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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그 후에...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이 소설의 제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네이선과 말로리의 재결합 그 후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네이선이 어릴 적 죽었다가 살아난 그 후일까. 아니면..... 말로리의 그 후? 이 소설은 기욤 뮈소가 쓴 일곱 번째 소설이다. 이제껏 그의 소설을 몇 권 보아왔지만 어느 때보다도 더 죽음과 삶에 가깝게 다가간 소설이라고 느껴진다. 게다가 이 소설에 쓰여진 내용보다는 그 이후에 나올 이야기가 더 기대되는 그런 소설이다. 아마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란 그런 느낌...? 왜 이리 주인공들의 느낌은 하나같이 틀리지 않는 건지... 조금은 좋은 방향으로 바뀌길 기다리는 나를 완전히 무시한다. 에이, 못됐어.
세상에는 남자가 있고, 여자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아이가 있고, 아픔이 있고, 죽음이 있고, 이혼이 있고....
일반적인 통속소설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다 갖추었지만, 조금은 다른 느낌이 드는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고루함이나 지루함은 찾아볼 수 없이 그 순간에 빨려들어가버리는 그런 느낌을 주는 사람이다, 기욤 뮈소는.
한데, 이 소설은 교통사고를 겪고 죽을 고비를 넘긴 이후에 써서 그런가 이전에 느꼈던 영상미보다는 심리 묘사에 더 치중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조금은 지루한 느낌은 받았었는데.... 혹시 그것은 기욤 뮈소가 아니라 내게 문제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약간은 그 뒤에 이어질 내용이 무언지 알 것도 같은데 더디게 온 것 같은 느낌은 계속 울리는 머리 속의 아픔이 내게 주는 재촉인지도 모르겠으니...
하지만 조금은 달랐다. 이전과 다른 묵직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였으니...
내가 읽었던 그의 소설은 하루 동안의 시간이 계속 진행되는 이야기와, 도둑과 경찰의 쫓고 쫓기는 관계와 같은 이야기였는데 정말 소설 속 인물과 거리를 두고 냉철하게 관조할 수 있었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이... 그러는 동안 무한한 재미와 더불어 감동까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한한 재미와 감동보다는 아픔을 더 많이 느꼈다. 절절하게 헤어진 아내를 그리워하는 네이선의 아픔이 무척 공감되어서 그들의 사랑이 다시금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계속 했었으면 바랐다. 그들의 자존심과 허례가 너무 답답하게 느껴지면서 왠지 짜증까지도 났으니까. 왜 서로 사랑하면서 눈치만 슬슬 보는지, 원~
그렇게 소설 속 인물일 뿐인 대상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나니까 이젠 감당이 안된다. 서로에게 속해있는 두 사람이 언젠간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니. 그런 아픔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야 할까. 『마지막 강의』의 랜디 포시 교수처럼은 아마 못살 것 같다. 자신의 죽음을 이미 알고 인정하고 포기하고 막혔던 것을 풀고 난 다음에 그 미지의 세계로 가야 한다니.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두고 말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한 고통은 과연 무엇일까...? 이제까지 내가 봤던 기욤 뮈소의 소설 중에서는 이런 결말은 없었다. 그래서 더욱 결말이 충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충격이었지만,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운명이었다면 받아들여야지. 아마 끝까지 잘 해낼 것이다. 그런데 정말 뼛속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줄 수 있을까. 엉엉 울어버리고 싶을 것 같은데....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