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사진첩을 열다
맥스 루케이도 지음, 마영례 옮김 / 가치창조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만큼 예수님의 일생을 재미나게 조명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나는 이 책이 나온 것을 봤을 때, 그리고 그 저자가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분명히 예수님의 일생, 곧 공생애 시기를 생생하고 실감나게 전해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다운 이야기꾼은 다시 없기에, 복음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쉽고 분명하게 제시해주는 이는 없을 것이기에 그렇게 느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루케이도 목사님의 다른 저작들에 비해 그다지 확고하게 다가오는 것이 없어 아쉬웠다. 특히나 각각의 에피소드가 너무 짧은 분량으로 등장해서 각 에피소드에서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이나 감동이 별로 없었다. 아마도 여운의 깊이를 더 주시려고 그렇게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수님의 많은 이적과 설교 사건들을 다 따라가려니 마음만 바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실은 없고 껍데기만 안고 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각 에피소드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내가 파악한 것과 목사님의 이야기와 달라서 당황했던 경우도 있다. 물론 목사님께서 전달해주고 싶어했던 다양한 주제들이 있었기에 그런 식으로 편집하셨겠지만 각 에피소드의 분량이 너무 짧아서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뭔가 더 이야기해주면 그곳에 도달할 것 같은데 왠지 산중턱에 주저앉아버린 느낌으로 읽었던 듯 하다.

 

그런데 다시 읽으니까 처음 받았던 느낌과는 다르게 목사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이 된다. 아마도 이 책은 각 에피소드의 분량이 짧은 대신 힘있고 강한 영향을 주기 위해 특별히 고안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에 나만 적응이 되지 않아서 당황했을지도 모르겠다. 두 번 읽으니까 그제서야 드는 생각이다. 탄생이 예고되는 순간부터 바울을 부르신 사건까지 총 42가지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그 뒤에 에필로그 격으로 천국에 대한 것과 우리를 위해 하나님께서 예비해놓으신 것에 대한 내용이 덧붙여졌다. 성경을 한 번쯤 읽었거나 주일학교 시절부터 교회를 빠짐없이 나와서 예수님의 행적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이 책을 보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예수님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저 하나님의 아들인 분이라고만 알고 있어도 책이 어렵지 않아서 충분히 읽고 주제를 얻어낼 수 있다. 요즘에 느끼는 것은 머리가 나빠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때가 되지 않았거나 그곳까지 도달해보지 못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진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복음을 들어 믿고는 있어도 아직은 확실하게 와닿는 것이 없는 그런 상태라면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각 에피소드마다 주제가 있고 그 주제에 대해 심사숙고할 수 있도록 여운을 두었기에 충분히 오랜 시간 묵상을 한다면 어렵기만 하진 않다. 가치창조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대부분 어려운 책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처음에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께 내가 기대를 했던 것은 그의 다른 저작 『세상이 외면하는 순간에도 하나님은 너를 사용하신다』에서 베드로를 깨우는 천사처럼 재미나고 생각지도 못했던 의외성이었다. 천사가 궁시렁대며 베드로를 깨우기 위해선 나팔을 가져와야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은 성경 속 사람들이 멀고 먼 존재가 아니라 바로 나와 같은 죄인들이라는 것을 더 확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유쾌함과 분명함을 보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은 없었다. 이번에는 약간 예수님의 속 마음이 드러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한 신이시자 인간이신 그분에 대해 그런 식으로 상상을 발휘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아니였을까 싶다. 혈기 왕성하고 열정적인 선지자 이사야나 눈물이 많은 예레미야 선지자, 마음이 온유한 선지자 모세, 복음이 ‘너나 잘 하세요!’를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 하박국 선지자 등 구약의 인물이나 신약의 열두 제자들로 그런 식의 의외성을 찾아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 같기에 다음 저작이 기다려질 따름이다. 짧막한 글귀에 깊은 여운을 숨겨둔 책을 찾고자 한다면, 순서대로 찬찬히 살펴보지 않고 보고 싶은 부분부터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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