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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룰 - 세상 모든 음식의 법칙
마이클 폴란 지음, 서민아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세상 모든 음식의 법칙’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저술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마이클 폴란의 책이다. 나는 그의 명성도, 책도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번에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된 『푸드룰(Food Rules)』으로 겨우 그의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전에 얼핏 『잡식동물의 딜레마(Omnivore's Dilemma)』라는 책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었기에 그의 책이 어떤 내용인지 확실히는 모르겠으나 어설프게는 감잡았지만 먹고 살기 바빠 그의 책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그의 책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할 것을 알겠다. 생태계의 가장 끔찍하고도 무자비한 포식자, 인간이 제대로만 행동한다면 유일하게 생명체가 살아숨쉬는 지구란 행성이 행복하게 생존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어쨌든 내가 감잡은 『잡식동물의 딜레마』의 내용은 바로 이것이다. 뭐가 어찌됐든 인간의 유해하고도 끊임없는 욕망에 대한 것일 것이란 것!! 그래서 그와 비슷한 뉘앙스를 가진
이 책에 나온 64가지의 법칩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마음을 뜨끔하게 했던 것은 첫 번째 규칙인 [음식을 먹는다]였다. 나는 내가 상당히 잘 챙겨먹고 건강을 끔찍이도 챙기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저 나는 먹는 것을 좋아할 뿐이었다. 입에만 달콤하기만 하다면 몸쯤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것처럼 살아왔다. 내가 좋아하고 밤참으로 자주 찾게 되는 것이 라면이고, 그것도 종류별로 많이 늘어서있는 컵라면인데다가, 저녁때면 나도 모르게 대형할인마트에서 어슬렁거리면서 괜히 살까 말까 망설이곤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위안을 삼는 것은 편의점에서 사먹는 것보다 얼마나 싸냐~ 였다.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한심하다. 세상에 사는 이유가 오로지 먹기 위해서인 것처럼 그렇게 철없게 살았다.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초콜릿인데, 이것도 아예 안 먹으면 그만일 것을 칼로리 계산한다고 여러 가지 초콜릿을 들고 비교하는 척 하는 심각하게 고민한다. 이러니 몸이 좋아질 리가 있겠나. 게다가 되지도 않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야식을 금했던 적이 있었다. 며칠 하지도 않았는데 그것에 대한 반대 스트레스로 인해 먹을 것에 폭주했다. 그 때는 왜 이렇게 빵이 맛있던지... 빵의 참맛을 새롭게 발견하고 내린 결론은, ‘모든 빵은 맛있다’였다. 그전까지 빵 같은 간식을 그리 좋아하지도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그 때는 진짜 빵이 이렇게나 맛있는 것이란 것을 확실히 느꼈다. 그것도 치즈가 들어간 빵이란 빵은 모조리 먹어야 할 정도로 절박했다. 치즈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안 먹는 것은 용납이 안되었으니까!!
먹고 싶은 것은 하나 같이 몸에 부담이 가는 것뿐이니, 정말 이 책을 읽으면서 심각하게 고민했다. 먹고 싶은 거 먹고 살다가 한 방에 훅 갈 것인지, 아니면 조금씩 절제를 하며 자신을 욕망의 구렁텅이에서 건져낼 것인지... 다이어트를 일주일 했나 모르겠다. 하지만 내겐 무리하게 억압하는 것이 안 맞는다고 생각이 들어 이제는 무리하게 먹을 것을 제한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다. 음식 같아 보이기만 할 뿐, 정말 음식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로만 채워진 대형할인마트에 가면 어찌 그리 유혹을 많이 받는지.... 또 내가 좋아하는 음식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햄이다. 어릴 때 많이 못 먹었던 것이 그렇게 한이 되었던지, 햄은 모두 좋아한다. 아주 싼 입맛이다. 그런데 그것이야말로 음식이 아니지 않은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모두 음식이 아니니, 이것만 줄여도 충분히 몸은 살릴 수 있을 것인데... 그런데 또 문제인 건, 기업체에서 쓴 술수에 그냥 넘어가버린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니까 내 모습이 보였다. 과자를 좋아하는 내가 칼로리가 높은 과자를 그냥 먹기엔 뭔가 께름직하니까 ‘무슨무슨 첨가’라고 쓰여 있기만 하면 마음 편히 먹게 된다는 것이다. 정말 완전히 순진하지 않은가! 아무리 몸에 좋은 것을 넣는다고 해도 그것 자체가 합성된 물질일 텐데 그것이 무어 그리 몸에 좋을꼬. 정말 미련하긴 왕 미련했던 나이다.
그런데 후회 많은 이 상황에서도 희망은 있다. 이젠 나도 안다는 것이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린다고 했다. 나는 조금 미련하긴 했지만 이제 알긴 아니까 예전만큼은 많이 먹지 않고 일단 몸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까. 요즘 들어 피부가 많이 재생을 하지 못한다. 그것도 생각해보면 내가 먹는 것으로부터 영양을 공급 받아 만들어내는 것이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 모르겠다. 그러니 좀 더 예뻐지고 싶다면, 좀 더 현명해지고 싶다면, 좀 더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싶다면 아는 대로 조금씩 실천해볼 것이다. 대체 식품에 현혹되지 말고, 기능성 식품에 현혹되지 말고,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채소 위주로 먹는다면 피부도 아프지 않고 몸도 아프지 않을거다. 분명 그럴 것이다.
『푸드룰』을 처음 보았을 때, 그런 의미에서 혹했다. 내가 음식을 제어하지 못하는데 그것에 대해 무언가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실낱 같은 희망을 가지고 이 책을 선택했던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던히 노력을 계속 해야겠지만 조금씩 음식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고 대하기 시작한 것 같긴 하다. 예전에도 탄산음료가 몸에 그렇게나 좋지 않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도 피자나 햄버거를 먹을 땐 꼭 탄산음료를 먹었다. 아니, 그 때는 특별히 꼭 챙겨먹었다. 평소에는 특별히 사먹는 음료가 아니기에 그 때만큼은 특별히 먹어줘야 하는 음료였다. 게다가 가끔 속이 더부룩할 때는 약 대신 찾아먹을 정도로 내겐 친숙했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탄산음료를 매일 한 잔씩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충격적인 정보를 얻고 나서부터는 탄산음료를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는다. 그러니까 일단 무언가를 알아야 변화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