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지금 기분은 어때요? - 불안장애를 겪은 심리치료사의 상담 일지
조슈아 플레처 지음, 정지인 옮김 / 김영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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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김영사 @gimmyoung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래서 지금 기분은 어때요?> - 불안을 안은 채 살아가는 법에 대하여

📌 책 소개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네 명의 내담자와 치료사의 다섯 차례 상담 세션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치료사는 과거 불안장애를 겪었던 경험자이며, 상담실에서는 공황, 강박, 사회불안, 가면현상 등이 생생하게 등장한다.
세션 사이에는 치료자의 개인적인 흔들림과 회복, 치료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질문도 함께 놓인다.
머릿속의 ‘내면의 목소리’ 들이 등장해 유쾌하게 개입하고, 실용적인 심리 정보와 현실적인 조언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불안이 낯설지 않은 시대, 치료의 실상을 꾸밈없이 드러내며 감정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서평

💡상담실은 전쟁터가 아니라 실험실이다

누군가의 불안을 들여다본다는 건, 고통을 확대하는 일이 아니라 구조를 분석하는 일이다.
등장하는 내담자들은 하나같이 전투 중이다.
혼자 괴로워하거나, 연기처럼 일상을 버티거나,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괴로워한다.
하지만 상담실은 그 전투를 치르는 장소가 아니다.
상담은 싸움을 멈추고 ‘지켜보는 법’ 을 배우는 훈련이다.
발작이 오기 전의 조짐, 강박이 스며드는 사고의 루틴, 타인의 시선을 향한 과잉 예민함 같은 것들을 낱낱이 분해하면서, 치료사는 그걸 싸워 이기라고 하지 않는다.
그저 알아차리고, 그대로 두는 연습을 한다.
불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 아니라, 불안 속에서도 기능하는 법을 익히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걸 곳곳에서 반복해서 보여준다.

💡치료사의 머릿속도 꽤 시끄럽다

치료자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내면의 13인’ 은 꽤 솔직하고, 의외로 유쾌하다.
내담자의 말에 감탄하는 ‘다정이’ 도 있고, 속으로 한숨 쉬는 ‘분석가’ 도 있으며, 때로는 엉뚱하게 집중을 흐리는 ‘잡담이’ 도 있다.
이런 내면의 합창은 전문성을 무너뜨리기는커녕, 오히려 상담실이라는 공간의 현실감을 더해준다.
완벽한 위로자가 아닌, 끊임없이 스스로를 조절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오히려 신뢰를 낳는다.
감정의 양면성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방식은 상담을 더 인간적인 영역으로 끌어낸다.
타인의 고통을 다루는 사람도 완전히 통제된 존재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상담실의 풍경이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불안의 언어는 다양하고, 동시에 반복된다

공황, 강박, 사회불안, 가면현상. 이 네 가지는 서로 다른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공통된 회로가 깔려 있다.
바로 ‘나를 증명하지 못할까 봐’ 라는 두려움이다.
누군가는 타인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과잉 준비를 하고, 또 누군가는 생각을 통제하지 못할까 봐 상상을 억누른다.
무의식의 위협 반응은 복잡하지 않다.
다만 그 반응을 둘러싼 내면의 서사가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런 면에서 각각의 내담자들이 반복하는 말들은 전혀 다른 말 같으면서도 결국 같은 구조를 담고 있다.
상담이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복되는 감정을 반복해서 들어줘야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오랜 문장을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정답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다

심리학 이론이나 매뉴얼 중심의 책들과는 달리, 이 이야기 속 치료는 끊임없는 물음표에 가깝다.
치료사는 내담자의 말을 정리해주지 않고, 오히려 끝까지 정리되지 않도록 가만히 두기도 한다.
그건 결코 무책임한 태도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은 논리로 정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담실에서는 한마디의 질문이, 수많은 설명보다 오래 남는다.
“그게 왜 그렇게 무서웠어요?”, “그 생각이 떠오를 때 몸은 어땠나요?” 같은 질문들이 쌓이며, 내담자는 어느 순간 자기 생각의 모양을 알아차리게 된다.
치료는 그렇게 대단한 무엇이 아니라, 어수선한 마음에 구조를 조금 불어넣는 일이다.

