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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리스트, 마음을 해킹하다
김덕성 지음 / 조이럭북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멘탈리스트」란 미드를 본 적이 있는가? 안봤으면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여러 종류의 수사물이 판을 치는 요즘이지만, 진짜 신기하고 새로운 형식의 수사물에서 1위에 당당히 등극할 수 있는 미드가 바로 「멘탈리스트」이기 때문이다. 별다른 기법이나 과학수사라는 거창한 것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그저 몇 마디의 말이나 몸짓 몇 가지만으로 사건을 해결해버리는 신기한 마술사, 우리의 제인이 있기에 오늘도 「멘탈리스트」는 재미나다. 그런 재미나고 신기한 미드를 가지고 새로운 최면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줄 알케믹 링귀스트가 나타났다. 바로 이 책의 저자 김덕성 씨이다. 최면이라고 하면 어릴 적 멋모르고 아이들이랑 서로 해주었던 놀이의 일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실제로 있는지는 몰랐던 이 책은 내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었다. 저자 김덕성 씨는 이 미드를 보면서 최면의 기초 해설서가 동영상으로 나온 것이란 생각을 했을 정도로 이 미드가 너무나 사실에 근접하게 만들어졌다고 감탄을 금치못했단다. 그래서 이런 귀중한 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어서 쓴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멘탈리스트」라는 미드가 처음 한다고 예고편을 보여줬을 때부터 호기심이 생겼던 나는 잊지 않고 1편부터 챙겨서 봤다. 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딸이 살해되어 경황이 없는 집에 뻔뻔하게 들어가 소지품을 훔쳐보고 당당히 냉장고에서 샌드위치 재료를 꺼내 만들어먹고 있는 멘탈리스트인 제인을 보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어쩜, 사람이 저렇게 철면피일까~ 했었다. 물론 악의가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 1편에서 몇 가지 사진만 보고도 주인 아줌마의 심리와 성격, 기호를 파악해내는 신기(神氣)를 보여주었다. 그 이후의 방송을 봐도 그 때처럼 신기를 보여주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도 첫회 방송이라 좀 과도하게 호기심을 유발하려고 연출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하여간 그 첫회 방송분에 짤막하게 나왔던 제인의 행동 모두가 최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기술이었다는 것은 이 책을 보고 나서야 겨우 알 수 있었다. 사실 그때 주인 아줌마의 사진을 좀 더 오랫동안 비춰줬다면 나도 좀 파악해낼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을 갖긴 했었다. 방송에서는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서 그것이 단서인 줄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말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집에서 혼자 있고 싶어서 주방으로 온 주인 아줌마에게 제인은 차를 타놓고 차 한잔 드시겠냐고 묻는다. 그 사람이 왜 있는지조차 의아한 상황에서 나 같았으면 당장 나가라고 했겠지만 먼저 경찰에서 나왔다고, 도와주기 위해서 왔다고 안심시켜놓았던 제인이 이미 차를 타놓은 상태인 것을 본 아줌마는 그냥 그러겠다고 대답하게 된다. 그러니까 거절하고 싶지만 상황이 그러하게 진행되면 그냥 수긍해버리는 인간의 성향을 이용한 것이다. 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보통 보이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도 제인을 쫓아내지 못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였고 더 중요한 것, 즉 주인 아줌마의 비판의식을 제거해버리는 역할을 하게 했다. 보통 보이는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인간은 순간적으로 사고 능력을 잃어버려 그저 반응만 하게 되는데 그 때를 이용해서 진범을 찾아내려고 했던 것이다. 평소 의심해왔던 남편을 말이다. 그런 순간적인 기술을 이용해서 여자의 잠재의식에서 잠자고 있던 의심을 끄집어내어 명확하게 볼 수 있게 한 것은 정말 제인의 탁월한 능력이다. 여기까지 핫리딩, 인덕션, 디프닝이란 최면 기술이 되었단다. 정말 간단하면서도 주요한 기술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최면은 여러 오해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인간을 마구잡이로 조종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것이다. 이 미드에서도 그런 일화가 방영되었는데 저자는 그것이 참 안타깝다고 한다. 실제로 그런 깊은 최면을 눈 뜨고 이루어질 수도 없으며 그런 강력한 최면을 사람의 동의없이 이루어질 만큼 사람의 의식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도 않다고 말이다. 그러니까 그런 깊은 최면은 치료를 목적으로 동의해야만 이루어질 수 있으니 그렇게까지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니까 최면에 대해 깊이 알 수도 있었지만 중간엔 좀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도 있었다. 이런 부분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사람은 앞부분까지만 재미나게 보면 좋을 듯 싶다. 최면이라는 것은 인간의 깊은 무의식적인 부분에 간단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일 뿐이니까 그리 겁먹진 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