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피케티 - <21세기 자본> 이후 3년
토마 피케티 외 24인 지음 / 율리시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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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 이래 부와 권력의 불평등이 존재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인류의 본성은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 남을 죽여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었다. 생존경쟁이 없었던 적은 인류 역사상 한번도 없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남보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하루를 더 많은 부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너무 진부한 이야기지만 지구상에 인구는 많고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에 좀더 안락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남보다 많은 것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예전처럼 힘이 센 사람이 많은 것을 차지하는 시대는 지났고, 사회적 합의를 거친 제도인 공정한 시험을 통해 한정된 좋은 직장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다. 역사를 통해 회고해 보면 산업혁명 이전에는 권력을 쥔 자가 그 힘으로 많은 부를 차지하고 뺏어왔지만 산업혁명 이후에는 기술이 부의 축적에 일등공신이 되었다.

 

물물교환이 이뤄지던 시기에는 자기가 노력해서 얻은 곡식이나 소금 등 천연생산물을 서로 지역의 필요에 따라 교환하며 살았다. 매점매적이란 것도 이러한 시기에 생겨서 거대한 부자상인이 탄생하기도 했겠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한정된 사건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자본을 거머진 자본가가 등장하면서 대량생산, 가격인하로 거부들이 다수 탄생하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부의 불평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때가 이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기술은 더욱 발전된 기술을 낳고 세월이 흐름이 따라 또 획기적인 기술이 탄생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짧아져 이제 분초를 다투는 세상이 되었다.

 

피케티의 "부의 불평등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는 인류에게 정말 중요하고도 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지구상 70억 인구가 어떻게 공존하며 잘 먹고 살 수 있을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은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차대한 문제라 생각된다. 지금도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나라의 대부분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하루하루 목숨을 연명하기 힘겨울 정도로 기아가 만연해 있다. 지구의 다른쪽에서는 음식이 풍부해서 비만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며칠에 한끼도 못 먹어 굶어죽는 사람에게 그들이 먹는 양을 좀 줄이고 도와줄 수 있다면 지구는 이상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대부분은 많은 음식이 버려져도 빈국을 도와주지 않는 실정이다.

 

자본주의가 오래전에 정착되고 그나마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는 선진국내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심각하다. 복지가 잘된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도 일부는 못먹어서 굶어죽는 일들이 생기는 것이다. 지금 세계 자본의 70%를 세계 1%의 부자가 쥐고 있다고 한다. 부의 소유제한이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능력만 뛰어나면 무한정 부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들도 나름대로 고생은 했겠지만 주체못할 그 부를 혼자서 차지하다 보니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빈털터리가 되고 일자리도 잃게 된다.

 

아직 피케티의 책을 읽어보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부의 불평등을 해결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것이고, 향후 제4차 산업혁명이 일어난다니 부의 편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부의 대물림이 한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 더 먼저 일어났고, 우리도 그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도 GDP기준 세계 10위에 근접하는 경제대국인데, 실상을 들여다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가 수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라고 한다. 전국민이 고루 잘 사는 사회를 꿈꾸지만 현실은 대기업 수십개가 한국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것이다.

 

곧 한국은 1인당 GNP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야단법석이지만 평범한 가정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다. 3만달러의 이면에는 대기업의 수출실적이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도 수년동안 금리가 싸서 너나나나 대출로 집을 사다보니 집값만 천정부지로 올랐다. 이제 금리인상이 몇년간 지속된다하니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다.

 

피케티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젊은 경제학자다. 그 두뇌에서 부의 불평등을 해결할 묘안이 나온다면 인류에겐 축복이요, 가난한 자에게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언젠간 꼭 이루어야할 인류의 과제지만 수천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그 격차는 커져만 왔다. 선진국과 중진국, 빈국들이 지혜를 모으고, 유능한 경제학자의 조언에 따라 부의 불평등이 조금이라도 완화될 수 있는 방안들이 조속히 시행되길 바란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나 방안이 있더라도 많이 가진 자가 대중을 위해 흔쾌히 기부하는 문화가 확산되지 않는 한 부의 불평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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