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 : 사랑 편 -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하지만 늘 외롭다고 말하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시 90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
신현림 엮음 / 걷는나무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시를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나이가 든 탓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시만큼 어려운 글은 없다 여겼는데...그런데 시가 땡기는 것은 아마도 짧은 글 속에 담긴 미학 때문이 아닐런지... 사람이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진다지만 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몇 마디 안 되는 말 속에 담긴 것이 맞는 것 같다. 1편이 먼저 있다고 들었으나, 기회가 되지 못하여 2편을 먼저 보았다. 자고로 시라고 하는 분야는 곱씹고 또 곱씹어봐야 겨우 그 의미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은근한 맛에 좋아하지만 알고 있는 시도 별로 없고 딱히 어떤 시집을 사야 할지 몰라서 제대로 된 감상은 하지 못하고 있었던 차였다. 사실 은근한 맛이 매력인 시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멍 하니 있을 만한 시간이 조금이라도 확보되어 있어야 하는데, 요즘에는 컴퓨터가 부팅되는 그 짧은 3분, 인터넷 화면이 바뀌는 그 3초를 참지 못하는 세상이 아닌가. 특히 난 잠시 잠깐의 여유, 잠깐의 멍하니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참아내지 못하는 고질병을 앓고 있어서 어쩌면 시와는 영영 멀어져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왕 시를 감상하기로 한 것, 마음껏 해보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2편에 소개된 사랑 시들은 하나같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게 하는 작품들이라서 재미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정말로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딸의 눈높이 맞춰진 작품들이라서 어렵지도 않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또한 사랑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배워서 알 수 있는 실천에 속한 영역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가장 인상 깊은 시는 오마르 워싱턴의 <나는 배웠다>라는 다소 긴 시이다. ‘나는 배웠다’로 시작되는 10연의 이 시는 마지막 연이 가장 압권이다. 나는 배웠다 / 사랑하는 것과 사랑을 받는 것을. 용서나 아픔, 시련과 같은 인생의 여러 쓴맛과 단맛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채워져 있는 이 시는 이 한 편만 찬찬히 음미해도 이 책 한 권을 다 감상했다고 해도 될 만큼 사랑에 관해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내가 정당한 일에 분노를 일으킨다고 해도 상대방을 모멸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는 인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친구가 울며 도와달라고 요청할 때는 제 삶이 힘들었어도 자신에게 그를 도와줄 힘이 남아 있음을 알게 되는 인간의 강인함을 알 수 있다. 다소 길긴 하지만 누군가에게 책 선물을 할 때 적어주면 딱 좋을 그런 시다. 갑자기 화가 나고 억울해지더라도 이 시를 읽고 나면 조금은 겸손히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테니까 말이다.

 

또 다른 시가 생각난다. 이보다 더 먼저 등장하는 이 시의 제목은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인데 우리 나라 시인인 심순덕 씨가 쓰신 것이라 우리네 정서가 제목에서부터 풍겨져 나온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모든 일에서 희생을 해야 했던 과거 우리의 어머니에게 바치는 찬가라고나 할까. 아프고 모질었던 우리네 인생에서 자식 입 속에 조금이라도 먹을 것을 넣어주기 위해서는 제 살을 깍아 먹는 일이라도 서슴지 않았던 우리 엄마를 보는 듯해 아려왔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그런 희생하는 엄마의 모습만 봐왔던 우리가 엄마를 그렇게 하찮게 대우하고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 때문이었다.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 가장 고급스러운 음식과 옷과 소품들은 엄마께 먼저 챙겨야 한다는 그런 다짐, 그런 후회, 그런 감정의 소용돌이를 느껴본다. 시란 가장 적은 수의 글자를 이용해서 가장 큰 울림을 준다는 말이 이해되는 그런 감동의 순간들이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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