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빅터스 - 우리가 꿈꾸는 기적
존 칼린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 빅터스!!

 

넬슨 만델라, 그 위대한 이름... 이 소설을 보면 '만델라'라는 이름을 예사로 보아 넘기지 못하게 될 것이다. 만델라가 27년 동안 감옥에 갇혀있으면서 자신을 대적하는 사람들을 용서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은 정말로 인간 안에 숨겨져 있는 숭고함이 무엇인지 다시금 느끼게 한다. 가장 나쁜 사람에게도 좋은 면은 있다고 했던가. 감옥 밖의 세상에서는 1978년부터 1989년까지 남아공을 통치한 막강한 백인의 지지자, P. W. 보타 대통령이 1985년 중반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남아공 방위군 3만 5천 명에게 흑인지구로 밀고 들어가라고 했던 그 시점에서, P. W. 보타 대통령은 감옥을 관리 감독하는 교정부와 법무부를 함께 책임지는 쿠치에에게 ANC(아프리카민족회의)의 수장인 만델라를 비밀리에 만나고 오라고 했다. 서로 극악무도한 적이라고만 믿고 있던 ANC와 아프리카너(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네덜란드계 백인)의 만남이 비밀스런 만남이었다. 이것이 외부에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감옥 밖 세상은 더 미쳐날 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게 은밀하게 만났던 것이 만델라가 수술을 하러 병원에 잠깐 와 있던 때였다. 감옥이 아닌 곳에서 만나기 위해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자와의 첫 만남이었는데 얼마나 떨렸을까, 또한 얼마나 극적이었을까.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해진다. 그들은 과연 그 자신이 20세기의 역사를 바꾼다는 것을 의식했을까.

 

두렵던 첫만남을 마치고 쿠치에는 무얼 느꼈을까. 그리고 그 이후에 이어진 국가정보국장 닐 바르나드와의 만남... 그리고 아파르트헤이트 법률로 악명을 떨친 P. W. 보타 대통령까지 그 만남이 이어진 것을 본다면 분명 그 쿠치에로부터 시작한 첫 만남은 성공적이었다. 첫만남에서 모두들 만델라를 아주 매력적인 인물로 묘사했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기분이 느껴졌다고. 그것은 감옥에 있으면서 아프리카너 언어와 역사를 배우려고 노력했던 만델라의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말이 되겠다. 적을 사로잡는 기술은 폭력이 아니라 오로지 대화와 존중과 배려 뿐이라는 것을 그는 알았던 것이다. 과거 폭력의 선두에 섰던 만델라는 감옥의 시간을 그렇게 포용과 화합의 시간으로 바꾸어냈다. 그 결과 몇 년 간의 비밀 만남 이후 1990년 2월 11일, 넬슨 만델라는 27년간 머물렀던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 임기가 다 되어 화합을 이루어낸 그 모든 영광을 P. W. 보타 대통령의 뒤를 이은 F. W. 데클레르크 대통령에게로 돌아갔지만(1993년 넬슨 만델라와 F. W. 데클레르크 대통령은 공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일단 그 첫발을 내딛었던 사람은 넬슨 만델라와 P. W. 보타이다. 흑인과 백인 모두 인종에 따라 열등한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살아온 환경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뿐이라는 것. 만약 흑인이 백인을 지배했었더라면, 역사가 다르게 흘러가서 그러했더라면 이제까지 극악한 환경에 흑인을 가두었던 것만큼 흑인도 백인을 그렇게 대우했을 것이다. 그것이 잘못인지도 모른채 그렇게ㅡ. 그것을 알았기에 만델라는 자신을 감옥에 가둔 저 반대편을 용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만델라가 감옥을 나와서도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된 것은 아니다. 백인 아프리카너측은 그들대로 자신의 특혜가 보장받지 못할까봐 우려하고, 흑인은 흑인대로 과단성있고 보복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우려를 했다. 게다가 총선거, 흑인에게도 투표권을 인정하는 총선거를 앞두고 내전의 기운이 감돌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만델라 다음으로 흑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치지도자인 크리스 하니의 암살사건이 일어난 것!! 어쩌면 사상 최악의 내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 만델라의 호소가 전국민들에게 방영이 되었다. 흑인지도자가 공영방송에 나온 것만으로도 이미 전세는 만델라 쪽으로 기울었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어쨌든 만델라는 마음은 아프지만 이런 일로 내란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아픔과 갈등을 폭력으로 풀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리고선 하니를 죽인 암살범을 신고한 한 아프리카너 백인 여성을 칭찬하는 연설로 모든 아프리카너의 마음을 조금 움직일 수 있었다. 만약 그 때 만델라가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의 남아공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루어진 만델라와 민중전선의 대표 콘스탄드 필옌 장군과의 비밀 회담이 이루어졌고, 서로를 인정하진 못해도 그래도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쪽으로 이야기가 되어 결국 총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그 결과,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고 남아공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 자리에 오른 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항상 흑인들을 예의주시하는 백인들의 숨죽인 시선들을 자유롭게 해주려면 마음의 안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바로 럭비였다. 아프리카너라면 생명 같이 여기는 럭비 월드컵을 14년만에 남아공에서 치를 수 있도록 유치하는 것, 그것으로 민족적 분열을 해결하고자 했다. 스포츠에는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은 만델라만이 할 수 있는 결단이었다. 그래서 14년만에 국제무대에 나간 남아공의 스프링복스팀이 세계 최강인 뉴질랜드의 올 블랙스 팀을 누르고 우승을 하면 남아공의 모든 국민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남아공을 응원해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것이다. 백인들의 압제의 상징인 '스프링복스'의 팀명과 유니폼 색깔을 그대로 둠으로써 백인들에게 그들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보여주고, 또한 단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백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스프링복스 팀은 국가로 채택된 두 곡 중에서 흑인들의 민중가인 <응코시 시키렐레>를 배워서 따라부르는 노력을 통해 한 나라임을 일깨우는 시간을 가졌다. 정말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면 믿기 힘든 장면이었을 것이다. <응코시 시키렐레>를 부르면서 치유되는 마음과 우리는 하나라는 화합이 생겼다는 것을... 눈물이 울컥 솟아나는 그 감동을... 그 결과는 다들 알 것이다. 극적인 기적의 순간!!! 결단코 인간의 힘으로는 이루어낼 수 없는 결과가 나타났다. 어떤 스포츠 중계인의 말처럼 "주님이 하시지 않았다면 이루어지지 못했을 그런 일" 바로 그런 일이 남아공에서 일어났다. 드디어 그들이 한 나라로 태어난 것이다.

 

다 읽고서도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과연 이것이 인간이 해낸 일인지 의아한 기분이 들 만큼..!! 아마 영화로 봐도 대단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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