문제를 풀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옆에서 구조도를 같이 그려주는 사람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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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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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리드비 @readbie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뢰 글리코> - 게임으로 증명하는 세계

📌 책 소개

전학생 이모리야는 학생회와 대립하며 학교 내 다양한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겉보기엔 단순한 놀이지만, 그 속에는 치밀한 전략과 심리전, 그리고 개인 간의 관계가 얽혀 있다.
‘지뢰 글리코’, ‘자유 규칙 가위바위보’, ‘포 룸 포커’ 같은 게임들이 펼쳐지는 동안, 인물들은 규칙과 자유, 승리와 패배, 진심과 허세 사이에서 서로를 탐색한다.
승부는 단순한 게임의 결과에 머물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자존심의 문제고, 누군가에게는 해방의 조건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유일하게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방식이다.
고등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 수 싸움은, 오히려 세상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뚜렷한 원칙을 지닌 전장이기도 하다.

💬서평

💡룰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자유란 무엇인가

게임이 있다는 건 규칙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규칙이 무조건적 권위가 되는 순간, 사람들은 그 규칙 안에서만 사고하게 된다.
자유 규칙 가위바위보라는 이상한 이름의 게임은 바로 그 틀을 비튼다.
게임은 간단하지만 그 안에는 룰을 지키되 벗어나고자 하는 자들의 아이러니가 녹아 있다.
누군가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주어진 조건 속에서만 움직인다.
무한한 자유는 결국 혼란을 낳고, 혼란은 또다시 규칙을 낳는다.
그 흐름이 너무 명확해서 오히려 웃음이 났다.
학생회의 규율과 개인의 욕망이 충돌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교차점을 찾게 되는 건, 결국 이 세계도 학교도 일종의 룰 세트로 구성된 게임판이라는 걸 보여준다.

💡승부라는 형식이 만든 정직한 대화

싸우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거리감이 있다.
캐릭터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게임에 임하면서 생기는 긴장감은 단순한 이기고 짐의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버티고, 누군가는 고집을 내세우며 밀어붙인다.
하지만 모든 수 싸움 끝에는 결과가 나오고, 결과는 말보다 더 명확한 신호가 된다.
그러니까 이 세계에서는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누가 누구를 미워하는지 말로 확인할 필요가 없다.
‘지뢰 글리코’ 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뾰족함, ‘브레스 마기아’ 와 현실을 넘나드는 플레이어의 집념까지, 모든 게 상대를 직면하려는 방식이다.
대결은 어쩌면 이 이야기에서 가장 정직한 형태의 대화일지도 모른다.

💡학생회는 무대, 진짜는 관전 중인 모두다

학생회가 권력을 쥐고 있고, 그 학생회에 반기를 드는 전학생이 있다.
얼핏 보면 전형적인 대립 구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등장인물 중 누구도 단순한 영웅이나 악당이 아니다.
오히려 게임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인물들이 겉으로 보기엔 제일 논리적이고 안정적이지만, 내면은 의외로 가장 불안하다.
그러니까 학생회란 결국 규칙을 통제하는 사람이 아니라, 규칙에 의해 계속해서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존재에 가깝다.
외부에서 들어온 인물은 단지 기폭제일 뿐이다.
이 구조를 바라보는 독자의 위치 역시 흥미롭다.
관전하는 자가 더 넓은 그림을 보게 된다.
게임은 특정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는 모두를 끌어들인다.

💡추리보다 더 매혹적인 것은 예측의 오차

게임을 다룬 이야기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정답을 맞힐 때가 아니다.
오답일 줄 알았던 선택이 의외로 정답이었을 때, 혹은 완벽하게 예측했던 수가 엉뚱하게 빗나갔을 때의 그 허탈함, 혹은 쾌감이 훨씬 강하게 다가온다.
‘포 룸 포커’ 처럼 논리로 완성되는 구조 속에서도 인간적인 실수가 개입되면 이야기는 훨씬 더 살아난다.
캐릭터들의 표정, 숨기고 싶은 패, 순간의 눈빛까지 모든 게 수 싸움의 재료다.
정답이 존재하는 듯 보여도, 사실 그 정답조차 인간적인 요소 하나에 의해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 이 이야기의 묘미다.

