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방목 아이들 - '만들어진 공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아이 키우기
리노어 스커네이지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자유롭게 키울 수만 있다면, 아무도 내 아이를 해치지 않을 거라 확신할 수만 있다면....
 
이렇게 생각한 저자의 작은 모험들과 그것 때문에 주변에서 받아온 여러 반응들을 묶은 책이다. 십계명에다 네 개의 계명을 덧붙인 간단한 자유 방목 양육하는 법이라고나 할까.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현재 부모들의 어린 시절에는 당연히 했어야 하는 행동들을 똑같은 나이의 자녀에게는 용납해주지 않는 행동들이 물론 아이들이 다칠거나 힘들어질 것이란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로서의 자신의 체면을 세우기 위함이었단 것!!! 주변에서 - 즉 다른 학부모, 매스 미디어, 소위 말하는 양육 전문가들 -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아이가 유괴당한다고 하거나 상처입는다고 하는 호들갑을 견디지 못한다면 끝내 불안증 부모로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꽁꽁 감싸두고 헬리콥터 엄마가 되어주어야 할까. 아니면 쿨하게 아이들을 내버려두어야 할까. 우리는 여기서 근거 없는 두려움과 맞서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성범죄율이 줄어들고 있으며 토요일 오전에는 강도가 들어올 일이 없다는 것쯤은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냉정한 판단이 없다면 아이를 보호하려던 모든 행위가 아이에게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을 강탈해버리는 것으로 변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보니, 우리의 실정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교외에 사는 미국 중산층 집은 학교까지 걸어갈 수 있는 도로가 만들어지지 않은 곳도 많이 있고, 혹은 인도가 있다고 해도 다섯 블록 정도 되는 거리를 혼자서 걸어가는 것도 상당히 경악스러운 행동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우리보다도 훨씬 더 과보호 부모가 될 수 밖에 없을 것도 같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것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두려움을 전가하기 위해서, 혹은 나는 저런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나쁜 일이 생기지 않을 거라는 면죄부를 얻기 위해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키우는 사람들을 비난하기도 한다는 것. 그러니까 정말로 다른 사람들의 양육 방식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포장하거나 어쩌면 일어날 수 있는 나쁜 일들을 남탓을 해 머릿속에서 몰아내 버리려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웃 중 어떤 아이 하나가 유괴를 당했거나 성폭행을 당했다고 가정한다면, 그럴 때 하는 가장 일반적인 행동이 비난이다. “거봐, 토요일 오전에 아이들을 집에 혼자서 놔두니 저렇게 됐어!” “어쩐지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놀게 하더라니까!” “글쎄, 아이에게 혼자서 학교에 걸어가라고 했대요.” 이런 비난은 자신은 이런 행동을 안 했으니 절대 이런 불미스런 일들이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려는 행동이란다. 혹시 자기 아이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그러니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면서 아이들을 꽁꽁 싸매어둘 필요는 없다. 한 여자아이의 엄마는 10명 남짓 되는 아이들과 두,세 명의 어른이 함께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고 쏜살같이 달려와 자기는 이런 식으로 아이를 키우지 않는다고 비난을 하기도 했다. 토요일 한낮에 제 또래의 아이들과 어른이 있는 곳에서 유괴라도 당할까봐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정말 가만 보면 과도한 걱정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런 부모들의 양육방식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솔직히 저자의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제 부모가 너무 과잉보호를 해서 쓸데없이 두려움만 많아졌다고 토로하는 어른들도 많단다. 부모의 말대로 혼자서 무언가를 해본 적이 없으니 자신감을 키울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어떤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두려워보이는 행동 하나씩 해보는 것을 숙제로 내주신단다. 그리고 그것을 하는 중의 기분과 상황을 설명해보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하나같이 누군가 자신을 잡아채 유괴를 할 것 같은 두려움에 숨이 막혔단다. 그러나 혼자서 집에 오면서 스스로도 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고.
 
이렇게 아이들에게 존재하지 않는 공포를 심어주면 아이들을 공포를 학습할 수 밖에 없다. 적절한 공포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지만, 이제는 과도한 공포 속에서 허우적대는 꼴이지 않나. 분명히 이런 부분은 집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물론 유괴나 납치, 강간이란 범죄가 없으리란 보장은 없다. 학교 가다가도 성폭행을 당할 수 있고, 놀이터에서도 소리 없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스스로 방어하는 법을 알려주면서 공포에 맞서도록 해야 아이가 스스로 성장해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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