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르부크 부인의 초상 샘터 외국소설선 4
제프리 포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샘터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스터리…
인터파크 북피니언에서 ‘친구’ 블로거가 이 책의 서평을 써 놓은 것을 읽자마자 묘하게 끌렸다.
인간의 호기심과 초상화라는 사실적이면서 예술적인 창조행위…
주인공 화가가 어떻게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으로 묘사할 지 궁금하기도 했고
어떤 미스터리가 초상화를 그리는 과정에 등장할 지…
 
19세기말 미국 뉴욕에서 초상화의 대가로 인정받는 화가 피암보.
그에게 들어온 거액의 비밀스러운 제안.
절대 자신을 보지 말고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샤르부크 부인.
언제나 신비한 병풍 뒤에 앉은 샤르부크 부인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로 피암보를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게 하고,
스케치 하나 그리지 못한 채 약속된 시간은 하루하루 흘러간다.
또한, 죽었다고 애기 들었던 그녀의 남편이 나타나 그를 위협하자 피암보는 더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마침내 약속 시한에 임박하여 환영에 휩싸인 채 그녀의 초상화를 그리게 되지만…
 
작가는 후기에서 책에 언급된 장소와 인물, 여러 현상과 사건들이 실제 1893년에 존재했었고 다양한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물론, 작가 자신은 역사가가 아니라 소설가이므로 사실을 나열한 것은 아니라고..
작가는 당시 뉴욕의 모습과 빅토리아 시대 회화의 모습, 19세기 아편 복용에 대한 현상, 타부현상등을 묘사하기 위해 여러 서적을 참고하였고 했다.
 
이 책에 대한 미국 언론의 평가는 대체로 우호적이었다.
‘인간의 집착과 영감, 그리고 초자연적인 현상에 살인사건까지 드라마틱한 스토리에서 독특한 감흥을 자아내는 소설!’
‘위태로울 정도로 불안정한 캐릭터들이 나누는 섬세하고 소름끼치는 유머감각. 이 책은 두 말할 필요 없이 탁월한 스릴러 문학이다.’
‘1893년 뉴욕의 실제 모습을 담아낸 미스터리 소설인 동시에 판타지 소설이며, 공포 소설이자 당대의 예술적 풍미를 되살려 면밀하게 재구성한 역사소설’…
 
반 고흐의 편지를 소재로 신성림 엮은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고흐 자신의 편지를 토대로 하였기 때문에 객관적인 일상에 대한 묘사가 조금 부족했지만, 이 책은 소설로서의 장점을 살려 화가의 일상과 심리묘사가 적절해 보였다.
소설로써 매끈한 은유적 표현과 단어 선택은 글 쓰기의 문학적 기법을 알게 해주었다.
예를 들어, ‘전차들마저 낮 동안 사람들이 뱉어낸 회한들로 침침해진 어둠 속을 헤엄치는 거대한 구렁이처럼 노곤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19세기 말 미국 화가들의 일상과 밥벌이, 작품 구상과 그리는 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다.
또한, 피암보가 스승을 부정하면서 보여주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 19세기 아마추어 과학자의 모습, 서구식 파티문화의 속성, 미술계의 분위기 등은 재미를 더해 주었다.
 
하지만, 소설책을 덮은 다음 난 석연치 않은 결말과 앞뒤가 모호한 스토리라는 느낌을받았다.
샤르부크 부인의 집사인 왓킨은 샤르부크 부인과 자신이 남편 행세를 했다고 했고 샤르부크 부인이 직접 죽인 ‘피눈물을 흘리면 죽는 여자’는 한 명이라고 했지만, 실제 그렇게 살해당한 나머지 사람들의 살인범이 누구인지는 나타나지 않는다.(혹시 왓킨이…??)
그리고 샤르부크 부인이 왜 피암보를 죽이려고 시도했는지에 대한 동기가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19세기 미국 뉴욕의 사회문화 구조에 ‘무녀’라는 표현이 적절한 지 의문이 들었다.
역자의 번역을 위한 ‘선택’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심지어 신도 때론 실수를 해요.’ (P.100)
‘대중은 교묘하고 깔끔한 모순을 좋아한다.’ (P.221)

[ 2010년 10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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