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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마흔살 여자의 기적같은 이야기
정은희 지음 / 다산라이프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마흔 살, 이혼, 빈털터리의 두 아이 엄마가 지금은 핑크벤츠를 탑니다.
사람들은 어느 때 죽을 힘을 다해 낼까. 그것은 당연히 절벽 위에 서 있을 때,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긴박함할 때일 것이다. 여기 마흔 살의 이혼녀가 있다. 수중에는 백만원이 채 안 되는 돈을 가지고. 11평의 임대 아파트에 사는 하루 하루 무가지를 뒤적여봐야 하는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대단한 학벌도 없고, 스펙도 갖추지 못한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의 종류는 한정되 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랬던 그녀가 메리케이 화장품을 만나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단지 개인 판매자가 회사와 직접 단독 계약을 맺는 방식이었기에 얼마든지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준다는 이유로. 당시 메이케이 코리아가 한국에 들어온 지 4년 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청주 지역에서는 그녀가 처음이었기에 기회가 좋았다. 메이케이 화장품은 단순히 제품을 전달하는 방문판매의 형식에서 벗어나 피부 상태를 컨설팅하고 각자의 피부 타입에 맞는 메이크업을 제안하는 개인 뷰티 컨설턴트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에도 알맞고, 단계별로 직급체계로 판매자에게 도전의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도 성장하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 시작하는 사업자는 뷰터 컨설턴트로 부르고, 이들 개인사업자를 관리하는 관리직은 디렉터, 최고 직급자는 다른 회사로 치면 판매이사급에 해당하는 내셔널 세일즈 디렉터NSD라 하는데 그녀는 시작한 지 3년 6개월만에 최고의 직급인 NSD에 올랐다.
이런 류의 성공스토리는 다른 사람에게는 부러움을, 본인에게는 자신을 정리하는 기회를 준다. 그러나 내게는 막연한 궁금증만 든다. 그녀가 성공하기 위해서 버려야 했던 자존심, 두려움, 선입견, 체면 등은 사실 모든 인간에게 버리기 쉽지 않은 것이 아닌가. 그런 것을 단지 한 마디의 말로 ‘버린다’고 그것이 쉽게 버려지냐는 말이다. 그녀가 바쁘게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시는 어머니께서 김장을 담가 주신다고 했을 때, 김장을 도우러 간 어머니 집에서 배추가 맛있는 김치로 거듭 나기 위해서는 다섯 번 죽어야 한다는 말에, 그녀가 가졌던 모든 두려움과 체면 등을 버릴 수 있었다고 그 소회를 밝혔다. 그런데 그 순간이 너무나 선명하게 인식되긴 하지만 같은 상황이 아닌 사람의 입장에서는 잘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책에서 말했듯이, 우리의 체험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전해야 할 그것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그녀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분명히 누구나, 학벌 없고 스펙 없고 능력 없는 사람도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을 테니. 다른 자기계발서에서도 이야기했던 것 중에 주의깊게 봤던 것이, 사람이 성공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김없이 이 책에서도 자신이 승승장구 하고 있을 때 스스로 더 높이 성장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깨달음을 느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무서워한다는. 그래서 아직도 성공에 대한 이야기가 팔리고 있고, 사람들은 성공을 갈망하기 마련인가 보다.
여러 일화 중에서 자기가 NSD일 때, 자기 밑에 있는 한 뷰티 컨설턴트가 그만 둔다고 했던 이유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자신은 3~4개월만 바짝 고생하면 평생을 편하게 살고 싶었다고 말하면서 저자더러 NSD에까지 올랐음에도 무한히 바쁜 것이 못 실망했단다. 뷰티 컨설턴트 때는 새벽 5시에 일어났고, 지금은 7시에 일어난다는 저자는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서 성공에 대해 스스로를 가꾸는데 그것이 그 뷰티 컨설턴트에겐 힘겨워보였나 보았다. 그 때 느꼈다. 과거 나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을. 평생 놀고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돈만 있으면 뭐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내 어린 시절의 철 없음을.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그렇게 나 자신을 위해서만 시간을 쓰고 여유를 즐기며 편안히 살아가는 것이 행복인 줄 알았다. 그러나 절대로 그런 것이 아니였음을 요즘에는 느낀다. 사람은 편하면 이상한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내가 이상한 생각을 했던 것은 결코 편해서만은 아니였지만, 대부분 등 따시고 배 부르면 안일해지고 나태해지기 마련이 아닌가. 누구나 편히 있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기를 좋아하고, 남에게 베풀지는 못할 망정 남의 배려를 구해야 하는 상황을 무서워하기 마련이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그래서 그 뷰티 컨설턴트는 결국 그만 뒀지만, 저자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단다. 당연히 성공이라는 것이 안일하게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는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항상 생동감이 넘치는 것은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성공 후 마음껏 시간을 쓰겠다고 하는 것은 웃긴 일일 것이다.
아무것도 없었기에 더욱 성공이 빨랐던 그녀를 보면 아마도 누구나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누가 움직이고 누가 움직이지 않는가 하는 것이 아닐까. 항상 움직이고 생동감 있게 살아가는 것이 굳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행복의 근원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스스로 성공의 키워드를 찾아가며 노력했던 그녀에게 나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