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 윈드 North Wind
데이비드 디길리오 지음, 최준휘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새로운 빙하기에서 생존하라!!

 

영화 「투모로우」에서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의 급작스레 낮아지는 온도 때문에 거대한 빙하기가 온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본 적이 있다. 아마도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을, 끔찍하고도 끔찍한 시나리오인데, 이 그래픽 노블이 바로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끔찍할 정도로 추운 빙하기에서 새로운 권력을 잡을 자는 화석연료를 가진 자 뿐. 게다가 지성의 보고인 책은 이제 불을 피울 연료로밖에 쓰이지 않는다. 수천 년 동안 전해내려왔던 인류의 값진 유산이 그렇게 한낱 불을 피우는데 사용되어 연기로 변해가니, 인류에게 더 이상의 발전이 있을 수 있을까. 그런 권력자 밑에서 잔인하게 짓밟힘을 당하고 심지어 한 난민족들이 싸그리 멸족되기까지 하는 만행이 벌어지기까지 한다. 힘이 없으면 죽을 뿐. 지성인들이라고 자부하는 21세기에도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는데 국가조차 사라진 새로운 빙하기에서는 당연히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그럴 때 구원을 바라는 사람이 생기게 되고, 그런 부름에 답하듯이 불현듯 한 영웅이 등장한다!! 로스트 앤젤레스의 추방된 난민, 조에 의해 싸그리 사라진 줄 알았던 부족의 마지막 생존자, 팩~!!!

 

폭군 도살장을 운영하는 조는 자신들의 지배력에 놓이지 않은 추방자들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었다. 당연히 난방을 위한 연료를 구할 텐데 전선 따위나 사가는 그들이 수상쩍은 것!! 난방 연료를 파는 대신에 복종을 요구하는 조이기에 추방자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의 심기를 거스른 부족은 유일한 생존자 팩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전멸을 당하고... 팩은 구원자를 만난다. 바로 자신이 구원자가 되도록 해줄 스승을...! 그 스승에게서 불칼을 다루는 방법과 다른 무기 제원, 사용법을 전수받는 동안에 팩은 어른이 되어 갔다. 어머니를 지키지도 못했던 그 쓸모없는 어린 아이에서 어른이 되고 스승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죽음을 맞는다. 스승이 돌아가신 후, 서부 지역,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던 조가 있는 곳으로 팩은 들어간다. 마지막 싸움을 위해서....

 

로스트 앤젤레스에 숨어들어갔던 팩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의 무리에서 그만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의 친구인 스카일라와 그녀의 아버지 멀리건도 살아있었던 것. 게다가 스카일라는 기억을 잃고 조를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것.... 팩은 목표를 바꿔 조를 죽이고 스카일라와 멀리건을 빼내오기로 했다. 그러나 몇 가지 무기를 가지고 조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그의 세계는 더욱 공고히 다져져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을 연료를 가지고 위협하고 다스리고 억압했던 그이기에 아마도 팩의 도전은 허무맹랑할지도 모르겠다. 과연....

 

세상이 흉흉하고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영웅을 기다린다. 과거에 등장했던 현란한 미사여구로 표현할 수 있는 많은 영웅들처럼은 아니지만, 우리 시대에도 영웅은 존재한다. 그 모습이 과거 때처럼 강렬하고 천부적이지는 않을지 몰라도 영웅은 영웅이다. 스포츠 영웅, 연예인 영웅, 정치인 영웅.... 그런데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오로지 추위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만이 지상 최대의 목적인 새로운 빙하기에선 어떤 영웅을 기다려야 할까. 어떤 영웅이 나타나줘야 할까. 팩이 과연 그런 영웅축에 들어갈 수나 있을까. 아직 험난한 삶은 그대로인데.... 그래픽노블은 이번에 처음 본다. 그림 속에 함축된 내용이나 숨겨진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도 힘들었고 그림체에 익숙해지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느낄 순 있었다. 팩의 강인함을, 그의 분노가 점차적으로 숭고해지는 과정을, 스카일라에게까지 전해진 그 정신을.... 그리고 앞으로 한 세대를 넘어 그 정신이 이어져갈 것임을 말이다. 그렇다면 인류의 숭고한 목적은 다한 것이 아닌가. 그 시대가 어떻든 다음 세대로 그 숭고함을 전해주는 것이 우리의 사명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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