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유머 테라피
박영만 엮음 / 프리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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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유머를 엮은 것이다. 사실 '크리스천'이란 단어 붙어있길래 특별히 신앙인들을 위한 유머집인 줄 알고 있었는데 모든 유머가 다 그런 것은 아니고 대부분의 유머가 신앙인을 소재로 한 것뿐이다. 그래서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유머가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처음 접한 것 같은 유머도 많아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특히 5장에 있는 유머는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정도 촌철살인의 미학을 보여주기에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기독교적인 요소가 유머의 키워드로 많이 제공되고 있어 기독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조금은 싱거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신자인 나로선 두고두고 볼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재미있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 책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고백해야겠다. 처음 생각했을 때는 크리스천을 위한 건전한 유머집을 바랐다. 그런데 노란색의 자극적인 표지에, 가장 앞에 있던 1장의 유머가 그리 썩 재미있지가 않아서, 어쩌면 저급하다고 표현할 만큼 건강한 웃음을 주지 않아서 솔직히 실망했다. 몇 년 전에 시중에 나와있는 유머집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혹시 그것이랑 비슷할까 봐 조금 걱정도 되었다. 조잡한 디자인에 읽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던 책이라 안 읽을까 하다가 빌려준 사람의 성의를 봐서 몇 장면만 읽고 돌려주었는데 성적인 암시가 은연중 드러나는 것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이 책이 내 마음에 차지 않았을 때 우려가 되었던 것은 그 때 봤던 시중 유머집처럼 성적인 것만 나열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것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대개 밝고 건강한 유머를 담고 있었다. 전에 봤던 시중 유머집도 사실 읽다 보면 뒤로 갈수록 내용 중에는 조금은 쓸만한 것도 찾아볼 수가 있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끝까지 읽었더니 교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든가 부부의 대화편이나 명쾌한 판단을 내려주는 베드로 이야기, 목사님과 할머니의 대화편, 어린 아이들의 기도 이야기 등 정말 킥킥 웃게 되는 유머들이 참 많이 나온다. 그 중 목사님과 할머니의 대화는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말장난 수준도 있지만 할머니들의 답변 중에는 생활에서 오는 지혜가 담뿍 담겨있기도 한다. 사실 할머니는 시류에 밝지 못하고 약간 어눌한 듯이 등장하지만 실은 깊은 내공의 지혜를 가진 인물로 묘사될 때가 많다. 그에 비해 많이 배운 목사님들이 대답 못하고 쩔쩔 매다가 끝이 나는 경우가 있으니 생각해볼 문제이다.

 

그런데 역시 가장 웃긴 것은 아이들이 등장하는 유머이다. 순진한 아이들이나 동네 아이들간의 대화,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 아니면 학교에 간 나발이야기들로 구성된다. 나발은 성경에 나오는 인물인데, 현명한 아내 아비가일의 남편으로 무식하게도 다윗에게 맞서려다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화를 당하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항상 시험에 빵점을 맞거나 답을 찍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부모님께 엉뚱한 소리나 곧잘 해대는 인물로 그려져도 조금도 미안하지가 않다. 나발이 등장하는 유머 중에 진짜 압권이었던 것은 학교에 불이 나서 아이들을 대피시키는데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번들에게 선생님이 빨리 나오라고 말을 하려는데, 선생님보다 먼저 나발이 대뜸 "한 명만 남고 빨리 나와!"했던 것~. 진짜 상황 판단 못하는 재미를 준다. 이해만 할 수 있다면 다들 꼭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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