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어떻게 끝나는가
크리스 임피 지음, 박병철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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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크리스 임피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이거나 찬성할 수 없는 분야의 대가이지만 그가 정말 글을 재미나게 쓴다는 사실만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실제로 스타 학자이자 위트 있고 통찰력 넘치는 글 솜씨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2년에는 국립 과학 재단에서 '과학 대중화에 가장 공이 큰 학자'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우수 교육자상을 11번이나 수상하였고 카네기 위원회에서 '올해의 교수'로 선정되고 2009년에는 미국 과학 진흥회의 펠로우로 선출되었을 만큼 입담과 학식 양쪽면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은 학자이다. 그런 그가 종사하고 있는 분야는 정말 놀랍게도 지구를 비롯한 우주의 생명을 연구하는 신생 학문인 우주생물학이다. 우주생물학이 놀랍다는 것이 아니라 통찰력이 있다는 사람이, 이런 말도 안되는 즉 논리적인 결론이 뒷받침되지 않는 '진화'를 인정하고 그것을 전제로 모든 상황을 연구하는 우주생물학이란 학문을 파고든다는 점이 놀랍다. 종이라고 함은 그 개체가 스스로 생식하여 자손을 남길 수 있는 것만을 일컫는데, 하나의 종에서 점프해서 다른 종으로 변신이 가능하다는 점은 어떤 이유를 갖다 붙여도 납득할 수 없는 말이다. 


흔히들 진화론자들이 하는 말이, 생명체는 바다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어떻게 하다가 여러 가지 물질이 섞여서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그 단백질 세포 하나에서 여러 가지가 생겨서 스스로 먹이를 먹고 활동을 할 수 있는 '생명체'가 되었고, 수억 만년이 지난 후에 그런 수중 생명체 중 하나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육지로 걸어나오다가 지느러미가 발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그저 환경이 옮겨졌다고 해서 그 자손이 예전의 모습이 아닌 바뀐 모습을 가질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봤는가. 진화론을 대항해서 나온 이론 중에 창조론이니 지적설계설이니 하는 것이 있지만 이것은 그 누구도 본 적이 없기에 "믿는" 학설이고 나도 그렇게 "믿는다". 그렇다면 진화론도 어느 누구 하나 "본" 사람이 없으니, 그 이론도 "믿는" 것이라고 바꿔 말해야 하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저자 크리스 임피 교수님도 재간이 넘치는 글 솜씨로 날 즐겁게 해주었으나 완벽할 수는 없었다. 역시 인간은 스스로 똑똑할 수는 있어도 명철할 수는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말은 사담이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한동안 안철수 선생님이 유망한 후보로 등장했던 이유가 자신 스스로가 제 능력을 이용해서 사적 이익을 챙기지 않고 공적으로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성공에 눈이 멀지 않고 또한 바르고 쓴 소리를 해서 사람들의 대리만족을 채워주었다는 점 때문이었을 것이다. 가장 막강했던 영향력은 주식 판 돈을 기부했다는 점이다. 이제껏 우리나라의 지도자 중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포기한 존재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지도자도 아닌 사람이 그저 제 개인의 재산을 희생한 것이 놀랍고 기이했으니, 어찌 그에게 열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런데 그런 바르고 깨끗한 그에게 모든 유권자들의 기대가 쏠린 마당에 나오기만 하면 바로 당선될 것같은 이 시점에, 그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과연 그의 천재적인 기질이 정치권에서도 발휘될 수 있을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구조를 몰랐기에 나도 그런 영웅이 하나만 있다면 해결될 줄로 믿었다. 그러나 정치 구조나 권력 구조 자체가 모든 인간들이 바른 정치가 아닌 눈치보고 제 밥그릇 챙기는 정치권으로 편승해버렸기에 영웅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절대 바꿀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그 개인이 정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못하는 영역이 분명 있을 거라는 점도 분명하다. 그도 사람이니. 그러니 사람이라면 많은 기대를 하지도 말 것이며, 그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고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바로 이 책의 저자 크리스 임피처럼.


