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사회학 문학과지성 시인선 449
김지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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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이 좋았어서 다음 시집을 기다리던 시인이었는데 이번 시집 역시 좋았다. 시집을 읽고 나면 우리의 몸이, 나의 몸이 어떻게 시의 공간이 될 수 있는지 체험하게 된다.이 시집에 붙은 해석의 제목을 빌리자면 몸을 시의 공간으로 두는 것을 `감각사회학`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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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제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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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사오는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작품집.올해도 역시나 좋았다. 한 번 다 읽고 나중에 생각나는 단편들을 한 편씩 읽어 보기도 좋은 그런 작품집이다. 일독 후 각기 다른 온도, 각기 다른 빛깔들의 단편들을 그 날의 내 기분에 따라 감성에 따라 다시 찾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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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삶 1
하 진 지음, 왕은철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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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이 책을 알라딘 신간평가단 도서로 처음 받아든 후 처음 든 생각은 두껍다, 라는 것이었다. 작가 역시 중국출생의 작가로 내가 처음 읽어 보는 작가인 동시에 중국이라는 나라 역시 내가 문학으로 많이 접해 보지 못한 국가라 읽기 전부터 두려움이 상당했다. 보통 이민 몇 세대의 작가는 봤어도 본인이 직접 이민을 한, 이민 1세대의 작가의 글은 내 기억으로 처음 접하는 것이라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어떤 경험이 어떻게 소설에 녹아 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알라딘 신간평가단의 추천으로 뽑힌 책이니 이 책 자체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은 있었다. 그렇게 여러 뒤섞인 마음으로 책을 펼쳐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작가는 한국어판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서문'에서 자신과 주인공 난을 동일시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며, 한 사람의 일생을 일부분이나마(여기에서는 이민 직후의 12년) 그려내기 위해 자신에게는 그 시간보다 훨씬 긴 준비 시간이 필요했고 작품 속에서 보여지는 자신과 닮아 있는 난의 모습은 그 부산물일 뿐이라고 고백했다고 한다. 나는 작가의 이런 이야기를 읽으며 이런 마음이 이 소설의 제목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떤 특정한 자신의 경험으로 글을 썼다고 해도 그 글이 그 경험에 메이지 않았으면 하는, 작가 본인에게 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들과 작가 본인 역시 그렇게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이 긴 소설의 제목을 ‘자유로운 삶’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비록 이 소설을 처음 읽어 나갔을 때는 이 경험들, 이야기들을 작가의 것으로 작가와 동일시 할 수도 있겠지만 점차 소설을 읽어 나가다 보면, 소설에 빠져들다 보면 결국 이 소설 속 남자가 겪는 일이, 겪어내는 일이 비단 이민 1세대라는 특정한 조건의 인물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힘든 현실 속에서 시를 포기하지 않는, 시인이 되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현실 속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문학을 하려는 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설 속 남자에게 그것이 고단하고 힘든 일이듯 지금 대한민국에서 시를 쓰려는 이들에게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나는 오히려 그런 문학을 하기 힘들고 어려운 현실이 오히려 더 소설과 시를 붙잡을 수 밖에 없는, 또 붙잡아야만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문학을 공부 하고 있는 입장이기에 이 소설이, 이 소설 속의 인물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시만 쓰고 소설만을 써서는 밥을 먹고 살기 힘든 이 현실에서 나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와 같은 질문들을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역시 답은 없다. 그럼에도 계속 써나가는 것과 포기하는 것 둘 중 하나의 선택은 오로지 내 자신의 몫이고 그 선택에 따른 것들도 역시 나의 몫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하는 것은 뭔지, 무엇을 할 때 자신이 자유롭다고 느끼는지 한 번 쯤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할 여유도 없을 만큼 현대사회는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독서를 통해서 이런 생각들을 해보지 않는다면 우린 앞으로도 계속 자신에 대한 고민이나 생각들은 놓쳐 버리고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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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배우는 사람 창비세계문학 30
토머스 핀천 지음, 박인찬 옮김 / 창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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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핀천의 글이 처음 번역된 것은 아니지만 이 작가의 글을 읽은 것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핀천의 초기작품들을 모아놓은 작품인데다 1편을 빼고는 전부 대학 시절 썼던 작품이라는 단편들은 아주 편하게 읽히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소설들만을 읽는데 조금 재미가 없다고 생각 되는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이 작가의 소설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책의 앞에 붙어 있는, 약 단편소설 한 편 정도 분량의 작가서문은 다른 책들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작가 서문을 보면 작가가 그 당시 어떤 소설을 쓸 때의 상황과 그 글을 쓰게 된 배경 같은 것들이, 또 작가가 그 작품에 대해 스스로 미흡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스스로 서술하고 있다. 