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60분 부모 : 성장 발달 편
EBS 60분 부모 제작팀 지음. 김수연 책임감수 / 지식채널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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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육아에 대한 관심이 비상하게 높아져 육아에 대한 책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라 육아에 대한 여러 진리는 별 무리없이 받아들여지는 추세이다. 그 중 영유아들에게는 육아환경이 좋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그저 한 번의 끄덕거림으로 동의를 하고 마는 것이 태반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서구에 알려지기까지는 고작 100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양육지침들이 난무하다 보니까 오히려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는 독이 되기도 한다. 정보가 너무 많아 한 가지 양육방침을 정하기가 어렵고, 아이 하나 제대로 키우지 못해 아이가 돌출행동이라도 보일라치면 '이렇게 정보가 많은 세상에서 엄마는 뭐하나~' 식의 그 모든 비난의 화살이 엄마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엄마'가 가장 중요한 양육환경인 것은 맞지만, 양육환경엔 '엄마'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엄마'인 아빠는 당연하고 친정 부모님과 시댁 부모님도 물론 포함되고 마지막엔 사회까지도 그 중요한 양육환경에 속한다. 즉 엄마가 편안한 마음과 안정된 체력으로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도울 의무가 아빠와 양가 부모님과 사회는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사회가 신경쓸 필요도 없이 대가족인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시부모님과 시댁 식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에 아이가 잘못될 이유도 없고 혹여 잘못 키워지더라도 그 비난이 엄마에게만 편중될 위험을 막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기에 '사회'도 나서서 도와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에게 선진국만큼의 도움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래서 EBS팀이 나선 것이다. 일요일 오전 10시마다 방영하는 「EBS 60분 부모」가 바로 그 대안이다. 다양한 사례를 가진 엄마와 아이들이 직접 출연하여 토로하는 고충을,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많은 새내기 엄마들과 아빠들의 희망이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상 그 시간에 TV를 시청할 여건이 되지 않는 많은 새내기 부모들을 위해 이렇게 책으로도 출간이 되었다. 책이니만큼 좀 더 체계적으로 다듬고 더 넣을 것은 넣고 해서 아주 예쁘게 나왔다. 처음에 이 표지가 어쩐지 세련되지 못하다고 구박을 했었던 나는, 보면 볼수록 애착이 가고 쓰다듬어 주고 싶을 만큼 유용하고 착한 명해설이 나오니 구박했던 표지조차도 너무 사랑스러워만 보인다. 표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처음엔 『아이의 사생활』보다는 촌스럽다고 느낀 것이 사실이다. 그 책은 연령대는 다르지만 어쨌든 양육에 대한 내용이라 세련되고 아름답던 표지인 것이 이 책이랑 비교는 되었었다. 물론 지금은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럽기만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스스로가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맞벌이 하는 엄마들은 더욱 그러한데, 그런 자신없음과 죄의식은 양육기술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보다 아이에게 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말 못하는 아이일수록 본능적인 감은 아주 강하기 마련이라, 자신의 생존을 쥐고있는 '엄마'라는 존재가 죄의식에 사로잡혀있다거나 불안해하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성장을 제쳐두고 엄마의 눈치만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기심이 생겨도 반응하지 않고 옹알이도 하지 않고 엄마 곁에만 붙어 않으니 아이의 행동 발달이나 언어 발달이 늦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니까 엄마는 언제나 아이에게 최선을 다 할 것이고, 다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기운을 북돋워주고 잘못하면 잘못했다고 아이에게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이 더 나은 부모 자식간의 관계를 만드는 길이다. 그리고 아이를 잘 관찰해서 혹여 자신의 이상한 버릇이나 잘못된 행동을 따라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가며, 좀 더 좋은 부모, 좀 더 행복한 인간이 되어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엄마 그 스스로가 행복하고 안정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아이는 그런 엄마의 모습을 고스란히 배울 테니까 말이다.

 



 

이 책에는 아이들의 발달이 지체될 때마다 불안해하는 엄마들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세심하게 관찰해서 아이가 늦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우선 너무 걱정하지 않는 마음을 먹는 것도 필요하다. 아무런 이유 없이 36개월이 지나도록 말을 하지 않다가 다다닥하고 쏟아내는 아이도 있고, 걷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18개월이 되도록 하지 않다가 한 번에 우뚝 서서 걸어다닐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것은 아이가 완벽하게 해내려는 기질이 있을 경우에, 특히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엄마들은 너무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다. 그 시기만 지나면 눈 녹듯 사라져버릴 그런 고민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양육하는 데 있어서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고 참고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식도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라고 인정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양육 스트레스 때문에 아이가 조금만 잘못해도, 아니 자신의 맘에만 안 차게 하면 너무 화를 내며 때리는 경우도 사실은 아이가 자기 것이란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니까... 그러니까 좋은 양육자란 조금은 한 발자국 물러서서 자신의 아이가 어떤 기질을 타고 났는지, 어떤 성격의 아이일지를 파악하고 그 중 부정적인 부분을 긍정적으로 고쳐주는 것에만 손길을 주는 사람이 아닐까. 그러니까 자식은 내가 못 다한 삶을 대신 살아주는 내 분신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가지고 태어난 나와는 별개의 인격체임을 인식만 한다면 양육하는 데 조금은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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