아가고 있고, 그 사이에는 경계의 선이 있기 보다는 사고방식의 경향에 따른 연속체가 있다는 것이다. 자폐인의 범주에서 저기능 자폐인과 고기능 자폐인이 연속체의 양쪽 끝에서 연결되어 있듯이 인간의 영역에서 자폐인과 비자폐인은 경계를 가지기보다는 연속체의 한 선상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정신 세계와 인식 방법을 이해하고 서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같이 세상에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정하기가 어렵다. 100년 전에는 비정상인이라 치부되는 현상이나 모습이 현대에 와서 정상이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허다하다. 주관적인 판단 기준이나 '다수'라는 기준으로 정상/비정상을 나누게 되면 인류나 사회라는 공동체가 공존할 수 없다. 가장 극단에 위치한 사람에게는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비정상일 것이고 가운데에 위치한 사람은 양 쪽이 비정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인정이고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자폐증과 여러가지 뇌와 신경계 이상에 의한 장애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의 인식체계와 사고방식이 나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알았고 어떻게 대처해야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초보적인 것들도 배웠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고 상대방 처지에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일반론도 여기서 다시 깨닫게 되었다.
내 주변에는 자페인이나 자폐아는 없다. 오래 전에 조울증을 앓던 조카는 하나 있다. 사실, 조카가 조울증을 앓던 때에는 내가 자폐증이나 우울증, 학습장애 등에 대해 아무런 정보나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 누나에게 전혀 도움을 줄 수 없었다. 물론,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하여 내가 자폐증이나 각종 장애에 대해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그런 장애나 증상에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큰 그림을 얻은 셈일 뿐이다.
 
그리고 신체적인 장애를 둘러싼 '정상과 비정상'은 인간의 다른 활동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의 공통된 생각이나 의견이 모든 것을, 특히 다른 사람들을 얽매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된다. '다수'의 횡포를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심지어 51%나 67%를 '다수'라 하여 소수의 의견과 처지를 무시하고 다수의 의견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다수가 99%라 하더라도 나머지 1%의 생각과 처지를 존중해야 사회라는 공동체는 건강해지고 활력이 있게 된다. 
중세 기독교에서 '지동설'은 1%도 안되는 의견이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천동설'을 주장하는 사람이 1%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가 역사에서 배워야 할 큰 교훈이다. '많다'는 것과 '옳다'는 것은 다른 개념이다.
 
P.S) 이 책은 몇 개월 전 공부모임에서 [고야, 영혼의 거울]을 교재로 하여 세미나하던 중 참석자 한 분으로부터 소개받았다. 이 책을 접하게 해준 그 분에게 감사드린다.
 
[ 2011년 9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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