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의 개념사회 - 바른 언론인의 눈으로 본 불편한 대한민국
신경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은 뒤 정치 현안을 피해가지 않은 개념 있는 앵커로 주목 받은 후, 만 1년만에 교체되어 전국적으로 그 이름을 알린 신경민 앵커가 책을 냈다. 이 책은 읽으면 부제인 「바른 언론인의 눈으로 본 불편한 대한민국」이란 제목이 눈에 번쩍 뜨이게 된다. 정말 불~편한 대한민국을 볼 수 있다. 딱딱한 조직 사회에 속해본 적이 없어서 특별히 권력에 편승하거나 편가르치기에 희생을 당하거나 해 본 적이 없었던 나로서는 이 책에 등장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이야기들이 과연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그만큼 권력에 찌들대로 찌들어버린, 무능력하고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는 군상들만 등장하기 때문이다. 신경민 선생님이 직접 빗질당한 사례를 이야기해주지 않았더라면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까지 언론 탄압이나 검열이 있겠나 하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을 것이 틀림 없다. 하지만 21세기의 한국에 권력의 최상층부의 입김이 작용해서 많은 언론인들이 축출되고 거세당하고 심지어는 쫓겨나기까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의 당면한 현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말 어디 가서 부끄러워 말도 못하겠다지만, 이것이 우리의 수뇌부이고 우리네 머리라는 것을 어쩌겠나. 그리고 우리의 선택이었음도 잊지 말아야 한다. 4대 강만 해도 사업을 벌이려는 목적이 무엇인지조차 납득하기 어려운데 그것의 정당성을 확인받자고 독일 헬무트 슈미트 전 총리를 예방해서 그에게 4대 강 사업이 무척이나 환경에 안 좋고 다시 복구하는 것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도 정반대로 언론 보도를 내보내는 행태는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실제로 머리가 비상하고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MB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인간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접하면 도저히 상상하기가 어렵다.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속에는 이런 비열함이 보이지도 않았었는데 말이다. 더구나 개탄할 일은, 그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기독교인이다. 내가 온라인 상에서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서평을 시작한 지 4~5년이 되었는데 작년부터나 겨우 밝히기 시작했으니 이제껏 내 스스로도 내 자신에게 꺼림직한 것이 있었다는 말이 되겠다. 그것이 바로 복음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이다. 기독교인이라 말하고 다녔으나 실제로 복음이 내 안에서 움직이고 살아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리고 내 모든 행동을 가리켜 옳다고 말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말하기 꺼려했다. 하지만 이제는 감사하게도 아니다. 제대로 복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모든 상황 속에서 인간 됨이 선하다 말할 순 없을지라도 어떤 행동이 제 욕심인지, 하나님의 뜻인지를 분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항상 겸손하게 구하게 된다. 이것을 멈추는 순간, 교만에 넘어지게 되기 때문에, 정말 생사를 걸고 간구한다. 이것 아니면 죽을 것 같이.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모든 권력의 핵심일 텐데, 신경민 앵커가 교체된 것도 많은 언론인이 떠나게 된 것도 모두 그가 직접 한 일은 아닐지라도 그의 입김이 작용한 일일 텐데, 그가 다른 종교로 개종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은 없다. 오히려 소망교회 출신들을 대거 기용한다는 소리만 흘러 나오더라. 이것이 권력을 가진 자의 말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없이 살다 보니까 가진 자들에게 대해 거지 근성이 생겨나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 그들이 한,두 푼 보태주면 참 수월하게 살게 될 텐데... 했던 적을 되돌아 생각해보니까  나도 그리 못 살고 있는 것은 아니였고, 그저 내 안에 누군가에게 받고 싶어하는 그릇된 욕심이 가득차 있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오히려 조금 가지고 있으니까 더욱 가지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는 것을 보고 대통령도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권력을 가지니까 그 권력을 지키고 싶었을 것이다. 그것을 지키는데 빨리 가는 방법이 있고, 늦게 가는 방법이 있다면 성과가 빨리 나와야 하는 기업인의 특성상 아마도 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방법이 맞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인간은 죄인이라는 것, 그래서 어떤 좋은 상황이 오면 하나님을 찾기 보다는 제 힘을 의지해서 살기가 쉽다는 것이다. 대통령도 인간이니, 그런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자신에게 감사하게도 허락된 권력을 제 입맛대로 행하기 시작하는 것은 타락한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범죄를 자행했더라도 그것이 그를 용서해줘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부끄러운 역사 중 하나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면 꼭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을 거쳐야 할 것이고 그것으로 제 값을 치르기를 바란다. 또한 그러기 전에 제 욕심을 내려놓고 이 나라를 위한 길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물론 이 모든 일을 허락하신 것에도 뜻은 있을 것이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이런 난세를 만들어준 덕분에 의식있고 개념있는 언론인들이 대거 추려진 상태이고 시민들도 촛불시위라는 평화적인 시위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일의 책임은 시민에게 있다. 그를 뽑아준 우리가 문제였던 것이다. 약간 더러워도 경제 대통령이라는 공약에 눈이 멀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덜컥 뽑아준 우리에게 그 책임이 무겁지 않은가. 그를 뽑으라는 엄마의 말씀을 안 들었던 것이 다행이다 싶을 정도이다. 엄만 믿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니까 무턱대고 뽑아줬지만, 나는 BBK 사건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그런 꺼림직함 무엇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당선 소식이 마음을 무겁게 했던 기억이 있다. 도덕이 없는 자에게 무엇을 기대한단 말인가. 경제가 회복되길 꿈꾸었지만, 재벌들이나 배 불려주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경제 성장인데, 더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단 말인가. 우리나라에 뿌리 깊이 내린 편 가르기나 학연, 지연 등의 권력 싸움은 더욱 심화시켰으니 뒷수습은 그를 뽑아준 우리 국민이 하는 수 밖에.


지금 대한민국을 보면, 올바른 정치인이나 올바른 언론이 나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우선 막대한 정치 자금을 만들어낼 올바른 정치인이 없다. 집안 대대로 부자였을지라도 천문학적인 금액이 드는 정치 비용을 충당할 수 없고, 그것을 기업들에게서 충당하는 순간 기업의 꼭두각시가 될 수 밖에 없으니까. 또한 올바른 언론이 나오려면 인사권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여당에서 충당이 되니 어떻게 언론이 청와대의 비서 역할을 마다할 수 있겠는가. 눈 앞의 잿밥에 정신이 팔리면 바른 언론, 바른 정치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의 작은 기부로 정치인들을 후원하고 가판대 신문을 사보는 일부터 시작하자고 말한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성경의 말처럼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겨레 신문부터 사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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