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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킹 IDEA 쏘스북
김재헌 지음 / 두앤비컨텐츠(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영어를 못해서 할말이 없는 건지... 할말이 없어서 영어를 못하는 것인지... 왠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따지는 것 같아진다. 그저 영어를 못한다는...말 하나로 통일하고 싶은데... 이 책은 영어를 그다지 못하지는 않지만 어떤 식으로 단어를 배열해서 전달해야 할지 방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나타났다. 8년 동안 유년기를 영국을 비롯한 여러 유럽국가에서 보낸 저자는 영어를 모국어처럼 가슴으로 이해했기에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영어를 접한 사람들의 고민을 충분히 해결해줄 만한 사람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이슈들은 우리가 한 번쯤은 친구랑 또는 지인이랑 잡담처럼 나누었던 이야기들이다. 그러니까 단순히 스피킹 시험을 위한 입시책이 아니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해서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로도 표현하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될 것이다. 그리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나도 충분히 볼 정도의 수준이기에 그다지 어렵거나 하지 않다.
두 파트로 나뉘는데, 하나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질문들을 엮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찬성과 반대로 나올 수 있는 질문을 엮어냈다. 이를테면, 전자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가」처럼 수다, 독서나 운동 등의 여러가지의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질문들이고, 후자는 「게이 결혼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와 같이 찬성과 반대가 뚜렷하게 구분지어질 수 있는 질문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읽다가 보니 간혹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 질문, 즉 별로 궁금하지 않은 질문들도 있어서 먼저 읽고 싶고 내가 흥미를 느낄 만한 질문을 먼저 보기도 했다. 안그래도 영어가 그리 쉽게 느껴지지 않는데 뻔한 대답이 나올 만한 질문은 영어공부하는데 적절한 자극을 주지 못했기에 어디까지나 즐겁고 흥미로울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심도있게 토론해보는 것이 더 낫지 않나. 그러니까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고 한다. 왜 그럴까?」와 같은 질문은 너무 뻔해서 그냥 훑어만 봤고, 「소비자들이 명품에 끌려 기꺼이 지갑을 여는 심리는 뭘까?」와 같은 질문은 내심 파고들면서 볼 수 있었다. 특히 두 번째 질문은 평소에 생각해왔던 내 생각과 비교해볼 수 있었기에 더 즐거운 공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의견이나 영어 표현도 새롭게 알아가면서 말이다. 그러니까 평소에 내가 관심있었던 질문들이나 시사적인 질문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흥미가 없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에 대해서 궁금증이 들면 어렵지 않게 책을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좋았던 점이 또 하나 더 있다. 우선 하나의 질문이 나오고 나서 예시 문장을 한국어와 영어로 같이 나오고 바로 밑에서 몇 가지 구문을 가려두고 다시 생각해보게 하고는 다른 의견이 몇 가지 더 나오고, 마지막에 「1분 스피치」라고 해서 제대로 된 한 문단의 글을 예시해준다. 그런데 내가 좋았던 점은 여기에 있다. 앞서 예시로 나왔던 표현과 다르게 「1분 스피치」에서는 뜻은 같지만 다른 표현을 많이 들어주었던 점이다. 실제로 말을 하다가 보면, 같은 단어를 계속 쓰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영어가 짧은 사람에게는 뜻은 같지만 다른 표현을 순간적으로 찾아내기가 어렵다. 사실 영어로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당혹스러운데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어디 있겠나.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알아서 반복적으로 다른 표현을 들어준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가」란 질문에서 ‘친구랑 만나서’란 표현이 두 번 나오는데 한 번은 get together 로 또 한 번은 hook up 로 다르게 표현해준 것은 정말 세심한 마음씀씀이라고 생각된다. 영어를 외국어로만 접하는 사람들이 영어로 말을 할 때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정확하게 짚어주었다고나 할까. 그 외에도 매번 동의표현이 나오니까 읽으면서 중얼거리면서 저절로 익힐 수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이 말을 어떻게 순서를 나열해야 하는지, 이럴 땐 어떤 숙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머리가 복잡해서 막상 말을 하려고 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럴 때 미리 준비해둔 여러 숙어와 다양한 표현들을 끄집어 낸다면 조금은 편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도 영어는 저멀리에 있지만 이 책으로 조금은 더 가까워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