모든 것이 계산 가능한 세계처럼 보이지만, 결국 예측 불가능한 감정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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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니카의 아이들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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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윌북 @willbook.zip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로니카의 아이들> - 진실보다 무거운 침묵

📌 책 소개

거짓말 한 마디가 불러온 파장은 상상 이상이다.
1940년대 그리스 살로니카를 배경으로,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전까지는 평범했던 아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진실만을 말하던 소년 니코, 그를 둘러싼 사람들, 그리고 침묵으로 삶을 뒤틀어버린 선택까지.
이 모든 것은 전쟁이라는 거대한 혼란 속에서 재편된다.
소년의 성장, 역사적 비극, 그리고 인간 내면의 도덕적 갈등이 유기적으로 얽히며 이야기는 미국과 유럽을 넘나든다.
나치 점령, 유대인 박해, 홀로코스트의 잔혹함을 바탕으로, 과거를 추적하는 여정이 이어진다.
그 안에서 진실은 늘 불편하고, 거짓은 때때로 생존을 위한 선택이 된다.
작가는 생존과 윤리의 경계에서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지를 묻는다.

💬서평

💡말하지 않은 진실이 만든 균열

진실은 언제나 말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침묵도 충분히 강력한 선택이 된다.
형의 한순간 침묵은 동생의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밀어버렸다.
무엇을 말하느냐 못지않게, 무엇을 말하지 않느냐가 그 사람을 정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무해한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침묵이 어떤 이에게는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할 운명이 되기도 한다.
말하지 않은 선택이 오히려 무서운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족 간,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침묵이 더 파괴적이라는 점은 뼈아프다.
겉으로는 보호처럼 보이는 감춤이, 실은 버림에 가까웠다는 걸 나중에야 깨닫게 되니까.

💡무너지지 않는 존재를 향한 고백

생존자는 언제나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 존경받는다.
하지만 살아남은 것과 살아낸 것은 다르다.
이 이야기 속 사람들은 각자의 상처를 껴안고 삶을 이어간다.
어떤 이는 매주 무덤을 닦고, 또 어떤 이는 기억을 떠올리는 걸 고통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이 모두는 애도이자 고백이고, 누군가를 향한 사랑의 잔향이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도 인간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결국 누군가에게 말 걸기 위한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 마음은 때로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나타난다.
용서를 바라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다는 단순하고 근본적인 감정으로부터.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는 흐릿하다

전쟁은 선명한 선을 남기지 않는다.
가해자라고 해서 끝까지 잔인한 것도 아니고, 피해자라고 해서 항상 정의로운 것도 아니다.
어떤 선택은 생존을 위해 불가피했고, 또 어떤 거짓은 차라리 선의에 가까웠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충격적인 장면들은 누군가가 악의를 가지고 행동한 장면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몫을 지키려다 벌어진 결과들이었다.
'영혼을 죽이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다’ 는 문장은 오랫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토록 냉철한 말이 왜 이렇게 정확하게 다가오는 걸까.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판단이 충돌하는 자리에서, 누가 더 나은 선택을 했는지는 끝내 판가름 나지 않는다.

