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은 사랑 - 톤즈의 돈 보스코 이태석 신부의 강론 모음집
이태석 지음, 한국천주교살레시오회 정리 / 다른우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울지마 톤즈>란 영화를 보지 못했다. 그 이후에 MBC에서 스페셜로 나온 영상물을 편집한 것을 다른 경로를 통해 보게 된 이후에야 이태석 신부님을 알게 되었고, 그때서야 <울지마 톤즈>를 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가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홀홀단신으로 수단의 톤즈에서 사람들에게 베풀었던 이 신부님의 사랑을 보면서 예수님을 떠올린 것은 아마도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또한 용감히 그런 일에 뛰어들지 못한 것이 죄송스럽기도 하고 말이다. 우는 것을 치욕으로 여긴다는 톤즈 사람들이 울면서 이 신부님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에서는 마음이 짠해져서 정말 안타까웠다. 그가 없어진 병원이 텅 빈 것을 봤을 때도 안타까웠고, 지휘자 없는 브라스 밴드를 볼 땐 아쉬웠다. 그렇게 황망스럽게 암으로 이 신부님이 떠나신 이유는 분명 있겠지만, 인간이기에 그의 죽음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 알의 밀알처럼 심어진 이태석 신부님 덕분에 세계 많은 곳에서 수단이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신부님을 취재하러 간 MBC 팀이 이태석 신부님이 내주신 덕에 학교를 다니던 한 학생의 일 년치 학비를 대줄 수 있었던 것도 다 그 덕분이었으니까. 어느 누가 취재하러 갔다가 후원까지 하고 온단 말인가. MBC의 예산도 부족하단 소리를 들었는데 말이다. 마음에 감동이 오는 것은 미리 와서 모든 것을 다 쏟으신 이태석 신부님 덕이 아닌가 말이다. 우리가 예수님이 가신 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도 다 예수님의 사랑에 감동되고 그 사랑으로 움직여지는 것처럼 이제는 몇몇 사람들이 이태석 신부님이 걸어가신 길을 보고 따라가는 것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이태석 신부님의 강론을 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영상을 보았을 때 책도 있었으면 하고 바랐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태석 신부님에 대한 책이 몇 권이 나온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태석 신부님을 소개하는 다른 책은 못 보고 그의 강론집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 신부님의 말씀도 당연히 좋겠지만 그보다 더 이태석 신부님에 대해서 먼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바로 예수님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아니던가. 말씀이 곧 하나님인 것처럼 이태석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이 그에 대한 다른 사람의 기록보다 훨씬 생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묵직한 320페이지의 책 중 여러 페이지에 걸쳐 수단의 여러 사진이 수록되어 책이 예뻤던 것도 무시하진 못했지만 말이다. 생생한 사진과 더불어 그의 강론이 참 간단명료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예수님께서 제자에게 주신 기도인 주기도문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어느 순간부터 이 기도 말씀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느끼게 되었다. 우리가 죄를 사해 받은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지를 드러내는 방법은 우리도 다른 사람을 용서해주는 것이란 것!! 어릴 때부터 입에 붙은 것처럼 외워서 그것이 와닿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말이 얼마나 묵직한지,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때가 있었다. 내가 사소한 것조차 다른 사람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내 지은 죄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죄인임에도 다른 사람의 실수를 곱게 보아 넘기지 못했다니... 정말 배은망덕한 사람이었다. 이태석 신부님께서도 마태복음 18장 21절~35절 말씀에 나온 만 달란트 탕감 받은 종의 비유로, 용서해야 하는 이유를 강론하셨다. 일 달란트는 육천 데나리온이고, 일 데나리온은 하루 품값이라면 현재 시세로 계산했을 때 일 달란트는 25억 쯤 된다고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내가 평생을 벌어도 일 달란트를 벌 수나 있을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일만 달란트 즉 일만 곱하기 25억이나 탕감해주신 것이다. 그런데도 다른 사람을 용서를 못하면 그건 아니지~ 그 중 한 말씀이 내 시선을 끌었다. 용서는 잘못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켜 그를 회개로 이끈다는 말... 정말 많은 사람을 용서 못하고 살았다. 생각해보면 보잘 것 없는 내용이었는데... 가장 큰 것은 직장 상사였다. 내게 제대로 못했고 모든 실수를 했던 그 사람을 미워했던 것이 가장 미안하다. 예수님은 내가 회개해서 용서해주신 것이 아니라 이미 용서를 먼저 해주신 것이란 말씀은 정말 감사하다. 그래서 내가 오늘도 살고, 웃고, 하나님을 찾을 수 있는 것이기에. 끔찍한 죄인인 내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의 용서 덕분이 아닌가. 절대 일만 달란트 탕감 받은 종처럼은 되지 말아야 한다.

 

각각 일자가 적혀있고 그에 대한 말씀이 짧게 두 장 정도의 분량밖에 안 되어서 아름다운 톤즈 사람들의 사진을 곁들이면서 하나씩 읽으면 좋다. 순서대로 볼 필요도 없어서 부담도 없고 성경 구절까지 옆에 제시되어 있어서 읽기에 편하다. 읽으면서 실제로 예수님처럼 살았던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본다면 우리의 삶도 점차적으로 나눔과 베품에 가깝게 가지 않을까 싶다. 내 것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을 위해 사는 삶,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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