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 인물과 연표 - 너무 재미나서 한눈에 읽히는
손잔췐 지음, 진화 옮김 / 나무발전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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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라는 격언을 많이 쓴다. 그럼에도 선악의 정치가 반복되고,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독재자가 정권을 잡을 때는 오로지 자신의 영달과 권력욕을 채우기 위해 정치를 수단으로 활용하고, 성군이 정권을 잡으면 진정 국민을 어떻게 하면 편하게 해줄 것인지 고민하고 좋은 정책을 펼치는 정치를 한다.

 

역사는 이러한 선, 악의 정치가 반복되어 왔다. 훌륭한 사람이 왕이 되어 수천 년을 통치해 왔다면 인류는 더욱 발전되고 안락한 생활을 누리는 문명을 일구고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민주주의가 성숙되고 발전된 현재 시점에도 세계 각국의 나라를 살펴보면 아직 독재자가 건재하고 있고, 전쟁이 난무하고 있다. 한 사람의 욕심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난민이 되어 세계 각지를 유랑하고 있는 걸 보면 문명이 아무리 발전을 해도 정치는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근래 한국의 정치상황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9년 간의 암울한 통치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민주주의가 훼손되었는지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겉으론 자유민주주의로 포장하면서 속으론 온갖 권모술수를 자행해 왔으니 그들이 처벌을 받는 것은 역사적 순리요, 인과응보라고 할 수 있겠다. 여태껏 국민의 존경을 받을만한 대통령 한 분이 없다고 하는 것은 우리의 수치요, 역사적 불행이다.

 

우리나라는 광복 후 이러한 나쁜 정치선례를 수차례 겪고도 지속적인 오욕의 역사를 되풀이 했다. 세상의 변화 중에 가장 늦은 것이 '정치'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권력과 탐욕에 맛들인 위정자가 쉽게 그 단맛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재자는 무슨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권력 유지를 위해 국민을 기만하고 국고를 탕진하여 나라의 발전을 저해한다.

 

중국의 역사도 크게 보면 이런 선악의 정치가 되풀이 되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진시황때에는 대토목공사와 숱한 정벌전쟁으로 백성들이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고, 많은 이들이 전쟁과 노역으로 목숨을 잃었다. 진(西晉 :265~316)나라가 멸망 후 화북지방에서 쫓겨나 남쪽에 동진(東晉:316~420)세우자 북쪽(화북지방)에는 흉노,갈,저,선비족 등 5개의 북방 유목민족들이 16개의 나라들을 세웠다.(오호 십육국시대:316~439/이후 북위가 통일), 당시 고구려와 수많은 전쟁을 벌이고 다양한 문화(불교,율령체제)를 전파했던 국가(전연, 후연, 전진, 후진, 유연 등)들이 언제 생겨나고 멸망했는지도 관심사항이었는데, 중국사를 기술한 책에서 찾기 어려웠다. 남조<420~589, 송(420~479)/제(479~502)/양(502~557)/진(557~589)>는 불교문화의 융성으로 백제와 왜에 지대한 문화적 영향을 끼쳤으나 유약한 정권들이 들어서면서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했다. 이렇듯 남북조시대(439~589)에는 150여년의 기간을 두고 수나라가 통일 때까지 수많은 소국이 명멸했지만 연표가 명확치 않아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 동안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자료들이 풍부하게 실려 있다.

 

당나라 멸망(618~907) 후 5대 10국시대(907~979)에도 마찬가지다. 후량(907~923) · 후당(923~936) · 후진(936~947) · 후한(947~951) · 후주(951~960) 5대와 남한(901~971), 오(902~937), 전촉(907~925), 형남(907~963), 오월(907~978), 초(901~957), 민(909~945), 후촉(934~965), 남당(935~975), 북한(951~979)  10국 등 몇 십 년간 존속했던 많은 나라들의 존망기간도 궁금증을 풀기 어려웠다. 이런 소소한 부분을 무시한 채 지나가다 보니 이제껏 항상 온전히 공부 마무리가 안 된 것처럼 마음이 찜찜했다.

 

책이 두꺼운 것도 아니고 분철식으로 80페이지 분량으로 엮었는데, 시대별 연표나 인물들이 보통 역사책에서 다루는 것보다 훨씬 풍부하게 소개되어 있고, 시대구분도 확실하게 정리해 놓았다.

다소 아쉬운 점은 좁은 지면에 너무 많은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려다 보니 좀 복잡하여 독자들의 이해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시대별 연표는 분량이 많다보니 접이식으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데, 각종 사건과 변란 등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뒷장에 따로 당시의 사건을 자세히 기술하여 이해를 도왔다. 주로 시대별 황제의 재임기간과 굵직한 사건, 당시의 유명한 인물들을 나란히 나열하여 독자들에게 풍부한 역사적 자료를 제공한다.  