이 작가 서문이 모두에게 좋고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도, 반대로 모두에게 좋지 않고 필요 없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독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핀천의 작품에 조금이나마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입구가 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오로지 작품만으로 그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이 서문이 빼앗아 버릴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와 같은 경우에는 두 경우다 아니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작가 서문을 조금 읽다가 소설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말한 것은 작가 서문을 독자의 입장에서 이야기 한 것이고 이것을 작가인 핀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핀천은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을 두고 ‘나는 중년다운 평정심을 내세워, 그 당시 어린 작가였던 나를 이제 있는 그대로 봐줄 나이가 된 것처럼 행세하기로 했다. 이 어린 친구를 내 인생에서 내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하였다. 실제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의 인물들은 어리고(실제 물리적인 나이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뭔가 인생의 많은 부분에서 성숙하다는 인상을 주지는 못하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런 인물들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인물들이 작가의 젊은 시절의 모습들이 어느 정도나마 투영되어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이 인물들에게 더 애착이 갔던 것 같다. 그들의 모습이 아직 삶에 서툴고 삶을 알 수 없는 내 자신의 모습과 닮아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소설을 읽으면 이 작가가 이 소설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정확히 알아차리기는 조금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그저 문장에서 문장으로 느리게 넘어 가다 보면 그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느껴지는 오묘한 분위기가 있다. 그렇게 읽어 내려가는 문장들이 쌓여 가면서 그 사이 사이에서 풍겨지는 느낌이나 분위기들은 하나로 크게 이어져 소설 전체를 감싸게 된다. 그러면서 이슬비가 서서히 몸을 적시듯, 그의 문장들은 그 문장들이 풍기는 분위기들은 읽는 독자를 서서히, 느리게 적셔나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문장과 문장 사이를 잘 느껴보면서 그 사이에서 최대한 흠뻑 자신을 적셔 가면서 읽어 내려가기를 권해 본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이 소설들이 정확히 이해가 되지는 않더라도, 예를 들어「이슬비」에서 주인공이 불현듯 사람들을 따라가 시체들을 건져내는 장면 같은 곳에서 어떤 강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그 이미지가 여러 가지들을 불러 낼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이 책의 단편들을 보면 인물들이 지내는 장소가 꽤 중요하게 다가온다. 이 장소에 인물이 있는 것 자체가 작가가 이 소설들을 통해 말하고 싶은 이야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이슬비」에서의 군대나「로우랜드」에서의 쓰레기 폐기장,「엔트로피」에서의 번갈아 보여 지는 아파트 등이 그렇다. 작품들을 읽다 보면 어느 소설에서나 그렇듯 이 장소들은 이 인물들이 물리적으로 거하는 공간인 동시에 어떤 심리적인 공간, 혹은 그들이 처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런 장소에서 움직이고 생활하는 인물들은 그곳에서 어떤 안정된 상태를 취하고 있다기 보다는 계속 뭔가 껄끄럽고 낯설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나는 작가가 이것을 그의 문체로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했다. 독자들에게 쉽게 읽히려는 것을 목적으로 쓴 것이 아니라 자신이 쓰려는 것을 최대한 문장으로 받쳐주는 것 같은 그의 문장 혹은 문체가 개인적으로 나는 좋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은 후 번역된 핀천의 장편도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왜인지 그 책보다는 처음 핀천을 만나게 된, 핀천 본인이 초기에 쓴 이 책이 내게는 더욱더 오래 남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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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을 선택한 단 하나의 이유라면 당연 필립 로스라는 작가 때문이다. 그의 소설인 『울분』이나『에브리맨』『휴먼 스테인』『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같은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이 소설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권으로 된 이 책은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에게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그의 대표작이다. 책소개를 보면 이 소설은 1960년대 말의 혼돈스러운 미국을 배경으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몰락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되어 있다. 역사 속에서 몰락해가는 개인의 이야기라면 필립 로스가 누구보다 잘 해낼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더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박형서 작가의 새로운 소설집이 나왔다. 편편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이야기들로 소설을 써내려가는 대표적인 작가 중 한 명이기에 이 책 역시 기대가 된다. 이 책의 가장 마지막에 실려 있는 「맥락의 유령」에 관련한 글을 몇 년 전 학교에서 발표했던 기억이 있다. 어떤 소설도 그러하듯이 책으로 묶인 소설집에서 이번에 이 소설을 다시 읽는다면 몇 년 전과는 또 다른 독서경험을 안겨줄 것이라 예상된다. 그것은 비단 이 하나의 소설 뿐 아니라 박형서 작가 자체에 관한 이야기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5월에 출간된, 한강 작가님의 광주 이야기. 이 이유만으로 벌써 이 소설은 아프고 슬프고 아름답다. 책소개란을 보면 이 소설의 북트레일러를 볼 수 있다. 소설의 분위기를 말해주는 영상과 음악에 한강 작가님이 직접 소설의 부분을 낭독하는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소설 깊숙한 어느 곳에 잠시 들어갔다가 나온 기분이 들게 된다. 고통 받고, 상처 받은 인물들의 심리를 한강 작가만큼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가가 또 있을까싶을 만큼 한강 작가의 문장들은 너무나 섬세하고 그래서 더 아프다. 작가는 광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우리가 생각하는 광주를 직접 몸으로 겪어보기도 했고 그곳에서부터 떨어져 오래 살아보기도 한 것이다. 이런 작가에게 광주 5.18민주 항쟁은 어떤 의미가 있을지 어서 읽어보고 싶다.

