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으로 산다는 것 - 조선의 리더십에서 국가경영의 답을 찾다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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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세종, 영조, 정조는 역사에 길이 남을 현군(賢君)으로 기록되고, 연산군, 선조, 인조는 세세손손 무능한 왕으로 회자된다. 조선의 왕과 현재의 대통령, 시대는 다르지만 국민을 리더할 책무는 동일하다. 신권과 조화를 이룬 왕들이 선정을 펼쳤듯이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성공한 정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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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 신영복 유고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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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고전에는 유명한 고사성어와 명언이 많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어려운 고전을 읽으라고 독려한다. 사람들은 눈으로 보고 경험한 사실만 인정하려 하고,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무궁무진한 미지의 세계는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위인들은 대부분 책을 많이 읽고 자신이 경험해 보지 않은 세계에 대하여 간접경험을 통해 지식을 쌓는다. 
   
故 신영복 선생이 작고하신지도 1년이 지났지만, 세상은 강물처럼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큰 스승이 살아계실 땐 여름날 정자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쉼터를 제공하는 것처럼 그 고마움을 잘 몰랐는데, 세상에 안계시니 좋은 말씀도 들을 수 없고, 책도 펴낼 수 없으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선생은 감옥에서 오래 계시면서 독서를 많이 하셨다. 내가 보통사람으로 살았다면 동양고전을 배우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생전에 말씀하셨다. 지식인이 시대의 낭아로 남아서 갑갑한 감옥에서 무얼하겠는가? 아마 책을 읽는 일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지 몰라도 오랫동안 옥고를 치른 끝에 독자들은 선생의 좋은 글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감옥에서 독수공방하면서 무엇이라도 배워야 겠다는 신념 때문에 어려운 동서양 고전에 달통하게 되었고, 붓글씨도 날로 늘게 되지 않았나 싶다.
     
선생이 좋아하는 한자성어 중에 ‘석과불식(碩果不食)’이란 단어가 있다. “큰 과실은 다 먹지 않고 남긴다”는 뜻으로, “자기의 욕심을 버리고 후손들에게 복을 준다.”는 말이다. 나는 이 말에서 선생의 인품의 깊이와 그릇을 알게 되었고 나 또한 이 성어를 좋아하게 되었다. 우리가, 아니 세계인이 지키고 키워야 할 희망의 언어가 바로 석과불식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태어나 대부분 평생을 자신의 영달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경쟁하며 치열하게 삶을 살아 간다. 개인의 삶도 그렇지만 국가의 과제도 마찬가지다. 자국의 국민들을 좀 더 배불리 먹이고, 잘 살게 하기 위해 불철주야 각국이 눈에 불을 켜고 경쟁하는 시대다. 개인이나 국가나 양보란 아예 생각할 수조차 없고, 경쟁에서 밀리면 바로 낭떠러지로 추락이다.
   
나는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선생의 글귀를 떠올려 본다. '석과불식(碩果不食)' 즉, 자기의 욕심을 버리고 후손들에게 복을 준다는 이 성어는 심오원려한 뜻을 담고 있다. 요즘 세상은 한마디로 소비의 시대이다. 새로운 맛과 유행에 따라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많이 소비하게 해야 잘 살고 돈을 많이 벌게 된다. 미래를 위해, 후손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남겨둘 자원을 생각하는 것은 배부른 사치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왜 이토록 오염의 덤터기를 덮어쓰고 사는지 생각해 볼일이다. 사시사철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것도 모두 무자비한 자원개발과 과도한 소비문화 탓이다. 혹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백 년 안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얘기도 한다. 철을 가리지 않는 폭염과 홍수, 남북극의 해빙 등으로 나날이 지구는 망가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다. 욕심을 줄이고, 자원개발 속도를 줄이면 조금씩 나아지련만 욕심에 가득 찬 문명국가들은 발전속도를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번번이 기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선진국들이 모여 회의를 하지만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는다.
   
선생이 강조하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은 현대문명에 대한 개탄일 수도 있고, 우리가 지키고 키워야 할 마지막 희망의 언어일 수 있다. 세상이 온통 기술개발의 전장이 되어 가는데, 우리만 그 대열에서 빠진다면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생길 수 있지만, 더 나은 미래와 더 깨끗한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리 세대만이 잘 살고 떠나면 그만이라 단견을 버리고 후손을 위해서,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위해 세계 각국이 머리를 맞대고, 자원개발 속도를 조금씩 늦춰 지구환경이 회복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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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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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 작가의 '고두(叩頭)'는 존경하는 뜻으로 머리를 조아린다는 뜻이다. 동양문화와 유교적 색채가 물씬 풍긴다. 우리 사회에는 장유유서의 서열문화와 착한 콤플렉스가 만연하고 있다. 유교적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예의가 없다느니, 되바라진 사람이니 하면서 수군거린다.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이고 자기만족의 삶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마음이 들지 않아도 상사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크게 잘못한 것이 없어도 사죄하면서 뉘우치는 모양새를 취해야 예의바르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게된다. 진심에서 우러나지 않아도 사회의 관행이나 미덕이 그러하니,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라 암암리에 배우게 되는 것이다.

