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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도 부처님도 기뻐하는 과학
강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과학적인 사실을 우리가 알고 있었던 혹은 성경 구절이나 법구경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시대의 화두인 통섭을 충족시켜주는 것 같은 모양이다. 젊은 과학자의 입장에서 흔치 않은 종교적인 성찰이라 더 주목을 받을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불경이나 성경이나 좋은 말씀(종교적 가르침 중 나쁜 것을 권하는 가르침은 없으니까)을 읽고 사는 데에 참고할 수 있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그러한 생각 때문에 기독교도인 내 생각과는 일견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하나의 잠언으로 성경이나 불경을 참고하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닐 테지만, 성경적인 말씀으로 인생 전체를 바꾸어 가야 할 그리스도인으로서는 이런 식의 짜깁기 글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이 책의 앞 표지에는 작은 글씨로 ‘이 책을 목사님, 신부님, 스님께 전해주세요’라고 되어 있는데, 이미 이 분들은 이 모든 사실을 알고 계시다. 그 분들이 어떠한 분이신가! 제가 생각하는 진리를 향해 제 인생 전체를 바치겠다고 서원하신 분들이 아니신가 말이다. 우리가 매양 알고 있었던 일들을 직접적이고 사실적인 과학기술 혹은 현상으로 설명해주어서 참신하긴 하지만 그분들께 드릴 만큼의 수준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이 책의 앞 부분에서는 불교의 가르침과 기독교의 가르침이 어찌나 비슷한지 놀랍다고 한다. 나도 놀라웠다.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기에 정확히 안다. 대학교 수업 때 불교에 완전히 심취하신 교수님께서 불교의 말씀이 얼마나 좋은지 설파하시면서 반대로 기독교는 왜 그 모양이냐고 비판하셨었다. 그 때는 내가 소심하기도 하고 영적으로 깨어있지 않아서 어떤 말씀도 드리지 못했는데, 그 불교 말씀이 성경에도 있다고 마음 속으로는 한창 반박하기 바빴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창조주 하나님이 계시고 그분이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죄악을 저지른 우리를 위해 제 아까운 독생자 아들 예수를 대신 속죄물로 드려 살리셨다는 그 진리만큼은 빼놓고 거의 대부분이 흡사할 것이다. 거의 모든 종교의 가르침이 말이다. 이런 중요한 진리 외에는 다 똑같다는 것은 이제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런 중요한 부분에서 진리와 진리가 아닌 것이 갈리는 것일 뿐. 그런데 기독교도 중에서도 아직 많은 것을 인생으로 깨닫지 못해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나도 매번 저지르는 잘못이고 교만이고 죄악이기에, 그리고 우리는 똑같은 인간이기에, 같은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솔직히 인간으로서 그런 잘못 하나 지르지 않을 수 있나. 그러니 용서해줘야 한다. 특히나 우리의 죄악을 예수님께서 용서하셨으니까.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교인들이 저지르는 실수와 잘못과 죄를 그냥 보아넘기지 않는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런 양 떠들기에 바쁘니까 말이다. 그럴 때 보면 세상 사람들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구나, 그래서 실망했기에 저렇게나 비판하고 떠들어대는구나 생각한다. 그리고 저들이 우리로 인해서 상처받았으니 우리가 더욱 자중하고 회개하고 겸손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이 책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보면 너무나 아이디어도 참신하고 내용도 그런데로 좋은데, 너무 곡해해서 한 부분만 뽑아서 설명한 것 같은 부분이 있어 말하고 싶다. 고기를 먹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예수님께서 삽겹살을 먹거나 소화가 안 되신다고 레어나 미디엄으로 구워먹었다는 기록이 없지는 않느냐며 반박하는데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처사이다. 나도 현재의 급속도로 진행되는 육식 위주의 식생활이 마음의 어느 한곳을 불편하게 만들고, 법정 스님의 『먹어서 죽는다』는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는 백번 동의하는 바이지만, 성경에서 육식을 먹으라는 말이 없었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어 이렇게 몇 자 적는다.
기독교와 천주교에서는 이 세상을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피조물들끼리 서로 죽이고 고통을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셨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성경을 보라, 예수님께서 고기를 즐겨먹었다는 구절이 나오는가?(p.62)
이렇게 등장하는 구절이 있다. 한데 실제 구약 성경에 나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속죄일에 부여해주셨던 제사의례를 보면 죄다 동물들을 희생제물로 드린다. 여러 사람들이 같이 먹어야 하는 화목제물의 경우에도 소나 양, 염소를 잡을 수 있게 하셨기에 육식을 먹으라는 구절이 없다고 해서 육식을 금하셨을 거라고 추측을 하는 것은 억지 의견일 뿐이다. 또한 예수님께서 오병이어(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기적으로 5천명을 먹이실 때, 물고기는 육식이니까 안 받는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 부활하신 이후에도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조찬을 준비해주실 때도 물고기는 등장했다. 뭐, 물고기는 육식이 아니라는 말씀은마라. 되도록이면 채식 위주의 생활을 하는 것이 정신 건강이나 육신의 건강에도 좋겠지만 그것을 말도 안되게 성경 핑계 되지않았으면 좋겠다. 하물며 이스라엘 백성이 40년 광야 생활을 할 때도 메추리 떼로 육식을 공급해주신 하나님이 아니시던가!
하지만 이 책의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교양 서적의 하나로 여러 과학 현상을 알아가는 것도 좋겠다. 이미 알고 있었던 흑연과 다이아몬드의 구조에 따른 차이나 산화 되는 것 등에서 다시금 정확한 과학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재미있었다. 흥미롭게 과학이라는 화두를 던져 성경 구절이나 법구경의 구절을 접할 수 있었던 것도 참신했던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흥미로운 과학 사실을 알고 싶다면 읽어보는 게 좋겠다. 채식을 하자고 하면서 설명했던 새로운 정보가 있어서 한 번 인용해본다. 역시 이 세계 지으신 하나님은 놀라우시다니까!
쇠고기가 단백질을 19%, 콩이 40% 함유하고 있는데 반해, 스피루리나는 60~70%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 ‘고단백 식품’이다. 굳이 고기를 먹지 않아도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요소들이 이 자연에는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 (p.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