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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키티 성공신화 - 전략적으로 디자인하고, 치밀하게 마케팅하고, 철저하게 관리하라!
김지영 지음 / 살림Biz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예전에, 내가 대학을 다닐 무렵 어느 잡지에서 ‘키티’로만 꾸며진 카페 소개를 읽은 적이 있다. ‘키티’로 된 앙증맞은 쇼파에서부터 조그만 인형들, 소품들까지 ‘키티’가 아닌 것이 없는 카페였는데,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키티’ 모양이 그려진 오므라이스와 케익들이었다. 캐릭터로 음식을 꾸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최초의 경험이었다. 그리고선 ‘키티’는 내게 별 존재감이 없는 캐릭터로 남아버렸다. 오므라이스 위에 올려진 ‘키티’ 그림은 너무나 앙증맞고 아름답기까지 했었지만, 이미 대학생이 되어버린 내겐 그 캐릭터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그 어떤 캐릭터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영국의 유명한 토끼 캐릭터인 ‘피터 래빗’도 좋아하고, ‘벅스 바니’나 ‘곰돌이 푸우’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캐릭터이기에 어른이 된 이후에도 캐릭터는 충분히 좋아할 수 있다. 대학 때 만난, 그것도 이미 유행이 다 지난 후에 만난 「포켓몬스터」란 만화영화에서 나오는 ‘피카츄’만 해도 너무 귀여워 인형이나 스티커 사느라도 열을 올렸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라면 어른에게도, 아니 구매력이 있기에 어른이기에 더욱 어필이 가능하다. 그런데 ‘키티’라는 캐릭터는 나랑 어느 부분이라도 접점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이 끌리지 않았던, 내게 별로 이뻐보이지 않았던 ‘키티’ 캐릭터가 35년간이나 장수해왔던 캐릭터로 자리잡았고 전세계적으로 지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내심 알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내가 원래 유행을 늦게 타는 편이라 지겨울 만큼 눈에 많이 비춰주면 유행이 한풀 꺽였을 때 겨우 좋아하게 되어 이 캐릭터에 대해서도 뒤늦게 호기심이 일었던 것이다. 처음엔 ‘키티’로 만든 물건이 그다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보니까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디자인이 훨씬 많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놀랐다. 만약 엄마가 어릴 적부터 ‘키티’로 된 머리핀부터 사주었다면 또 달랐을까. 어릴 적엔 전혀 보지도 못했던 ‘키티’물품에 환장하며 책을 들여다봤다. 키티 디자인은 기본적인 컨셉 안에서 자유롭게 변형되어 인기를 누려왔다는데 나는 얼굴만 댕그러니 있는 캐릭터만 제일 먼저 떠오르고, 또 그 모양이 제일 예쁘다. 지금까지 ‘키티’를 만든 디자이너는 세 명인데 그렇게 다양한 모양을 시도한 것은 2대 수석 디자이너인 요네쿠보 세쓰코였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얼굴만 나오는 것을 만든 디자이너는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는 3대 수석 디자이너인 야마구치 유코이란다. 마지막 3대 디자이너는 1980년부터 햇수로 30년째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니까 ‘키티’를 만든 엄마는 아니여도 실질적인 엄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매년 계속 하고 있는 키티 사인회도 그녀가 시작한 것인데, 그렇게해서 조금씩 세상에 ‘키티’를 알렸다니까 역시 일등공신이 아닐까 한다.
입이 없어서 대사가 나오는 애니매이션에서는 실패했을지 모르지만 입이 없기에 감정이입이 가능한 독특한 캐릭터였기에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팬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신생아용품에도, 초등학생에게도, 10대 학생에게도, 20대 여성에게도, 미시족에게도, 그리고 가전제품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전전후 캐릭터가 되었다. 그리고 10대를 잡기 위해서 모노톤으로 과감하게 바꾸기도 하고 처음에 나왔던 몸도 자유롭게 바꾸기도 하고 그때 그때 유행하는 상황에 따라 캐릭터를 자유롭게 변형시켰던 것도 장수하는 비결 중의 하나였다. 아시아 캐릭터가 전세계를 뒤흔든 아주 독보적인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30년 이상 유지되는 캐릭터가 살아숨쉬는 날을 오길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