 

수백 년 간 누적되어 온 유교식 예절문화가 가끔은 불편할 때가 많다. 스스로 그 틀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쳐도 오래지 않아 양심의 가책을 느껴 '아 이러면 안되는구나! 하고 반성하게 된다. 어떤 때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모든 가식을 훌훌 털어 버리고 정말 나답게 살고 싶은 생각, 자아를 꼭 꼭 숨기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윤리의식이나 공중도덕에 얽매여 원하지도 않는 사과와 예의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도 보통 큰 스트레스가 아니다. 마음에서는 떳떳하고 올바른 행동이었다고 생각해도 타인의 평가는 외부의 형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예의와 도덕은 무시되고, 반대로 마음과는 다른 형식적인 예절과 도덕이 그 사람 평가의 잣대가 된다.

 

주인공 연주는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학생으로 소위 말하는 예의바른 학생이 아닌 문제가 많은 학생으로 남들에게 비춰진다. 학교를 마치고 동태탕 맛집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을 두고 온갖 낭설이 떠돈다. 술집에 나간다느니, 모텔에 들락거린다느니 하면서 얼굴 예쁜 연주를 가십거리로 삼는 선생님이 많다.  윤리선생으로 연주의 행동이 못마땅한 김선생은 연주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으려고 훈계하고 나무래도 사과하는 것은 연주가 아닌 부유한 친구였다. 죄책감을 느끼고 반성할 줄 아는 것도 우리가 생각하듯 부유하고 교육을 잘 받은 부유한 집안의 학생이라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사회적 편견을 발견하게 되었다.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연주는  본래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니 너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우리 사회의 편견을 보는 것 같다. 그 사람이 되어 보지 않고는 누구도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없는데 우리는 이미 사회적인 윤리의식이나 도덕의 잣대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연주가 관심을 가져주는 선생님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했을 때 선생님은 학생을 올바르게 선도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과 외롭고 힘든 여학생의 의지처가 되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이중적 잣대로 고민하게 된다. 결국 후자쪽으로 기울어 연주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그 죄책감과 선생이라는 신분의 멍에때문에 갈팡질팡하고 그 날의 행동을 후회하게 된다. 연주도 윤리선생님에게 짐이 되는게 싫어 오랫동안 학교에 나타나지 않는다.

 

방학이 끝나갈 무렵 교무실에 찾아와 선생님을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고백하고 임신한 사실도 알게된다. 주변에선 곱지 않은 시선으로 윤리선생을 바라보고 자기들끼리 수군되는데, 결국 김선생은 윤리선생으로 도리에 벗어난 행위와 죄책감이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김선생 자신은 결코 연주에게 성적 욕망을 풀기위해 한 행동이 아닌데 주변에선 그렇게 보니, 아무리 항변해도 소용이 없다.

 

작가의 얘기처럼 우리 사회는 보이지 않는 인습이 너무도 많다. 그래서 솔직히 자기를 드러내놓고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이기주의자라는 소릴 들어도 솔직하게 살고 싶은 작가의 바람도 느낄 수 있었다. 가식적이고 형식적인 예의와 도덕에 갇힌 삶이 결코 행복한 삶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에 봉사하고 남을 위해 사는 삶이 오히려 자신을 위하는 길이라는 위로가 오히려  불편하게 들리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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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손톱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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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흥미를 갖게 되네요. 이 책을 원본으로 ‘석조저택 살인사건‘ 영화로도 만들어 개봉한다니 기대가 됩니다. 보통 범죄소설은 밋밋하면 재미가 없는데, <이와 손톱>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와 미스터리한 내용을 담고 있어 영화도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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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식의 시작 1 -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휴식을 위한 지식여행 1
허진모 지음 / 미래문화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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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세계사는 선택 과목이었다. 대입학력고사에 지리, 세계사 등은 선택과목이라 세계사를 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국사도 제대로 배우기도 힘든데, 어찌 세계사를  공부하랴? 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 때였다. 20점 만점에 20문제가 출제되었는데, 대부분 반타작도 쉽지 않았다. 그나마 동양사는 주워들은 게 있어서 좀 이해하며 공부할 수 있지만 서양사의 그리스문화, 헬레니즘 문화, 로마문화 등은 실로 방대하고 복잡해서 뭐가 뭔지 몇 번을 보아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보면 서양사나, 동양사나 비슷하게 흘러온 것 같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지금까지 알려진 지구상에 태어난 가장 유명한 인물들은 거의 2500년 전후에 활약했다. 대륙이 서로 떨어져 있었고, 교통수단이나 운항수단이 발달했던 것도 아닌데, 하필이면 왜 그 시기의 인물들이 인류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항상 의문을 가지게 된다. 동양의 석가, 관자, 노자, 공자, 묵자, 맹자, 장자, 순자 같은 분과 서양의 탈레스, 데모크리토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델레스, 아르키메데스 등 동서양의 현자들이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활약한 것도 역사의 보이지 않는 공통점인 것 같다.
 
