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고수의 시대
김성민.김은솔 구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기획 / IWELL(아이웰)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뭔가 했더니만 2006년, 2007년, 2009년 세 차례에 걸쳐 문화관광연구원에서 개최한 여가사례공모전 수상작들을 추려묶은 것이란다. 그럼 그렇지, 이 책에 있는 모든 내용이 한 사람의 머리에 나오기에는 너무 다양하다 싶었다. 나는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몸을 움직이는 것은 귀찮아하는 사람인데, 이 책에 나온 것만큼은 꼭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이 다채로웠다. 그 중에서도 공짜로 재미와 유익함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더 솔깃했다. 그 중에 이런 것이 있다. 내가 사는 곳이 수원이랑 별로 멀지 않은 곳인데 수원화성 연무대에서 활을 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나 수원 살 때도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다구~~~ 궁을 지키는 군관들이 각종 무술과 함께 활쏘기를 연마하는 곳이라는 연무대에서 주몽과 같은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나. 사실 난 연무대가 뭐하는 곳인지도 이제야 안 사람이다. 총 10발에 2,000원만 든다고 하니 거의 공짜라 다름 없다. 또 각국의 문화원을 방문하는 것이 있는데, 이때껏 뭐하고 살았나 의심할 만큼 처음 접한 소식이다. 각국 대사관에서 홍보의 한 일환으로 마련한 곳이기 때문에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문화에 대한 강의도 들을 수 있고 음식을 만들어볼 기회도 제공한다고 하니, 쏠쏠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문화원이 지하철로 쉽게 갈 수 있다고 하는데 미리 찾아보고 간다면 충분히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쏠쏠한 정보가 세 파트로 나뉘어서 소개되어있다. 첫 번째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여가법이 소개되어 있고, 두 번째에는 여럿이 함께 했을 때, 더욱 신명나는 여가들이 모였는가 하면, 마지막으로는 이채롭고 다양한 여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여럿이 해도 좋지만 혼자서도 상관없는 특별한 것로. 위에서 내가 소개했던 활 쏘기와 문화원 방문은 바로 세 번째에 속한 혼자서도 잘 해요~ 편이었다면, 가장 감동 깊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첫 번째 행복나누기 편이었을 게다.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이 주말마다 고아원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인데, 느즈막히 일어나서 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주말은 TV를 끼고 사는 한 강사 이야기가 등장한다. 평소 삶의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그 강사가 고아원의 밝은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면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라 정말 뭉클했다. 더 고무적인 내용은 그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게 해서 공모전에 보냈더니 진솔한 내용에 수상까지 했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보람을 느끼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것을 잊어버리고 있던 한 강사의 인생이 보람을 느끼면서 180°바뀌는 것이 정말 좋아보였다. 그러면서 나도 그렇게 봉사하지 못했던 것에 조금 미안함을 느꼈다. 마음은 있는데 항상 핑계가 앞서니 말이다.

 

만약 이런 헌신적인 이야기에 자신이 없어하는 사람이라면 이번에 나올 이야기엔 반색할 것이다. 바로 두 번째 함께 해서 행복하기 편에 나온 사례인데, 스토리클럽에 대한 내용이다. 보통 창작의 고통만큼 끔찍한 것은 없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 여인들은 모여서 수다만 한 바탕 벌이고  드라마 공모전까지 도전해보고 싶은 야심찬 여인네들이다. 처음엔 처지가 비슷한 골드 미스들이 만나면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 떠들다가 이야기를 하나 짜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모두 드라마를 좋아했기에 처음엔 만나기만 하면 막장 드라마니, 너무 뻔한 스토리니 하며 비판만 가하는 실속은 없는 모임이었단다. 그러다 어떤 드라마가 계기가 되어 마음에 쏙 드는 드라마 시놉시스를 짜보자고 시작은 했는데 아무도 그 쪽으로 아는 바가 없어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고. 그러다 관련 책을 두어 권 읽으면서 전체 플롯을 짜고 세부적인 내용을 구성하는 것으로 진행했는데 관련 카페나 모임에 글을 올려놓았더니 꽤나 반응이 좋았단다. 그래서 그 스토리를 보완해서 공모전에도 내보냈는데 작은 상을 타기도 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드라마나 책으로 나올 때까지 시도해보려고 한단다. 정말 작은 모임이 인생을 바꾼 경우가 아닐까.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니까 더할 나위 없다.

 

이렇게 노는 것이 꼭 쓸모 없거나 비생산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젠 좋은 여가 하나가 열 직업, 열 학원 부럽지 않을 만큼 톡톡한 이익을 보게 해주는데, 이제 좋은 여가방법으로 독보적인 나만의 색깔과 경쟁력을 찾을 때가 되었다. 노력하는 사람을 이기기는 쉬워도 즐기는 사람을 이기기는 어렵다고 하지 않는가. 이젠 즐기면서 이익까지 가져오는 여가로 갈아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자기에게 맞는 좋은 여가를 하나씩 만들어서 자기계발도 하고 즐거움도 얻고 더불어 보람까지 챙겨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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