💡끝내 믿고 싶은 것에 대하여

거짓말이 진실보다 믿음직스러울 수 있다는 말이 허황되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이야기만 기억하고, 때로는 그것을 진실이라 믿는다.
주인공들이 반복적으로 마주한 건 과거의 오류가 아니라, 그 오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였다.
그 용기는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기도 하고, 되돌릴 수 없는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이야기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질문은 사실 간단하다.
‘우리는 어디까지 용서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질문은 독자에게도 남겨진다.
나였다면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했을까.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살아야 한다면, 나는 어느 쪽에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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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 리더의 말이 달라지면 회사는 성장하기 시작한다
고구레 다이치 지음, 명다인 옮김 / 갈매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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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갈매나무 @galmaenamu.pub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 알아서 하라는 말은 업무 지시가 아니다

📌 책 소개

‘말을 잘한다’ 는 칭찬은 종종 리더의 능력을 상징한다.
하지만 팀이 방향을 잃고 있다면, 문제는 말솜씨가 아니라 전달의 명확성에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왜 말했는데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리더의 언어가 어떻게 업무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바꾸는지 설명한다.
단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행동하게 할지를 명확히 언어화하는 방법을 실제 사례와 함께 다룬다.
모호한 피드백이 반복되는 상황, 회의에서 뚜렷한 결론이 없는 이유, 팀원이 ‘알아서’ 일하다 실패하는 이유를 구조적으로 짚어낸다.
결국 핵심은 ‘내 머릿속의 기준’ 을 언어로 명확히 정리해 전달하는 일이다.

💬서평

💡말이 아닌 ‘지시’ 가 필요할 때

업무를 맡기고 나서야 “이건 아니지” 라고 말하게 되는 상황은 흔하다.
하지만 많은 리더는 애초에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열심히 해’ 나 ‘알아서 처리해’ 같은 말은 실제로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다.
업무 지시가 명확하지 않으면 팀원은 각자의 기준으로 행동하고, 그 결과는 늘 다르게 나타난다.
결국 문제는 팀원의 태도나 역량이 아니라, 리더가 기준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스포츠 감독이 전략을 말하지 않고 “경기 알아서 뛰어봐” 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시가 빠진 팀은 각자 판단으로 움직이고, 결국엔 책임만 떠넘겨진다.
필요한 건 동기부여보다 구체적인 언어다.

💡모호한 말의 구조를 해부하다

리더의 언어가 왜 늘 추상적인가를 따져보면, 대부분 명사만 던지고 문장을 완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객 중심이다” 라는 말은 방향만 암시할 뿐,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책에서는 ‘고객 중심이란 어떤 상태인가’ 를 문장으로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아이와 함께 온 손님이 눈치 보지 않고 식사할 수 있는 상태” 라는 문장은 구체적인 행동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렇게 문장을 완성해야 비로소 언어가 행동 지침으로 작용한다.
회의에서 늘 애매한 결론만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말은 많지만 문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어화란 ‘잘 말하는 것’ 이 아니라,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는 일이다.

💡팀의 시간을 소비하는 습관들

모든 회의가 필요하진 않다.
단지 “늘 해왔으니까” 라는 이유로 이어지는 업무는 성과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팀원들은 이 일들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하지만, 실제로는 리더조차 방향성을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라는 질문으로 불필요한 일들을 검토하라고 말한다.
정기보고, 공용 자료 정리, 모두를 위한 회의 등도 이 질문 하나로 판단이 가능해진다.
일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기준은 늘 상대적인데, 그 기준을 말하지 않으면 팀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다.
오히려 ‘꼼꼼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 일수록 무의미한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도 언어다.

💡리더의 언어가 팀의 사고를 바꾼다

조직의 문화는 자주 쓰는 단어에서 시작된다.
‘부가가치’ 를 ‘뭔가 더하는 것’ 으로 이해하면, 사람들은 기존 기능에 새로운 기능을 붙이는 데만 집중한다.
하지만 그것이 고객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진짜 부가가치라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언어는 사고를 만든다.
리더가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는 단지 말의 문제가 아니라, 팀이 무엇을 향해 일하는지를 결정짓는 일이다.
감정적인 설득보다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공유’ 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도 이 책의 반복되는 메시지다.
명확한 언어는 팀원에게 기준을 제공하고, 그 기준이 정렬되면 사고와 행동도 정렬된다.
리더는 말이 아니라, 기준을 세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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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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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열린책들 @openbooks21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자연> - 숲보다 이자를 택한 세계, 그 뒤에 남겨진 것들

📌 책 소개

자연을 지키자고 말하는 책은 많다.
그런데 왜 이 책은 유난히 귀가 솔깃해질까? 이유는 간단하다.
감동이나 이상이 아니라 숫자와 구조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바다가 어획 금지 구역이 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숲 하나가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는지, 누가 얼마를 손해 보고 누구는 얼마를 벌게 되는지, 철저하게 데이터로 말한다.
자연을 지키자는 말이 뜬구름 같았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면 생각이 꽤나 달라질지도 모른다.

