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없는 세상 - 얼음의 역사부터 지구의 미래까지 인류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
헨리 폴락 지음, 선세갑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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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에 얼음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히 북극해와 남극해의 모양만 변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아닐 것이다. 이 지구가 간빙기와 빙기를 번갈아 진행되면서 여러 생물체가 멸종까지 되었던 과거의 역사를 지켜볼 때, 현 인류에게 얼음은 생존의 가능성을 알려주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현재의 모습을 묵과할 수 없었던 세계적인 지구물리학자인 헨리 폴락이 나섰다. 40년 동안 극지방을 오가며 이제까지 인류보다 앞서 살아왔던 얼음을 연구하고 그 변화된 모습을 책에다가 담아왔다. 단지 얼음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를 말해주기 위해서...

 

우리는 보통 지구온난화 때문에 극지방의 얼음이 한꺼번에 녹아내리는 것이 해수면의 상승으로 연결되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도 그 정도의 상식은 가지고 있다. 더불어 저지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지구온난화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사실은 그리 심각한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데에 큰 문제가 있다. 그것은 아마도 내 세대에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안이함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을 읽는 사람들 중 과연 몇 명의 사람들이 행동으로 나설 수 있을까? 헨리 폴락처럼 40년이나 시간을 들여서 연구를 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도 얼음의 감소가 우리에게 어떤 위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단순한 상식으로 치부해놓고 자신의 안락함과 편리함을 포기하지 않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쩜, 우리가 오랜 시간을 들여서 얻어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의 행동이 그렇게나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삼백만 년 동안 스무 번이나 빙하기에서 얼음이 지구에 조금도 찾아볼 수 없을 때로 오락가락해왔다. 그런 모든 변화가 인간이 생각하고 가늠할 수 있는 세월을 훨씬 뛰어넘어버리기에 우리는 그 추이를 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의 지구온난화는 인간이 저지른 배기가스 말고도 많은 이유로 가속화되고 있다. 지표를 덮고 있는 얼음이 줄어들면 지표면이 점점 검어지고, 반사율이 줄면 더 많은 태양 에너지가 흡수되어 지표가 더 따뜻해지며, 전보다 얼음이 더 잘 녹게 되어 온난화에 가속이 붙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순간부터 각 나라는 미적이지 말고 앞으로 기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다양한 이유와 반론의 여지가 있는 계획이기에 반발이 물론 많이 생기겠지만, 우리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지구온난화가 불러일으킬 재앙들이 단순히 땅이 사라지는 것으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요 근래 일어났던 기상 이상 현상들이 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일어났던 것이기에 더욱 심각하다. 북극해의 온난화가 서부 유럽에 혹한을 몰고 온다는 결론은 얼핏 볼 때는 직관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럽이 캐나다 중부나 중앙아시아처럼 매우 추운 기후대와 거의 같은 위도란 것을 두고 볼 때 이 현상은 말이 된다. 그동안 유럽이 따뜻했던 것은 멕시코 만류가 품고 온 열 덕분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멕시코 만류가 느려지거나 아예 움직이지 않으면 서부 유럽은 급격하게 추워질 것이다. 1만 2700년 전 소빙하기에 이 난류가 방해를 받았을 때 유럽의 온도가 5도 이상 하강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고위도 북극해의 바닷물에서 시작된 국지적 현상이 전체 대서양과 유럽 기후의 순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문제가 심각하다. 캐나다, 알래스카, 시베리아의 드넓은 영구동토대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다. 영구동토대가 해빙되면 캐나다 서부의 매켄지 강, 북부 아시아에서 흘러나오는 레나 강, 예니세이 강, 오비 강을 통해 북극해에서 더 많은 담수해가 흘러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추가로 들어온 담수로 인해 북극해 해류의 부력은 훨씬 더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온난화와 담수화가 북극해의 물이 바다 아래쪽으로 가라앉는 것을 방해해, 결국 멕시코 만류의 흐름을 느리게 만드는 것이다. 또 영구동토대의 해빙은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가스를 대기에 방출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안다고 해서 당장의 내 행동에 영향을 주진 못하더라도 이것이 하나의 상식이 되어,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상식이 되어 우리에게 박히게 된다면 단지 그저 알고 넘어가는 사실이 되지 않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우선 뭔가의 심각성을 알아야 그에 대한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가 있으니 먼저 읽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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