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니카의 아이들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윌북 @willbook.zip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로니카의 아이들> - 진실보다 무거운 침묵

📌 책 소개

거짓말 한 마디가 불러온 파장은 상상 이상이다.
1940년대 그리스 살로니카를 배경으로,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전까지는 평범했던 아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진실만을 말하던 소년 니코, 그를 둘러싼 사람들, 그리고 침묵으로 삶을 뒤틀어버린 선택까지.
이 모든 것은 전쟁이라는 거대한 혼란 속에서 재편된다.
소년의 성장, 역사적 비극, 그리고 인간 내면의 도덕적 갈등이 유기적으로 얽히며 이야기는 미국과 유럽을 넘나든다.
나치 점령, 유대인 박해, 홀로코스트의 잔혹함을 바탕으로, 과거를 추적하는 여정이 이어진다.
그 안에서 진실은 늘 불편하고, 거짓은 때때로 생존을 위한 선택이 된다.
작가는 생존과 윤리의 경계에서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지를 묻는다.

💬서평

💡말하지 않은 진실이 만든 균열

진실은 언제나 말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침묵도 충분히 강력한 선택이 된다.
형의 한순간 침묵은 동생의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밀어버렸다.
무엇을 말하느냐 못지않게, 무엇을 말하지 않느냐가 그 사람을 정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무해한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침묵이 어떤 이에게는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할 운명이 되기도 한다.
말하지 않은 선택이 오히려 무서운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족 간,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침묵이 더 파괴적이라는 점은 뼈아프다.
겉으로는 보호처럼 보이는 감춤이, 실은 버림에 가까웠다는 걸 나중에야 깨닫게 되니까.

💡무너지지 않는 존재를 향한 고백

생존자는 언제나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 존경받는다.
하지만 살아남은 것과 살아낸 것은 다르다.
이 이야기 속 사람들은 각자의 상처를 껴안고 삶을 이어간다.
어떤 이는 매주 무덤을 닦고, 또 어떤 이는 기억을 떠올리는 걸 고통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이 모두는 애도이자 고백이고, 누군가를 향한 사랑의 잔향이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도 인간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결국 누군가에게 말 걸기 위한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 마음은 때로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나타난다.
용서를 바라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다는 단순하고 근본적인 감정으로부터.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는 흐릿하다

전쟁은 선명한 선을 남기지 않는다.
가해자라고 해서 끝까지 잔인한 것도 아니고, 피해자라고 해서 항상 정의로운 것도 아니다.
어떤 선택은 생존을 위해 불가피했고, 또 어떤 거짓은 차라리 선의에 가까웠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충격적인 장면들은 누군가가 악의를 가지고 행동한 장면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몫을 지키려다 벌어진 결과들이었다.
'영혼을 죽이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다’ 는 문장은 오랫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토록 냉철한 말이 왜 이렇게 정확하게 다가오는 걸까.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판단이 충돌하는 자리에서, 누가 더 나은 선택을 했는지는 끝내 판가름 나지 않는다.

💡끝내 믿고 싶은 것에 대하여

거짓말이 진실보다 믿음직스러울 수 있다는 말이 허황되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이야기만 기억하고, 때로는 그것을 진실이라 믿는다.
주인공들이 반복적으로 마주한 건 과거의 오류가 아니라, 그 오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였다.
그 용기는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기도 하고, 되돌릴 수 없는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이야기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질문은 사실 간단하다.
‘우리는 어디까지 용서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질문은 독자에게도 남겨진다.
나였다면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했을까.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살아야 한다면, 나는 어느 쪽에 설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