 

중국사의 5천 년 흥망성쇠와 그 시대를 살았던 온갖 인간 군상을 통해 우리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고, 역사 속에 빛나는 선정(善政)과 포악한 압정(壓政)으로 얼마나 백성들의 삶이 편하고, 힘들었는지, 거울로 삼을 수 있기에 역사공부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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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
정문숙 지음 / 산지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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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숙 작가 수필집인데, 살아오면서 겪었던 신변잡기적인 내용이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붓 가는대로 허심탄회하게 쓴 글인데, 삶의 고난을 통해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다. 학창시절, 결혼생활을 통해 겪였던 일상사와 소회, 중년이 된 현재의 삶을 리얼하게 잘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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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서문
버크.베카리아.니체 외 27인 지음, 장정일 엮음 / 열림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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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그 사람의 품격을 드러낸다˝는 말이 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대중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훌륭한 무기를 지닌 셈이다. 예전에는 글을 쓰고, 좋은 문장을 구사하는 것은 작가나 하는 것처럼 인식돼 왔는데, 이제는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누구나 시공간의 제한없이 자신의 의견을 쉽게 글로써 전달할 수 있다. 동서양 고전은 딱딱하고 어렵지만 깊이있는 문장을 담고 있어 문장력을 높이는데 좋은 교본으로 활용된다. 잘 정제된 거장들의 위대한 서문을 글쓰기의 토대로 삼는다면 유려한 명문장을 자신의 의지대로 구사할 때가 올 것이다. '서문'은 책 전체의 요약본이라 농축 엑기스처럼 진하고, 신문의 논설처럼 논리정연하다. '위대한 서문'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키우고 글쓰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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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피케티 - <21세기 자본> 이후 3년
토마 피케티 외 24인 지음 / 율리시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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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 이래 부와 권력의 불평등이 존재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인류의 본성은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 남을 죽여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었다. 생존경쟁이 없었던 적은 인류 역사상 한번도 없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남보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하루를 더 많은 부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너무 진부한 이야기지만 지구상에 인구는 많고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에 좀더 안락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남보다 많은 것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예전처럼 힘이 센 사람이 많은 것을 차지하는 시대는 지났고, 사회적 합의를 거친 제도인 공정한 시험을 통해 한정된 좋은 직장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다. 역사를 통해 회고해 보면 산업혁명 이전에는 권력을 쥔 자가 그 힘으로 많은 부를 차지하고 뺏어왔지만 산업혁명 이후에는 기술이 부의 축적에 일등공신이 되었다.

 

물물교환이 이뤄지던 시기에는 자기가 노력해서 얻은 곡식이나 소금 등 천연생산물을 서로 지역의 필요에 따라 교환하며 살았다. 매점매적이란 것도 이러한 시기에 생겨서 거대한 부자상인이 탄생하기도 했겠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한정된 사건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자본을 거머진 자본가가 등장하면서 대량생산, 가격인하로 거부들이 다수 탄생하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부의 불평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때가 이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기술은 더욱 발전된 기술을 낳고 세월이 흐름이 따라 또 획기적인 기술이 탄생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짧아져 이제 분초를 다투는 세상이 되었다.

 

피케티의 "부의 불평등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는 인류에게 정말 중요하고도 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지구상 70억 인구가 어떻게 공존하며 잘 먹고 살 수 있을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은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차대한 문제라 생각된다. 지금도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나라의 대부분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하루하루 목숨을 연명하기 힘겨울 정도로 기아가 만연해 있다. 지구의 다른쪽에서는 음식이 풍부해서 비만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며칠에 한끼도 못 먹어 굶어죽는 사람에게 그들이 먹는 양을 좀 줄이고 도와줄 수 있다면 지구는 이상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대부분은 많은 음식이 버려져도 빈국을 도와주지 않는 실정이다.

 

자본주의가 오래전에 정착되고 그나마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는 선진국내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심각하다. 복지가 잘된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도 일부는 못먹어서 굶어죽는 일들이 생기는 것이다. 지금 세계 자본의 70%를 세계 1%의 부자가 쥐고 있다고 한다. 부의 소유제한이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능력만 뛰어나면 무한정 부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들도 나름대로 고생은 했겠지만 주체못할 그 부를 혼자서 차지하다 보니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빈털터리가 되고 일자리도 잃게 된다.

 

아직 피케티의 책을 읽어보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부의 불평등을 해결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것이고, 향후 제4차 산업혁명이 일어난다니 부의 편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부의 대물림이 한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 더 먼저 일어났고, 우리도 그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도 GDP기준 세계 10위에 근접하는 경제대국인데, 실상을 들여다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가 수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라고 한다. 전국민이 고루 잘 사는 사회를 꿈꾸지만 현실은 대기업 수십개가 한국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것이다.

 

곧 한국은 1인당 GNP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야단법석이지만 평범한 가정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다. 3만달러의 이면에는 대기업의 수출실적이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도 수년동안 금리가 싸서 너나나나 대출로 집을 사다보니 집값만 천정부지로 올랐다. 이제 금리인상이 몇년간 지속된다하니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다.

 

피케티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젊은 경제학자다. 그 두뇌에서 부의 불평등을 해결할 묘안이 나온다면 인류에겐 축복이요, 가난한 자에게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언젠간 꼭 이루어야할 인류의 과제지만 수천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그 격차는 커져만 왔다. 선진국과 중진국, 빈국들이 지혜를 모으고, 유능한 경제학자의 조언에 따라 부의 불평등이 조금이라도 완화될 수 있는 방안들이 조속히 시행되길 바란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나 방안이 있더라도 많이 가진 자가 대중을 위해 흔쾌히 기부하는 문화가 확산되지 않는 한 부의 불평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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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인생 강의 -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찾은 환대와 공존의 길
신정근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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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는 치열한 경쟁과 과소비, 환경파괴를 조장하는 현시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꿈꾸었다. 춘추전국시대, 전쟁과 살육이 난무하던 당시에 전쟁을 반대하고, 원시공동체(소국과민) 사회를 이뤄 서로 왕래하면서 화목하게 지내자던 노자의 무위자연 사상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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