어쨌든 이 재미난 책은 내게 시시때때로 낄낄낄거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죽을 수 있는 위험이 그다지 많이 않다는 이야기를 역설적으로 그렇지만 분명히 통계학적으로 표현해주었는데, 그 중 하나가 물이 적을수록 위험다는 명제이다. 욕조가 수영장보다 위험하고, 수영장이 바다보다 위험하다. 그래서 "우리는 찻잔에 담긴 물을 조심해야 한다"와 같이 누가 봐도 재미있어 할, 유머가 뛰어나다. 내가 유머가 없다 보니까 이런 책에 나온 작은 것 하나에도 정말 유쾌하게 낄낄거릴 수 있어 좋다. '세상의 끝'을 말하고 있는 책이지만, 역설적으로 정말 재미있고 놀랍고 신기하다. 세상에 많은 동물의 놀라운 이야기를 알 수 있고, 죽음에 대해서 정색하고 심사숙고해볼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그리고 우주에 대한 미래를 생각해볼 수도 있는데 아주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누구나 알다 시피, 태양도 앞으로 몇 억년만 있으면 다 타고 없어져버린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처럼 미약한 존재는 태양 하나만 없어지면 무조건 멸망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이미 죽어 없어질 분명한 미래에 세상이 멸망하든 말든 별로 상관이 없으니 별로 심각해질 이유가 없는 것이다. 


놀라운 동물로는 해파리 중 하나는 성적으로 정점에 달했을 때 다시 어려지기 때문에 영원히 사는 것으로 봐도 된다고 하고, 200년된 거북이나 갓 어른이 된 거북이나 기능에 있어서 별로 차이가 없다고 하니까 진짜 신기했다. 그것으로 보면 죽음은 어떻게 오는지도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처럼, 병에 걸리거나 노화가 되었다고 해서 어떻게 죽음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약해지고 힘들어질 뿐, 그것이 바로 죽음과 직접적인 연결이 되지는 않는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진실로 죽음에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게 해주었다. 노화가 직접적으로 죽음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이제껏 사고나 병이 아니라 노환으로 죽었던 수많은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을까 궁금하다. 여기에 죽음의 매커니즘이 있을 것이다.

문득 노화가 죽음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니 생각나는 성경 속의 인물이 하나 있다. 바로 모세!! 모세가 죽을 때 나이 백이십 세였으나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신 34:7) 성경에 나온 인물 중 유일하게 나이가 많으나 노쇠하거나 노화되지 않은 인물이자, 그럼에도 죽은 인물이다. 이는 사람의 살고 죽음의 원인은 노화나 다른 것에 있는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만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성경 속의 인물은 실존 인물이었으니 반드시 고려해볼 만한 내용이다. 


아직 과학자들은 노화가 일어나는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노화의 비밀을 풀면 반드시 노화되지 않는, 영원한 젊음의 비밀을 연구하겠지만, 나는 인간은 순리를 따르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인간은 아프고 노화되어 쇠퇴는 약함을 가져야 할 존재이다. 이 세상에 살아가는 생명체 중 유일하게 생각하며 이성과 자유 의지가 있는 존재인 인간은 약해지지 않으면 교만이 하늘을 찌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교만이 패망의 선봉이라고 하였다. 평소에는 그저 격언과도 같은 구절이었지만, 지금은 가슴에 사무치는 하나님의 명령이 되었다. 멸망하고 싶다면, 싸그리 망해버리고 싶다면 교만하기만 하면 된다. 다른 이들을 내 밑으로 여기고 자신이 제일 잘난 줄 아는 이에게 헤롯 대왕에게 했던 것처럼 벌레에게 먹혀 죽는 저주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몇몇 강장동물에게는 없으나 인간에게는 반드시 존재하는 늙음과 약함과 쇠약함은 반드시 필요한 하나님의 선물이기 아닐까 싶다. 인간이 천 살 가까이 살았던 때도 있었지만, 그런 삶 속에서 인간은 죄밖에 더 짓지 않을까. 죄밖에 안 짓는 인간을 보시고 아예 수명을 줄여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무한히 살거나 많이 살면, 인간은 허랑방탕하게 살아갈 것이다. 아무도 심판이 없다고 하니까 혹은 심판이 너무 멀리 있으니까 제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유한함은 인간에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이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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