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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추천영화 77편 두 번째 이야기 - 세상을 바라보는 다섯 개의 시선
이승민.강안 지음 / 씨네21북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청소년을 매일 보다시피 하는 나로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접근하기 쉬울까, 아이들이 뭔가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할 때가 있다. 특히 시험이 끝나고 영화를 선정해서 같이 보는 시간에는 그 고민이 극에 달한다. 아이들에게 어떤 영화를 보여주어야 그 시간이 헛되지 않을까 항상 고심하게 되는데 매번 성공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저번만 하더라도 내가 의도한 감동적인 영화감상이 지루한 감상이 되어버렸을 정도로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영화를 선정하기가 정말 어렵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아이들이랑 같이 보면 참 좋을 그런 영화만으로 묶은 이 책은 바로 나 같은 선생님에겐 보물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소중하다.
나는 아이들에게 종종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그냥 흘려들을 수 있을 간단한 말이긴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런 간단한 주문조차 아주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가끔 보기에 나는 그런 주문을 끝없이 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요즘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자신을 사랑한다면 멍하니 학원에 와서 그저 시간만 죽이다 갈 수는 없지 않을까. 만약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렇게 자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게임이나 TV에 중독되게 자신을 내버려둘 순 없지 않은가. “귀찮아”, “그냥”, “몰라”를 남발하는 아이들, 그들은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정확히 말하자면 부모님을 위해 하루를 연명하는 로봇일 뿐이다. 물론 그렇지 않는 아이들도 많지만, 서울권이 아닌 동네에 살고 있는 아이들조차 성적에 연연한다.
어쩌면 성적에 연연하는 것은 그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님뿐일지 모르겠다. 개중에는 자신의 성적을 관리하기 위해 전체적인 계획을 짜서 미리 점검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런 아이들은 정말 극소수일 뿐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적에 연연해하는 부모님 밑에서 수동적으로 지시만 받고 살아갈 뿐이다. 가끔 “재미 없다”고 엄마에게 투정을 부려 얻어낸 반나절의 자유로 그 때까지의 스트레스를 해소해가며 그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것이 우리 청소년들의 현주소이다. 아직 아이가 없는 나로선 아이의 행복을 존중하며 성적에 연연해하지 않는 엄마가 될 수 있을지 스스로도 아주 의심스럽긴 하지만, 지금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아이들의 모습만큼은 아닌 듯 싶다.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공부를 가르치는데, 한 순간의 영화 감상 시간을 어찌 허투루 보낼 수 있을까. 작은 우물 안에서 부모가 뿌려주는 모이만을 먹었던 우리 아이들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통로라곤 책말곤 영화가 유일한데 말이다. 그래서 아주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제목만 봐도 딱 감이 오는 주제로 꾸며놓았다. 「1장 모든 것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합니다」「2장 지금 세상의 어디에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3장 세상의 왕들은 늙었습니다」「4장 지금 이 가을날을 우리는 함께 걷고 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5장 인생은 멋진 것이다」까지 아주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아마 5장의 주제로 이끌기 위해 이렇게 구성한 것처럼 멋진 영화를 많이 담아내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후속작이라니까 그것도 구입해서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같은 주제의 다른 영화를 비교해봐도 좋은 공부가 되지 않겠는가. 일단 내가 먼저 봐야한다는 과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 책에는 정말 만족스럽다. 애니메이션부터 일본영화, 한국, 할리우드 영화, 블록버스터까지 다채롭게 구성해두어서 아주 좋다. 아이들에게 맞는 것으로는 신나는 춤 영화말고는 생각지 못했던 내겐 아주 필요했던 영화였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각 영화마다 러닝 타임이 명시되어 있으면 학원에서 이용하는데 아주 용이했을 거란 점이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되어서 바로 검색만 해보면 되긴 하지만, 어쩐지 뒷마무리가 안된 느낌이 든다. 영화의 기본적인 정보가 아닌가 말이다. 어쨌든 주제면이나 구성면이나 다른 부분에선 만족스러운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