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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6월
평점 :
🌟 이 책은 리드비 @readbie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뢰 글리코> - 게임으로 증명하는 세계📌 책 소개전학생 이모리야는 학생회와 대립하며 학교 내 다양한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겉보기엔 단순한 놀이지만, 그 속에는 치밀한 전략과 심리전, 그리고 개인 간의 관계가 얽혀 있다.‘지뢰 글리코’, ‘자유 규칙 가위바위보’, ‘포 룸 포커’ 같은 게임들이 펼쳐지는 동안, 인물들은 규칙과 자유, 승리와 패배, 진심과 허세 사이에서 서로를 탐색한다.승부는 단순한 게임의 결과에 머물지 않는다.누군가에게는 자존심의 문제고, 누군가에게는 해방의 조건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유일하게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방식이다.고등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 수 싸움은, 오히려 세상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뚜렷한 원칙을 지닌 전장이기도 하다.💬서평💡룰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자유란 무엇인가게임이 있다는 건 규칙이 있다는 뜻이다.하지만 그 규칙이 무조건적 권위가 되는 순간, 사람들은 그 규칙 안에서만 사고하게 된다.자유 규칙 가위바위보라는 이상한 이름의 게임은 바로 그 틀을 비튼다.게임은 간단하지만 그 안에는 룰을 지키되 벗어나고자 하는 자들의 아이러니가 녹아 있다.누군가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주어진 조건 속에서만 움직인다.무한한 자유는 결국 혼란을 낳고, 혼란은 또다시 규칙을 낳는다.그 흐름이 너무 명확해서 오히려 웃음이 났다.학생회의 규율과 개인의 욕망이 충돌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교차점을 찾게 되는 건, 결국 이 세계도 학교도 일종의 룰 세트로 구성된 게임판이라는 걸 보여준다.💡승부라는 형식이 만든 정직한 대화싸우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거리감이 있다.캐릭터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게임에 임하면서 생기는 긴장감은 단순한 이기고 짐의 문제가 아니다.누군가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버티고, 누군가는 고집을 내세우며 밀어붙인다.하지만 모든 수 싸움 끝에는 결과가 나오고, 결과는 말보다 더 명확한 신호가 된다.그러니까 이 세계에서는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누가 누구를 미워하는지 말로 확인할 필요가 없다.‘지뢰 글리코’ 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뾰족함, ‘브레스 마기아’ 와 현실을 넘나드는 플레이어의 집념까지, 모든 게 상대를 직면하려는 방식이다.대결은 어쩌면 이 이야기에서 가장 정직한 형태의 대화일지도 모른다.💡학생회는 무대, 진짜는 관전 중인 모두다학생회가 권력을 쥐고 있고, 그 학생회에 반기를 드는 전학생이 있다.얼핏 보면 전형적인 대립 구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등장인물 중 누구도 단순한 영웅이나 악당이 아니다.오히려 게임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인물들이 겉으로 보기엔 제일 논리적이고 안정적이지만, 내면은 의외로 가장 불안하다.그러니까 학생회란 결국 규칙을 통제하는 사람이 아니라, 규칙에 의해 계속해서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존재에 가깝다.외부에서 들어온 인물은 단지 기폭제일 뿐이다.이 구조를 바라보는 독자의 위치 역시 흥미롭다.관전하는 자가 더 넓은 그림을 보게 된다.게임은 특정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는 모두를 끌어들인다.💡추리보다 더 매혹적인 것은 예측의 오차게임을 다룬 이야기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정답을 맞힐 때가 아니다.오답일 줄 알았던 선택이 의외로 정답이었을 때, 혹은 완벽하게 예측했던 수가 엉뚱하게 빗나갔을 때의 그 허탈함, 혹은 쾌감이 훨씬 강하게 다가온다.‘포 룸 포커’ 처럼 논리로 완성되는 구조 속에서도 인간적인 실수가 개입되면 이야기는 훨씬 더 살아난다.캐릭터들의 표정, 숨기고 싶은 패, 순간의 눈빛까지 모든 게 수 싸움의 재료다.정답이 존재하는 듯 보여도, 사실 그 정답조차 인간적인 요소 하나에 의해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 이 이야기의 묘미다.모든 것이 계산 가능한 세계처럼 보이지만, 결국 예측 불가능한 감정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