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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자유롭니? ㅣ 탐 청소년 문학 3
이오인 콜퍼 지음, 김민석 옮김 / 탐 / 2011년 9월
평점 :
인권은 인간에게 당연하게 주어지는 권리이긴 하지만 이것이 인간에게 당연시되었던 것은 몇 년 지나지 않았다. 사실상 지금도 이 지구상 어딘가에서는 인권을 유린당하는 사람이 있기에 완전히 인권을 보장받았던 시대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인권의 발견이라고도 여길 수 있는 문서인 세계인권선언은 부당하게 제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시대와 정부나 그에 준하는 권력기관이 있기에 작성된 것이다. 아무도 쓰리슬쩍 넘어가지 못하도록. 그리고 이 동화는 세계인권선언서에서 말하고 있는 여러 항목들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고 가슴 깊이 울려주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것이다. 무엇을 말하는지 쉽사리 이해할 수 있고 내용의 기승전결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깔끔하게 끝나는 몇몇 동화도 있지만, 무슨 이야기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고 주제도 파악하기가 어려운 은유로 된 동화와, 시처럼 여운을 많이 둔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고, 가상의 이야기임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동화도 있다. 등장인물도 인도인, 팔레스타인인, 평범한 미국 아이가 주인공이거나 새가 주인공일 때도 있어서 참 다양하다.
이 동화의 기본적인 생각은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쉽게 생각하는, 저 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있으면 나도 그 인형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진짜 순진한 생각이다. 사실 귀하고 귀중한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불공평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모님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되도록이면 이런 안타깝고 슬픈 것들은 나중에 알게 되길 원한다고.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좀 더 상처를 덜 받을 때 이런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너무 늦다. 이미 감정이 딱딱하게 굳어져버려서 어떤 '사실'로 받아들이게 될 때는 이 세상을 위해 움직이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동화를, 이런 내용의 기사를, 이런 이야기를, 이런 영화를 자주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을 보고 분노하고 가슴을 치고 '뭔가'할 마음이 들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생은 절대로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인권의 문제는 비단 다른 나라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학교에서도, 동네에서도, 슈퍼마켓에서도 벌어지는 일상의 이야기이다.
얼굴색이 조금 다르다고,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고, 몰래 들어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신세라고 그들을 함부로 대해선 안 된다. 다문화가정이 많은 이 때에도 내심 혼혈이라고, 우리랑 다르게 생겼다고 비판하고 놀리고 따돌리는 철 없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럴 수 있다고 그냥 받아들이면 안 된다. 자신의 노력이 아닌, 선택이 아닌 것으로 차별을 받아선 안 되는 것이라고 똑바로 일러 주어야 한다. 남도 차별해선 안 되고, 나도 차별받아선 안 된다. 이 인권의 문제에서는 절대로 수동적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 실제로 벌어지는 사례를 들어 다양한 상황에서 인권의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알려주어야 한다. 무심코 내뱉는 "여자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나 "남자는 울면 안 되지!" 라고 하는 것도 크게 보면 인권을 침해받는 것임을 똑똑히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른인 나부터가 바뀌어야 한다.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하려면 무엇보다도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부모님을 보고 자라야 하지 않겠는가. 아이들에게 그들의 선택이 아닌 것으로 혼내거나 제한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살도록 일러주는 부모님이여야만 아이들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사회에서 받았던 불평등과 인권의 유린을 그냥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임을 알려준 후,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실제로 21세기에 경제부분에서 10위권이라고 불리는 한국에서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성차별이 존재하고 있고, 더 나아가 불법체류자에 대한 인간 이하의 처우는 한국 사회가 후진국임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이제까지 해왔던 관행이나 사고 방식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런 동화부터 시작해서 다큐멘터리까지 확장하여, 우리 스스로부터 인식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다.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학급 친구를 모른 척하도록 암암리에 조장하는 엄마가 아니라 두들겨맞고 같이 따돌림을 당하더라도 불의에 대항하여 옳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엄마가 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만약 35명의 학급 중에서 20명의 엄마가 그렇게 가르친다면, 아니 15명의 엄마가 그렇게 가르친다면, 아니 그것도 아니라 5명의 엄마만이라도 그렇게 불의를 참지 말라고 가르친다면 집단따돌림은 발 붙일 곳이 없게 된다. 학급 친구들이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오히려 자신이 다음 차례가 아닐까 숨 죽이며 생활한다면 따돌림을 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어쩌면 따돌리는 아이들은 그것이 나쁜 것이라고 강하게 옳은 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좌절감을 다른 방법으로 풀어낼 방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에게 옳지 않다고 따끔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집단따돌림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인권은 누구나에게 있는 것이고, 그것을 지켜야 할 의무와 권리는 모든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있는 것임을 잊지 말자. 한 사람이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길이 되고, 빛이 됨을 말이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