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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기억하는 인류의 문명 - 선사 시대부터 기원전 500년까지 ㅣ 역사가 기억하는 시리즈
궈팡 편저, 김영경 옮김 / 꾸벅 / 2012년 2월
평점 :
선사 시대부터 기원전 500년까지 인류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과연 '역사'라 이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인류의 문명사의 첫 발을 디딘 책이 등장했다. '꾸벅'이란 생소한 이름의 출판사에서 등장한 이 역사서는 방대한 인류의 문명에 대해서 최대한 담을 수 있는 내용이란 내용은 다 담으려 노력했다. 그렇다보니, 책의 판형도 다소 큰 편이고 올컬러판이라 무척 무겁기도 하다. 하지만 밖에서 볼 것이 아니라면, 특히 역사에 관련된 책이라고 하면 사진 자료가 주가 되어야 할 테니 이렇게 무거워도 상관없다. 가지고 다니면서 책 보길 좋아해서 일단 무거운 책은 패스해버리곤 하지만, 이 책만은 참 좋았다. 물론 예전에 봤던 가야에 관련된 역사책도 올컬러판이긴 했지만 종이의 재질이 다소 얇아서 덜 무겁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알긴 안다. 어쨌거나 풍부한 사진 자료를 앞세우면서 선사 시대에서부터 기원전 500년까지의 일들을 잘 담아냈는데, 그렇다보니 다소 구체적이지 못한 면은 어쩔 수 없었다. 겨우 300쪽밖에 달하지 않는 분량에 기원전 500년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담아내려니 아주 상세하지 못했던 탓도 있고, 문자가 아예 없던 문명이 발견되었거나 문자를 해독하지 못해서 파악할 수 없었던 부분도 많았기 때문에 덜 상세해도 어쩔 수 없긴 하다. 또한 이제껏 알고 있던 지식에 비해 너무나 생소해서 상상이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몰랐던 부분이 많이 나와 지루하기도 했으니 이렇게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역사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번에 거의 처음으로 세계사의 뿌리부터 훑어 내려가고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바로 이 책의 범위인 4대 문명이 등장하는 이 시기인데, 견고하게 오랫동안 왕조를 유지했던 이집트 문명과 많은 민족의 침입을 받았던 메소포타미아 문명, 그리스 문명을 발원시킨 에게 문명, 인도 문명으로 대표되는 인더스 문명이 아주 상세하게 정리되어 나온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며 가장 먼저 문명이 형성된 곳은 이집트 문명으로, 왕조가 바뀌기는 했으나 민족이 모두 멸망당하거나 강제 이주를 실시한 적이 없으므로, 차지하는 분량 아주 많을 수 밖에 없겠다. 그러나 내가 관심있는 것은 인더스 문명의 모헨조다로라는 계획 도시에 대한 일과 메소포타미아 문명 쪽이다.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이 책이 워낙 꼼꼼하게 설계되어 있어 이해하고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상하수도관 시설이나 공중목욕탕 등의 선진 문화가 존재하는 인도 문명이 한순간에 멸망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는데 더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고고학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낀다.
그런데 내가 하라파 문명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메소포니미아 문명인데, 이 시기가 바로 성경의 구약에 등장하는 것이라 비교 대조해보면서 공부하면 아주 흥미진진하다. 하나의 단점이 있다면 성경에 나온 사람 이름과 진짜 이름를 몰라서 어떤 왕이 어떤 왕인지 모른다는 것이지만,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시기에 맞추어 구약성경의 열대기상하, 역대상하를 같이 읽는다면 충분히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성경을 읽을 때 시대적 상황과 변화를 잘 고찰하기 위해서 시간을 많이 투자하기도 하는데 이 책도 충분히 부연설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몰랐던 사르곤 1세 이야기와 아크나톤 이야기 등 같은 것도 들어서 하나씩 지식을 쌓을 수 있겠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