나는 고등학교 3년간을 세계사를 공부하며 보냈지만, 처음에는 참 재미없고 까다로운 과목이었다. 다행히 역사라는 과목에 관심이 좀 있어서 많이 배우기는 했지만 일반인이 공부하기엔 까다로운 과목이 아닐 수 없다. 동양을 대표하는 국가는 역시 중국이고, 시대는 한(漢)나라다. 중국의 상(은)나라, 주나라, 춘추전국시대, 진시황의 진나라는 혼란의 시대였다. 특히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역사의 기록으로 남아있는 '춘추좌전'는 춘주시대 활약했던 각나라의 역사를 기록해 놓은 책이다. 춘추시대에는 약 100여개가 넘는 대,소국 나라들이 서로의 존립을 위해 다퉜고, 1년에 평균 3회 이상의 전쟁을 치뤘다고 하니 한마디로 편안한 날이 없었다. 전국시대에도 마찬가지로 전쟁이 끊일 날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동양문화의 기초를 다진 것은 한나라때이다. 전국칠웅의 치열한 패권다툼에서 진나라가 승리하여 최초로 전국시대를 통일하였지만, 만리장성의 축조와 전쟁으로 인한 분열, 엄격한 법률과 과도한 세금으로 3대 15년만에 망하고 말았다. 한(漢)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문물정비를 통하여 비로소 중국문화를 대표하는 기틀을 마련한다.
 
서양의 문화의 기원은 지극히 잘 알려진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시작된다.  제우스, 아폴론, 아프로디테, 헤라클레스 등등 익히 우리가 들어왔고, 전설임에도 우리는 실존했던 인물처럼 익숙하게 알고 있다. 동, 서양 어떤 나라들도 대부분 신화를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도 삼황오제 신화가 있는데, 당시에는 서양 문명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라  어떤 신을 통해 우리 부족이 선택된 민족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인 것 같다. 우리 삼국시대 시조의 탄생설화도 있는만큼 오랜 옛날에는 정통성 확보를 위한 하나의 도구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스문화는 인류문화의 보고(寶庫)라 할만큼  다양한 문화가 존재했고, 문명의 수준도 높았다.
수천 년 전에 만든 조각품들이 어떻게 저렇게 아름답고 완벽할 수 있을까 감탄을 금치못할 때가 많다. 꼭 살아 움직이는 인간의 형상을 그대로 재현한 것처럼 예술분야에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로마문화도 한때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계의 중심이었고 원형극장(콜롯세움) 등 뛰어난 걸작을 많이 남겼다. 그런데, 2천여년(동,서로마 포함)을 이어올 정도로 그렇게 강성한 대국이 멸망한 것은 과도한 사치와 퇴폐문화, 오랜기간 국정혼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역사를 배우는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조적인 말일수도 있겠지만, 세계사에서 우리 한국의 역사가 언급되는 것은 몇 줄 밖에 안된다. 그만큼 세계사는 방대하고, 다양하고 풍성하다. 배우려고 하면 평생을 배워도 부족할 것 같고, 그 범위를 가늠하기 힘들정도로 광범위하다. 그럼 그 어려운 세계사, 문명사, 전쟁사를 배우는 목적은 무엇일까?  좀 더 나은 현재, 미래를 살기 위해서다. 세계사를 통해 각국의 흥망성쇠를 배우면서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교훈을 얻고, 이런 위기땐 이렇게 해서 극복한 타국의 역사사례를 보면서 현재의 거울로 삼아야 하겠다.
 
세계사 책은 시중에 수많이 나와 있지만, 알기 쉽고, 배우기 쉬운 책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단편적인 세계 역사의 기록만 나열한 책도 있고, 중구난방 서술만 해놓아서 이해가 잘 안되는 책도 있다. 그래서 일반인의 수준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를 한 권에 두루 다룬 저자의 책은 독자들에게 교양 높은 세계사 지식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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