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 - 강원랜드를 말한다 토담사회총서 대국민보고서 1
정덕 지음 / 토담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도박중독이라고 하면 흔히 개인의 잘못으로 전 재산을 날리고 패가망신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잘못으로 벌어진 일일 것으로,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으니 정말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일 것으로 생각하고 말았다. 만약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영원히 그랬을 것이다. 물론 도박은 그 개인이 저지른 몰지각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 중독이 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이 51%를 투자한 공적기업에서 공공연히 자행된 다면, 그리고 중독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즉,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불법으로 도박을 조장해서 더욱 큰 피해액을 발생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분명 개인만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사리 분별을 못하는 미성년자를 유혹해 고가의 물건을 사게 만들었을 경우, 그것은 보호자의 동의 없이 진행된 일이므로 무효로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만약 도박중독이라고 하는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불법으로 도박을 하도록 유도했다면 그것도 위 미성년자의 사례와 같이 무효로 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알다시피 중독에 빠진 사람은 제대로 된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니까 말이다. 그러니 미성년자와 다를 것이 무언가.

이 책은 건실한 실업가였던 정덕이란 사람이 도박이라고 하는 늪에 발을 들여놓은 후 회사까지 매각해서 모조리 도박에 올인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첫째 딸의 장례식장에도 가지 않고 도박에 빠져있었을 정도로 제대로 된 이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일 때까지 그렇게 도박에 올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모든 사건이 다 터진 후에 제대로 돌아온 이성으로 생각해보니, 내국민을 도박으로부터 보호하고 경계해야 할 정부가 혹은 공적기업이 오히려 국민의 흐트러진 이성을 부추겨서 도박에 빠져서 많은 빚을 지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도박으로 잃은 제 돈을 찾기 위한 소송을 시도했고 1심에서는 20%만 인정한다는 어이없는 결과를 내긴 했어도 강원랜드의 잘못이 있다고 판결이 나왔고 2심을 진행하는 중에 이 책이 등장한 것이다. 왜냐하면 2심에서는 1심에서는 미처 부끄러워서, 혹은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제출하지 않았던 증거를 더 첨부해서 제시했으나 피고의 변호인이 화우에서 김앤장으로 바뀌는 동안 판사는 강원랜드의 편만을 들어 결국 15%으로 더 깎아버리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말로만 들었던 김앤장의 권력이 얼마 만큼인지를 눈으로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부장판사들은 퇴직하고 김앤장의 부름을 받기를 고대한다는 소리 없는 소문의 진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실명을 거론하고 싶지 않았는데 정말 그럴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이한주 판사의 행동은 정말 대한민국에는 정의를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해주게 한다. 사회에 별 관심이 없는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아마도 이 나라가 이 모양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자책을 잠깐 해본다. 실제로 어떤 글에서 대한민국이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라는 구절을 읽었는데 그것을 볼 때만 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언론 통제 이야기나 네이버에서는 어떤 기사가 실시간 검색으로 뜨지 않는다거나 이렇게 판사의 재판이 제멋대로 한다는 것만 봐도 쉽사리 알 수 있었다. 그 전까지는 눈을 감고 살았다면 지금은 눈이 조금 떠진 기분이다. 아주 조그만 실눈이라도 눈은 눈이니까. 도가니의 판사도 황당한 판결을 내렸다고 하던데. 그런 판결이 실제로 아주 많음을 보게 된다. 전에 어떤 교수님 한 분도 석궁 들고 판사한테 달려갔다고 지금 형을 살고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 정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성경에 보면 저울을 속이지 말고 판결을 굽게 하지 말고 가난하거나 약하다고 해서 편들어주지도 말라고 나와있는데 그런 판사들 중에는 종교를 가진 분들이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 그저 제 편한대로 종교를 사용하는 죄악을 저지르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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