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사회학 에세이 - 구정화 교수가 들려주는 교실 밖 세상 이야기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구정화 지음 / 해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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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사회 전반에 대한 것을 알차게 꾸며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사회학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청소년기에 배운 적이 있었나 생각해봤더니 사회 과목에서 내가 제일 치를 떨며 싫어했던 사회문화 과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념만 무수히 등장해서 그 개념을 이해하는데 한나절 이상을 투자해야 했던 그 과목!! 그에 맞는 문제를 풀려고 하면 절대로 책을 먼저 보기보단 문제를 통해 유형을 확인하면서 그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 방식을 뒤늦게 알게 되어 나중에는 그리 어렵지는 않았지만 아노미, 사회구조 등 여러 머리 아픈 용어들 때문에 한동안 심란했던 기억이 난다. 만약 그 당시에 이런 책을 접할 수 있었더라면 조금은 쉽게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 나오는 고등학교 교과서도 이 책만큼이나 잘 나온다고 들었는데, 그 당시엔 모든 것이 흑백으로 재미난 구석은 조금도 없었으니 더 아쉬울 뿐이다.

 

어른이 된 지금에서는 이미 아는 내용을 깔끔하게 편집된 텍스트로 만나니 어려울 것이 전혀 없긴 했지만 아직 배우지 않은 청소년들의 입장에서는 또 모르겠다. 사람이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린다고 전혀 알지 못한 상황에서 읽으라고 하면 꽤 어려울 수도 있겠다. 어차피 사회학에 관련된 용어를 알지 못하면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이 책도 대부분이 용어 정리를 해준다고 생각하면 옳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 이해를 돕긴 하지만 그것도 용어 정리를 위한 것이니까 그리 새로운 구조로 설명해줄 수가 없을 수밖에. 저자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면 기본적인 용어도 모르는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책이라서 더 이상 재밌거나 쉽게 쓸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본다. 이 정도가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꾸린 것이라는 데에는 더 이상 이견은 없다. 다만 중간에 들어가는 삽화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림체는 익숙하니 청소년용 책에서 많이 등장한 그림이긴 한데 그 내용과 연결되는 삽화가 아니라 그저 흥미만 유발하는 정도의 것이라 그다지 이해를 돕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사회학의 기본 개념은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은 그 인간의 개성적인 면모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라고 하는 큰 틀의 영향을 받아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2011년 한국 사회에서의 고등학생이 학원을 가는 것의 동기는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의 공부를 잘 하고 싶어서 보충 수업을 받기 위해 가는 학생도 물론 있겠지만 대학 입시를 앞두고 경쟁을 유발하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공부를 별로 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도 억지로라도 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개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회요소들을 하나씩 배우는 과정에서 학생들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나 하는 것이 단지 개인의 기호이기 이전에 사회의 영향 때문임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아이돌에게 빠지는 것은 단지 개인의 기호가 아니라 현재 한국 사회의 청소년들이 여가 시간에 즐길 거리가 그런 TV프로그램이나 게임과 같은 매체밖에 없음을 드러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한국 사회에서 건전한 청소년 문화가 없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사회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데 큰 단초를 제공해준다.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한 번 읽고 다시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읽을 수 있다면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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