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옥의 크로싱 - 99명의 거장에게서 발견한 생각의 연금술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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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평생 미술관과는 어떠한 관계도 없던 터라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 관장님의 책도 이번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저자의 다른 책들을 검색해보니 충분히 재미있을 만한 다양한 책을 찾을 수 있었다. 좀 늦었지만 이제라도 좋은 미술 관련 저자를 알게 되어 다행이라 여겨진다. 이 책은 이제까지의 대가로 인정받을 만한 여러 화가들과 요즘 미술계에 한 획을 긋고 있는 화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화두는 ‘융합’이다. 서로 다른 학문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융합이야말로 21세기 인재상에 부합되는 능력이라며 우리가 알만한 미술계의 거장들을 제시한다. 그중 지겹도록 들어왔던 예술가라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파블로 피카소와 앤디 워홀이 있다. 이들은 특별히 미술가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도 20세기에 태어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을 수밖에 없는 천재들이다. 현재의 직업군에 속한 직업 명칭만 해도 열 가지가 넘는 다 빈치의 경우에는 관련 책들도 숱하게 출간되고 있지 않은가. 그만큼 몇백 년이 흘렀어도 다 빈치의 능력을 따라잡기란 아직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나는 그의 그림을 볼 때마다 항상 아쉬웠던 것이 있었다. 그렇게 천재적인 사람은 후대를 위해서라도 그림을 많이 남겼어야 한다는 생각이 그것이었다. 그림도 별로 남아있지도 않지만 그나마도 미완성이 많았던 것을 보면 정말 아쉬울 뿐인데 그의 그림을 보면 단지 그림만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회화 작품에도 기계의 움직임에 대해 알게 된 것을 그려 넣거나 여자의 머리카락을 그리면서 물결의 소용돌이를 연상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관찰한 것들을 그림 속에 포괄했던 그는 한 가지 관심 있는 주제가 생기면 한 가지를 마무리 짓지도 않고 연쇄적으로 그것들을 섭렵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했기에 미완성인 그림도 많고 한 작품도 몇 년에 걸쳐서 그리게 되는 것이었다. 그것을 이 책에서 알게 되었는데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 즉 화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터라 새롭고 확실한 해답으로 생각된다. 피카소 같은 경우에는 입체파나 큐비즘이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화가인 것은 알지만 그의 그림이 왜 그리 각광을 받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몰랐다. 특히나 그가 십대 때 그렸던 그림을 보노라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지 않고 이상하게 그린 그림에 대해서 다들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이상하게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에 대해 나온 어린이용 그림책에서 그의 족적을 간단하게 정리된 것을 본 적이 있어 그가 왜 다재다능한 인재인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어떤 분야에서라도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대다수가 알다시피 피카소는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도자기, 판화, 무대 미술, 삽화, 무대 장식, 그래픽 아트까지 진출했던 진정한 멀티 아티스트였지 않은가. 이런 예술가 정도는 알아두면서 그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뽑아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어쨌든 그도 사람이었으니 사람인 나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여지는 있는 것일 테니. 마지막으로 앤디 워홀은 내가 미술사적으로 아는 것이 없어서 이 책에서 처음으로 그가 미술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어느 정도 가늠했다. 예전에도 읽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그것이 이 책으로 인해 다시금 기억났다고나 할까. 앤디 워홀은 시대적인 흐름을 잘 타고난 예술경영가로 이해하면 좋겠다. 예술작품을 독보적인 한 사람이 생산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기존의 사고방식을 깨뜨리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림을 사는 사람은 솔직히 이해되지 않지만 돈이 넘쳐날 정도로 많고 내 눈높이에 익숙한 소재로 그림을 그린 것이라면 구매할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시대를 앞서 가지도, 뒤처지지도 않았던 그의 시대 감각만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많이 들어왔던 몇몇 예술가를 골라서 이야기했지만 이 책에는 여러 미술계의 대가들을 8가지 인재상으로 나누어서 소개하고 있다. 내 것과 네 것을 섞는 하이브리드형, 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얼리 어답터형, 일상과 창조를 하나로 만든 발명가형, 경험과 열정의 체험형, 재능과 노력을 섞는 멀티플레이형, 시간과 몰입의 융합 연구자형, 감각과 감각의 크로스 공감각형, 너와 나를 섞는 협업형 인간이 그것이다. 하지만 머릿속에 그런 식으로 남아있지 않아서 내 마음대로 풀어보았다. 결론은 항상 그것이다. 남과 다른 방법과 다른 생각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서는 무언가 얻을 것이 있다는 것. 친숙한 것일지라도 다르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한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끝까지 파고들려 집중하는 것이 그들을 그렇게 미술계의 대가로 만들지 않았을까.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생활의 달인’도 바로 그렇게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얻어진 것이 아닌가. 그러니 누구나 한 가지쯤은 그 분야에서 ‘달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본인이 그렇게 집중하고 다르게 노력만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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