 

 

로맹 가리의 새 소설책이 또 나왔다. 적지 않은 양의 책이 이미 출간되었음에도 또 다른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관심을 가지게 되는 작가 중 한 명이 로맹 가리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되는 책소개를 보면 로맹 가리의 다채로운 경험과 생각이 오롯이 정리된 이 책은, 그가 오랫동안 꾹꾹 눌러왔던 진짜 속내를 있는 그대로 터놓은 진정한 자서전 격 작품으로, 그간 나온 평전들은 이 책의 내용을 많은 부분 참고하였다고 한다. 또한 로맹 가리, 그리고 실제 기자 겸 작가로 로맹 가리의 죽마고우인 프랑수아 봉디. 이 두 사람이 격의 없이 진정성을 담아 답하고 질문하며 성(性) 문제부터 개인사, 문학, 인물, 국제 정세까지 경계 없는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이 소설이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진행되어 나갈지 무척 기대된다.

 

 

 

 문학과지성사 홈페이지를 매달 들어가보면 새로운 이달의 소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1년의 시간동안 쌓이게 되면 그 소설등 중 한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하게 되고 그것들이 묶여 웹진 문지 문학상 작품집이 출간되게 된다. 특히 이번 해 작품집은 내가 좋아라하는 박솔뫼 작가가 대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 이 외에도 다른 문학상에서도 그 이름을 찾아볼 수 있는 황정은 작가의「상류엔 맹금류」나 조해진 작가의「빛의 호위」와 같은 작품들 역시 만나 볼 수 있다. 이 작품집을 읽곤 읽노라면 현재 문단에서 어떤 작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최전방을 지키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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