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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경제학 - 경제이론과 현실경제의 행복한 만남
그레그 입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부글books에서 나온 신간, 『달콤함 경제학』은 말 그대로 경제학이 달콤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보통 경제학은 어떤 것이 있는지 잘 읽어보지 않아서 다른 경제학 책과의 비교는 할 수 없지만 확실히 쉽게 읽힌다는 것만은 확고하게 말해줄 수 있겠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추천인의 글이 두 편이나 실려 있는데 중앙일보 경제연구소 소장인 박의준 씨와 들어본 적도 없는 기업인 PIMCO의 CEO인 모하메드 엘-에리언 씨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제책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으니, 서문을 보기도 전에 추천사를 먼저 보면 잔뜩 기대하게 된다. 책을 아주 쉽게 읽을 수 있겠구나 하고. 그리고 서문을 보면 그가 어릴 때부터 경제학자이신 어머니로부터 일상생활에서 경제학을 접목시켜서 양육 받았기 때문에 이렇게 실생활에 쓰이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는 쉬운 경제학 글쓰기가 가능하게 되었던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어릴 적에 인플레이션에 따라 용돈을 받은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대단한 경제학자들도 그런 식으로 양육받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이 책의 저자인 그레그 입 씨에게만의 강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실제로 보면 정말로 쉽게 읽을 수 있다. 추천사에 나온 것처럼 비유가 예사롭지 않긴 하지만 그런 비유가 두드러지지는 않고 그저 이해하기 쉬운 생활용어로 경제학을 풀어내었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비유를 잘하기 위해 과도하게 신경을 쓰면 비유만 두드러지고 진짜 중요한 내용이 가려지는 느낌을 받은 책도 있었기에 하는 말이다. 이 책은 적절하게 아주 가끔의 빈도로 비유를 사용하되 전반적으로 쓰이는 말이 어렵지가 않다. 다들 이런 책처럼만 경제 책을 쓰면 아무도 경제가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예전부터 나는 확률이나 환율에 대해서, 즉 %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딱 맞아떨어지는 인식을 가지지 못했다. 내 자신이 그렇게 모호하게 알고 있으니 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설명도 딱 부러지게 못한다. 원래 다른 개념들은 잘 알고 있든 제대로 모르고 있든 딱 부러지게 설명해줄 수 있는데 유독 %이 들어가는 개념은 안개 속을 걷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그런 개념이 나오지만 내가 이제까지 봤던 몇 권 안 되는 다른 경제 책들과는 달리 그런 개념을 확실하게 알 필요가 없었다. 계산을 할 것도 아니고 분석할 필요도 없으니 그저 나타난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을 나는 좀 과도하게 생각했던 느낌이 든다. 실은 다른 책은 그런 부분에 대한 설명이 책에 대한 비중에서 많이 차지했던 것이 내게 그런 느낌을 들게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이 책은 그런 숫자와 기호들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각기 설명해주는 곳에서는 이제껏 들어왔던 배경지식과 그 외에 읽었던 경제 책에서 얻은 지식과 잘 조합해보니 확실히 이해가 잘 된다. 보통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이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디플레이션에서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어서 나쁜 경우에는 나라가 지급 불능에도 빠질 수 있다고 나타나있다. 그래서 경제는 과해도 안 되고, 덜 해도 안 되는 것이라는 중용의 미학을 다시금 이해했다. 특히 미국인들은 실업보다도 인플레이션을 더 두려워하는데 이런 인플레이션은 임금 인상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인금 인상이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역설적인 생각을 했다. 솔직히 임금이 인상되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으니 마냥 좋을 줄만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였다. 그렇게 예측하기도 어렵고, 대처하거나 방지하기도 어려운 경제란 괴물은 그래서 매력적인 학문이 아닌가 싶다. 미국대통령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 경제학인데, 그를 보필하는 경제 자문단이 대통령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서 그 당시의 경제 정책이 달라진다. 어쨌든 대통령도 사람이고, 사람인 만큼 경제를 확실하게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니까 말이다.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경제이기에 더욱 매력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나도 이해는 못하면서도 계속 경제학 책을 보게 되는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