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rayed 배신 하우스 오브 나이트 2
크리스틴 캐스트, P. C. 캐스트 지음, 이승숙 옮김 / 북에이드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책이나 영화 할 것없이 뱀파이어가 대세다. 아마도 영원히 산다는 점, 영원히 젊다는 점 때문에  심찮게 소재화 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나 또한 그 늪에 빠져버렸다. 시작은 역시 『트와일라잇』시리즈였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서로 사이가 좋을 수 없는 뱀파이어와 인간이 서로 사랑을 한다니... 이렇게 쉽게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이기에 더욱 애절하고 안타깝게 다가왔던 것이 아닐까. 순정만화에서나 어울릴 법한 소녀적인 감성을 전면에 내세워서 인기몰이에 성공한 케이스다. 비록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을지라도 감성적인 여자치곤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트와일라잇」시리즈를 안 본 사람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 소설도 내심 끌렸다. 『MARKED 상징』의 두 번째 편인 이 소설은 박진감있게 전개된다. 총 10권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곤 하지만, 대략적인 것은 벌써 다 나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쉽게 파악이 되는  소설이었는데 그만큼 빨리 읽혀 두툼한 소설을 단 몇 시간에 끝내버릴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식을 뒤엎어버리는 내용이 많다. 뱀파이어와 인간은 숙적인 사이가 아니라 인간에게 표식이 생기면 뱀파이어 학교에 들어가 뱀파이어가 되는 과정인 ‘체인지’를 겪으면서 뱀파이어가 될 준비를 해야 하고, 뱀파이어는 인간에겐 없는 여러 능력을 이용해 인간들을 보호한다는 점이 상당히 독특했다. 그리고 흡혈은 뱀파이어가 인간에게서만 취하는 것이 아니라 뱀파이어끼리도 가능하다는 점도 특이했다. 보통은 뱀파이어들이 인간을 ‘식량’으로 삼는다는 사실을 볼 때, 완전히 파격적이다. 흡혈을 한다고 해서 인간이 뱀파이어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서로에게 강렬한 육체적 쾌락만을 전해줄 수 있는 행위일 뿐이라니 말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인간과 뱀파이어가 평화롭게 공존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다. 더구나 자신의 친한 친구나 가족 중에 ‘체인지’를 겪은 사람이 있다면 말이다.
 
그 외 내용은 여느 십대소설과 다르지 않다. 여느 청소년들이 겪는 사춘기처럼 뱀파이어들도 그들만의 기숙학교 ‘나이트 하우스’에서 사랑과 우정에 대해서 고민한다. 보통 아이들과는 다른 특별한 표식을 얻은 조이가 다른 친구들에게 호기심과 선망의 눈길을 받으며 기숙생활을 하다가 자신의 숨겨진 능력에 대해서 자각해가면서 지극히 평범한 ‘뱀파이어’생활을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던 도중에 전 남자친구가 기숙학교까지 와서 난리를 치고 그를 떼어내려고 동분서주하고 모든 아이들의 선망을 받는 멋진 남자아이에게 관심을 받고 결국 그 아이와 사귀게 되고... 이런 이야기가 계속 진행되는데, 사실 이런 부분은 청소년 시트콤 같다. 어려움을 이기내며 열심히 노력하는 여주인공이 그 학교의 킹카를 얻지만, 여주인공의 주체하지 못할 죽일 놈의 매력 때문에 삼각관계, 사각관계로 이어져 여럿 남자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다는.... 그런 뻔한 스토리 말이다. 이런 시트콤은 십대 여자아이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십대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킹카들이 다수 등장한다. 바로 이 소설에도 전 남자친구 헤스와 현 남자친구 에릭, 그리고 뜨거운 눈길을 어쩌질 못하게 만드는 로렌 교수까지 여자들의 환상을 그래도 옮겨놓는다.
 

사실 소설에서 십대 여자아이의 어쩔 줄 모르는 성적 욕망을 접하지 못했던 나로서는 주인공 조이의 행동이 다소 어이없이 느껴지기도 하고, 철없어 보이기도 하고, 너무 방탕하게 보이기도 했었는데, 요즘 미국 청소년들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옮기려고 노력했다니까 아마도 미국에서는 공감을 얻을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나에겐 조금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부분이다. 또 그 외에 이 소설의 제목처럼 주인공 조이가 믿었던 누군가에게 심하게 배신당하기도 하는데, 그것을 미리 감지해내며 지혜롭게 해결해나가려고 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여러 실수를 해봐야지 성장하는 것처럼 그런 내면의 이야기를 1인칭 화법으로 읽을 수가 있으니 그 부분은 통쾌하게 읽을 수 있다. 아마도 3, 4권에서도 그 음모가 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데 거대한 악의 세력을 연약한 조이가 다 막아내진 못하겠지만 밤의 여신 닉스의 선택을 받은 조이이기에 그녀가 다 이겨낼 것을 믿는다. 그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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