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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오디션 30초의 승부
조영수.김성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7월
평점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한국에서는 오디션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 쇼, 댄스, 밴드, 피겨 스케이팅까지 여러 분야에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좁았던 가수의 관문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실력은 있는데 외모가 되지 않는다거나 방법을 몰랐던 사람들에게 하나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가창력이 무엇인지조차 혹은 실력이 있다고 할 때의 ‘실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 대중가수가 되기 위한 실력이라 함은 단연 고음만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말고 그냥 가창력과 음정과 박자를 맞출 수 있는 능력은 기본이고 거기에다가 감정 이입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요구된다. 또한 그 외에도 상황에 대한 판단력, 적응력, 자기 관리, 압박을 이겨내고 긴장을 풀어낼 수 있는 능력, 자신의 개성을 표현해낼 수 있는 능력이나 대범함, 실수를 해도 당황하지 않는 능력까지 전천후 능력이 필요하다. 이는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대중가수를 찾기 위함이다. 안 그러겠는가. 마음이 편하고 감정이 물 올랐을 때 나오는 실력만 가지고 가수로 뽑아주길 기대하는 것은 대중가요계의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가수가 될 수 있다’고 하는 말에는 복잡다단한 능력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디션에서는 처음 30초가 중요하다고 한다.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단 한 사람을 고르는 무대인데, 첫 인상에서 지고 들어가면 승산이 있을까. 절대 없다. 그렇기에 실력이 탄탄히 받쳐주는 지원자라면 그 실력을 잘 포장해서 처음부터 드러낼 수 있어야 하겠다.
이 책에서는 소위 말하는 실력은 있으나 운이 없었던 오디션 탈락자들과 오디션 지망생들을 위한 책이다.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배우지 못해서 실력을 단순히 고음만 내지르는 가창력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 그런 부분부터 하나씩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다. 대중 가요를 많이 히트시킨 조영수 작곡가와 김성한 기자가 만나 만든 책이니만큼 그 완성도는 보장할 수 있다. 음악이나 노래에 그다지 애착도 없고 재능도 없는 사람들에게도 이제껏 알지 못했던 세계로 데려다 줄 책이니 호기심에라도 보면 앞으로 계속 이어질 오디션을 볼 때 심사위원들이 심사하는 기준을 파악하거나 지원자들을 나름 평가해볼 수 있는 잣대도 생길 것이다. 전에 심사위원의 성적은 좋았으나 시청자 투표가 낮았던 한 지원자가 떨어지고서 말이 많았다고 하는데, 앞으로 팬이 되어줄 시청자에게 호감을 사지 못했던 것도 그의 능력의 한계라고 할 수 있으니 떨어뜨리는 것이 맞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대중가수를 뽑는 자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디션장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어떤 이변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를만큼 상황이 급변하게 돌아간다. 지역 예선에서 0.07%의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지망생들을 2박 3일 합숙하면서 여러 미션을 가지고 최종평가를 할 때는 2시간 잔 것이 가장 많이 잔 것일 정도로 그 과제량과 압박감이 엄청나다. 그 때 정신을 바르게 차리면서 여유를 잃지 말고 떨어져도 다음을 대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얼마든지 이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 때부터는 실력을 평가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이미 실력은 검증받고 올라왔기에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과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얼마나 적응이 잘 되고, 얼마나 화합이 잘 되는지를 평가하는 자리인 것이다. 실시간 카메라가 돌아가기에 인성을 평가하는 것도 무시 못한다. 그 때 좋은 인상으로 호감을 샀던 허각이 최종 우승자가 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닌 것이다.
앞에 나와서 발표를 하든 경기를 하든 최대의 긴장을 얼마나 잘 견디고 무대에 설 수 있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그것이 운동 선수이든 가수이든 배우이든 화면에 비칠 것을 각오해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긴장감을 해소하는 방법을 일찌감치 터득하지 않는다면 오디션은 안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도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얼마든지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어릴 적부터 무대울렁증이 있고 소심쟁이였던 나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희생할 부분이나 고쳐야 할 부분을 말끔히 준비하고 가는 것이 좋다. 심사위원들이 하나같이 좋은 점수를 줬던 것은 시선 처리 부분이었다. 잡아먹을 듯이 심사위원을 바라보는 연습이 되지 않아 눈을 회피하거나 먼산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면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혹은 자신 없어 보이기 때문에 아무리 노래를 잘 해도 뽑아줄 수가 없다. 많은 긴장감을 이겨내야 할 사람인데 심사위원의 눈조차 못 마주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줄 수가 있을까. 만약 오디션을 준비한다면 기본기를 탄탄히 쌓아놓는 것은 당연하고 틈나는대로 몸도 만들어놓아 오디션의 극한 긴장에서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기르고 악기 하나는 자유자재로 다루어서 자신의 음역대에 맞는 노래로 해석해서 부를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다 잘되었다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녹음해서 듣기도 하고 거울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파악도 하고 시선을 절대 피하지 않는 연습까지 한다면 충분히 준비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황하지 말고 간절함으로 무장하고 가는 것은 당연하다. 마지막 기회라고 덤벼드는 것도 심사위원이 좋아하는 태도임을 잊지 말아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