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7분 드라마 - 스무 살 김연아, 그 열정과 도전의 기록
김연아 지음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특별하지만 특별할 것이 없는, 특출나지만 그리 특출나보이지 않으려하는 그녀, 김연아 선수가 썼다는 것만으로도 화제성이 충분한 이 책은 내용면에서도 여타의 유명 연예인이 쓴 책보다는 훨씬 알차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피겨 스케이팅 선수의 일상적인 모습이라든지 이제껏 그녀가 은반 위에서 펼쳤던 많은 숏/롱 프로그램의 이름은 무엇인지, 그 땐 어떤 코스튬을 입었는지, 그 때 어떤 성적을 기록했고 왜 그런 성적이 나왔는지 등등 너무도 사소하고 너무도 세밀한 이야기를 그녀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그녀가 직접 쓴 책이 나왔으면 하고 바랐었는데 내 예상이 들어맞아 기쁘기도 했다. 김연아 선수 본인이 쓴 책을 보고 싶단 소망은 갑자기 인기를 끄는 그녀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없어서였기도 했지만 언론으로 보여지는 그녀의 표정이 할 말은 무지 많은데 상황이 안 되어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만약 멍석을 깔아주면 모르긴 몰라도 우리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할 이야기가 나올 것이란 예상도 들었다. 그런데 누군가 꼭 내 마음을 훔쳐본 것처럼 이 책에는 그렇게 연아 선수에 대해서도, 연아 선수가 국민들에게, 정부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도 아주 차곡차곡 들어차있다.

 

내가 처음 본 김연아 선수의 피겨 프로그램은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부터이다. 그 전에 나온 「박쥐 서곡」이나 「미스 사이공」도 보긴 봤을 텐데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이 없는 걸 보면 아마도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록산느의 탱고」나 「종달새의 비상」은 전혀 기억에도 없는 것이 당연하다 싶다. 아마 그 때가 2005년 주니어 시즌부터 시니어 시즌 데뷔무대였으니 내가 김연아 선수를 몰랐을 거라는 것은 분명하다. 변명을 하자면 피겨 스케이팅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운동이란 운동은 취미나 특기 사항에 전혀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월드컵이거나 말거나 올림픽이 개최되거나 말거나 아무런 상관없이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야 나도 열광했지만 그 외는 전혀 관심 밖이다 보니 피겨 스케이팅의 요정이 새로 탄생했는 줄 내가 어찌 알 수 있었을까. 지금은 땅을 치고 후회를 하지만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 물론 이렇게 금방 포기를 할 수 있는 건 지금의 김연아 선수의 모습이 주니어 시절 인지도가 급부상했을 때의 김연아 선수와 비교해서 더 안정적이고 더 성숙해지고 더 아름다워졌기에 하는 말이 분명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애띠고 청초한 그 시절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은 건 절대 아니다.

 

몇 번 같은 코스튬을 입고 대단히 훌륭하게 클린할 때도 있고, 엉덩방아를 찧을 때도 있는 것을 봤는데 그때 모두가 다른 대회였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한 번 짠 프로그램을 가지고 한 시즌을 가는데 계속 대회를 겪으면서 다듬어간다는 것도 말이다. 그리고 내가 했던 가장 큰 착각은 보통 선수들은 연습 때 완벽하게 해내고 대회에서 긴장감이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서 실수를 하는 줄 알았었는데, 각 프로그램 짠 것에 따라서 클린을 못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대부분 엉덩방아를 찧는 등의 실수는 그날 갑자기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거나 몸이 안 좋아진 것이고, 그것도 아니면 내내 부상의 고통과 싸우면서 대회를 치르는 것이라는 것도 말이다. 2006년 러시아에서 열리는 그랑프리에서는 갑작스레 찾아온 허리 통증 때문에 힘들게 치렀던 경기였다. 다행히 가까스로 1위를 하긴 했지만 진짜 문제인 건 2007년 3월에 열리는 첫 세계선수권대회였다. 그동안 허리 통증이 전혀 나아지지 않아서 준비하는 기간에 전혀 전체 프로그램을 한 번도 연습해보지도 못하고물리치료만 죽도록 하다가 기권을 각오하고 참가했다. 다행히 쇼트 프로그램에선 기립박수가 나올 정도로 대단한 연기를 펼쳤고, 그 결과 71.95점이라는 세계신기록을 세우기까지 했다. 그러나 연습을 못해서 체력이 부족한 데다가 통증 때문에 긴장이 많이 된 몸이라 롱 프로그램인 「종달새의 비상」은 완전히 망쳐버렸다. 그래서 결국 전체 3위!!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그 대회가 부상과 함께 한 것인 줄은 몰랐던 내겐 대단한 일로 보인다. 정말 단단한 사람이구나, 김연아 선수는.

 

앞으로 2010년 동계올림픽이 남아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번이나 1위를 놓친 과거도 이제 딛고, 컨디션도 호조라고 하는 요즘에 김연아 선수는 무슨 생각을 할까.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기에 김연아 선수를 믿는다. 잘하면 잘할 것이고, 못해지더라도 그것을 이기고 또 도전할 것을 나는 믿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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