💬서평

💡생명은 연결된 시스템에서 작동한다

한 송이 꽃이 피기 위해 수십 년을 기다리는 일이 있다.
씨앗은 흙속에서 꾹 참고 버티고, 비가 내릴 때까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기적처럼 비가 내리면, 며칠 안에 사막 전체가 꽃밭이 된다.
그 뒤 다시 말라버리지만, 씨앗은 남는다.
이 구조는 생명체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식물, 토양, 빗물, 햇빛, 모든 요소는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 있다.
그 선을 끊는 순간 전체의 균형이 무너진다.
살아 있다는 건 독립이 아니라 상호 의존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거대한 순환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인간이 그 순환 고리에 변칙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다.
시스템은 여전히 돌고 있지만, 일부가 빠르게 닳고 있다.

💡인간이 만든 경계는 회복되지 않는다

원래는 숲이었지만 지금은 농장이다.
예전에는 수천 종이 살았던 생태계가 이제는 기름야자 하나만 자란다.
이 전환은 ‘효율’ 을 내세운 인간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효율은 다양성을 쫓아낸다.
단일재배지는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생태적으로는 빈약하다.
그곳은 서식지가 아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계는 물리적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의 흐름, 회복력, 상호작용까지도 단절시킨다.
경계 안에서는 생명의 층위가 단순해지고, 그 경계는 해마다 더 넓어진다.
다양성은 단지 여러 생물이 함께 존재하는 상태가 아니라, 서로를 유지하게 만드는 조건이다.
다양성을 제거한 경계는 결국 인간 자신에게도 균열을 돌려준다.
자연의 밀도를 줄이는 일은 결국 인간 삶의 여백을 줄이는 일이다.

💡보존은 선택이 아니라 계산이다

어획을 금지하면 물고기가 사라질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금지된 구역에서는 종 다양성이 회복되고, 인근 해역의 어획량까지도 올라간다.
더불어 관광 수입이 늘어난다.
이건 희생이 아니라 전략이다.
자원을 당장 쓰지 않는 대신, 시간이 지난 후 더 큰 수익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다만 눈에 보이는 변화가 빠르게 오지 않기에 망설이게 될 뿐이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순현재가치’ 개념을 빌려 설명해도, 자연 보존이 훨씬 유리하다.
맹그로브를 잘 보존한 것이 새우 양식장보다 수십 배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지켜야 한다는 감정이 아니라, 따져보니 지켜야만 한다는 계산이다.
지금 보존하는 것이, 미래의 수익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되새기게 된다.

💡감탄만으로는 부족하다

숲을 보고 놀라고, 바다를 보고 숨이 멎을 것 같은 감정을 느껴도, 그것만으로는 아무 일도 바뀌지 않는다.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건 감정 뒤에 놓인 구조다.
숲의 가치가 눈앞의 물건 가격보다 싸게 취급되는 한, 그 감탄은 오래 가지 못한다.
그래서 생태계를 이해하는 일은 곧 감탄의 바탕을 튼튼하게 다지는 일이다.
비가 오고, 식물이 자라고, 토양 미생물이 작동하고, 그 전체 흐름이 하나로 이어져 있을 때, 감탄이 비로소 책임으로 연결된다.
자연은 말없이 움직인다.
일을 멈추지 않지만, 속도가 느릴 뿐이다.
그 느림을 기다릴 줄 아는 사회, 감동보다 시스템을 중시하는 사회만이 생명을 진짜 대접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회만이 다음 세대에게 자연을 넘겨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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