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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오의 하늘 1 -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다큐멘터리 만화 ㅣ 요시오의 하늘 1
air dive 지음, 이지현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현재 일본에서 소아뇌신경외과의로 활동하는 타카하시 요시오라는 실존 인물을 들어 만화로 만들었다. 실존 인물을 만화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나. 딱 까놓고 말해서, 그가 말년에 어떤 인간으로 평가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에 대해 만화로 만드는 것은 어쩌면 출판사측에서 모험을 하는 것 아닌가 싶다. 만일 그가 말년에 구설수에 오르는 일을 저질러서 문제가 크게 난다면 그 출판사의 이름엔 먹칠을 하는 것일 테고, 그가 지금까지 이루어낸 많은 기적들이 모두 구렁텅이에 빠져버리는 것일 테니 말이다.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돈이 들 수 밖에 없고, 돈이 드는 일에는 이익을 계산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렇게 돈에 민감한 출판계 사람들이 그 모든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를 만들었다면 그 실존인물에 대해서 생각 좀 해봐야 하겠다. 타카하시 요시오는 1974년 삿포로 의대에서 소아뇌신경과를 졸업해서 많은 아이들의 생명과 그 가족들의 마음까지 구해준 의사이다. 소아뇌신경과란 일본 의사들 중에서도 몇 되지 않는 분야로, 수두증, 뇌종양, 두부외상 등을 비롯한 아이들의 뇌질환을 치료하는 분야인데 치료하는 부위가 뇌이다 보니 장애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아주 전문적인 분야의 의사들이 흔히 그렇듯이, 객관적으로 감정으로 표현하지 않고 냉철하게 환자를 바라보지 않고 이 의사는 그들을 환자가 아닌 인간으로 대하고 병만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 제 힘으로 살아가고 그들이 사회에 한 몫을 담당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는 것에 그에 대한 놀라움이 생긴다. 의사라면 병만 고쳐주는 것만으로도 제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이지 않는가. 아니, 비정상적이라 하더라도 그것만 해도 몸이 모자라는 의사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타카하시 요시오란 사람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환자를 바라볼까 궁금증이 든다. 의학 분야가 얼마나 어려운 분야인데, 그들이 흔히 항변하듯 자신의 분야에 대한 의학적인 지식만을 습득하는 것만도 너무 어렵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어떻게 타카하시 요시오란 의사는 많은 아이들을 살릴 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에게 희망까지 줄 수 있었을까.
어쩌면 희망은 독일지도 모르겠다. 아예 희망까지 주지 않는다면 포기하고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며 살 수도 있는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게 희망으로 결론이 나지 않는 싸움을 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오죽하면 '희망고문'이란 말도 생겨났겠는가. 이런 병이 한두 푼 드는 것도 아닌데 그는 초지일관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파한다. 큰 병에 걸렸다고 호들갑이 떨지도, 많이 배운 의사라고 고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도 않은 그저 일상적인 감기에 걸린 것처럼 담담하게 그 병을 바라보게 해준다. 뇌수종에 걸린 코스케도 그런 경우였다. 체내에서 수액이 순환되어 뇌에 몰리지 말아야 하는데 어느 부분이 막혔는지 순환이 되지 않은 수액에 뇌가 점차적으로 커지는 병인 뇌수종은 그대로 놔두면 장애가 생길 수 밖에 없는 병이다. 생후 한 달이 되지 않은 코스케가 그 병에 걸려서 션트 수술을 해야 했을 때, 워낙 희귀한 병이고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도 일본 전체에 통틀어서 20명 안팎이어서 진단해준 의사가 한 번도 그 수술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코스케의 부모는 수소문 끝에 마술사라고도 불리는 어린이 뇌 전문 의사 타카하시 요시오 선생을 만나게 되었다. 외진 곳에 위치한 뇌외과를 찾아가는 길은 무척이나 길고 어두웠지만 요시오 선생의 진료실을 여는 순간, 환한 빛과 밝은 생기와 많은 환자와 그 가족들의 힘찬 격려를 느낄 수 있었다. 환자와 소통하는 의사라는 사실은 그의 진료실 벽 가득히 붙어있는 환자의 사진과 격려 글, 환자에게서 온 편지만 봐도 금방 알 수 있었다. 그에게서 일말의 위로를 느낀 코스케의 부모는 내시경 수술이 있다는 설명을 듣고 그것으로 결정하는데, 그 때부터 요시오 선생의 어린 시절로 전개된다. 아직 1권만 봐서 이 만화의 전체적인 구성이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확실히 궁금증을 유발하는 구성이긴 했다.
아직 코스케의 생사 여부, 장애 여부가 궁금한데 2, 3권에 소개된 이야기도 코스케 이야긴 없으니 앞으로 나올 이야기를 기대하라는 뜻이겠다. 뒤에 등장하는 요시오 선생의 어린 시절은 무척이나 정겹다. 곤충 관찰에 푹 빠진 다섯 살의 요시오가 등장하는데 사랑하는 엄마와 자상한 아빠 밑에서 행복하게 성장하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 아주 귀엽게 그려진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 환자의 마음까지도 치료하는 의사가 되었는지는 등장하지 않았으니 아쉽긴 하지만 다음 권을 기대해볼 만 하겠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