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생존경제학 -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
미네르바 박대성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이제까지 이 책만큼 화통한 경제서도, 시원한 경제서도 없었다!!

 

정부와 기업이 아닌 개인을 위한 경제서가 ‘경제대통령’이란 별명으로 익숙한 미네르바 박대성 씨에게서 나왔다. 그의 책이 발간되면 제일 먼저 사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책이 나왔다. 그는 올해 1월달에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화려하게 언론을 장식했다. 현재는 1심 재판에서 무죄로 풀려났지만 아직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검사가 항소했으니... 하지만 너무 웃기지 않은가. 그가 언론 조작을 한 것도, 그것으로 이익을 챙긴 것도 없는데 왜 그리 악을 쓰며 잡아가려고 하는지... 혹시 그 검사가 이상한 것은 아닌지... 모든 국민들이 그의 말에 좌지우지 하는 것이 왠지 위협을 느낀 것은 아닌지... 뭐 그런 억측도 들기도 한다. 그리고 언론도 웃기다. 그가 잡혀가는 모습은 떠들썩하게 방송에 내보냈으면서 그가 무죄로 석방되었다는 사실은 내보내지 않는 건지, 내가 무심해서 못 봤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의 책을 보지 않았으면 그가 무죄 석방되었는지도 몰랐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엔 나처럼 세상에 무심한 사람도 있을테니, 이제서야 안 사람도 꽤 있지 않을까. 어쨌든 이제 그의 책 이야기 좀 해보자.

 

한창 외환 위기로 우리나라가 힘들었을 때 보증을 잘못 서준 아버지 덕분에 집안 경제가 휘청하고, 아버지 친구분은 자살까지 하신 것을 보곤 경제를 모르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을 느껴 그때부터 찾아서 본 경제기사와 경제서 덕분에 지금는 경제 흐름을 멀리까지 읽을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두 차례 글을 올리던 것이 그렇게나 화제가 되었다고. 어쩐 이유든간에 일반인에게서 이런 경제 감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난 꽤 희망적이란 생각이 든다. 그가 했다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과 더불어 이제 더 이상 개인이 정부와 기업에게 당하기만 하진 않겠단 생각이 들어서다. 솔직히 이제껏 많은 경제서적을 보진 못했지만, 일단 본 책들은 다 이해할 순 없어도 그 흐름을 대략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워낙 모르는 분야라 배운 것도 진짜 많았다. 그러던 차에 본 그의 책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좀 무서웠다. 일반인인 그가 내놓은 해결책이야 어디까지나 그의 희망사항일 뿐 저기 윗분들이 그런 데 신경쓰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아닌가. 왠지 그의 해결책대로 가닥을 잡아나가면 경제회생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란 생각이 드는데 요즘 정책 방향이 도대체 그런 기미가 안 보이니...

 

또 무서웠던 것은 우리의 경제 실상이 그렇게나 끔찍하고, 위험하다는 것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는 요즘 젊은이들이 아이를 갖지 않은 이유가 경제 불황 때문이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이제까지는 체감하지 못했었다. 분유값이 5만원이라는 것, 그리고 아이가 한 달에 분유를 다섯 통을 먹는다는 것, 기저귀는 3만원이라는 것 등의 실례를 들어주니 생계형 범죄가 왜 생겨나는지 자연히 이해가 되었다. 경제 불황인 요즘엔 모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도, 미리 준비하지 못해 분유를 먹일라치면 어른들 식비보다도 훨씬 더 많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아기들이 다 돈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른들은 자기 아이 키울 때만 생각하고 둘째는 왜 안 낳느냐는 둥의 스트레스를 준다니 더욱 끔찍할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한 가정, 한 가정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내수 경제 활성화 운운 해놓고는 노동의 자율화를 말하고 비정규직을 2년 더 연장하겠다고 나서니, 이건 뭐 어불성설이 아니고 뭘까. 스웨덴 노조위원장이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비율이 56%가 넘어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곳이 한국이다.

 

이 책은 정부의 정책, 그러니까 이명박 정권의 정책을 대놓고 비판한다. 그러니 미네르바의 구속건도 심기가 불편하신 대통령이 압력을 넣었던 것은 아닐까 의심하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출간되는 책에도 이렇게 속 시원히 내질러주시는데 인터넷 상에서는 또 얼마나 비판을 많이 했을지 상상이 된다. 어쨌거나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 생활비 30%인하’라는 공약을 내걸었던 것을 기억한다면서 들은 자기는 기억하는데 내뱉은 그들은 기억을 못하는 것을 보니 치매가 분명하다고 단정짓는다. 현재 경제 불황의 직격탄으로 적자 가구가 사상 최대인 26%에 달하고 생활 고통 지수는 7년 3개월 만에 최악이고 물가 폭등은 굳이 숫자로 알 필요가 없는 수준이란다. 체감 실업률 6.8%에, 생활물가상승률6.5%를 합친 생활 고통 지수는 13%가 넘어가고, 소득 하위 30% 계층 중 절반은 지출이 소비를 넘는 마이너스 가구다. 실업률도 조작되어 국민의 눈을 가리고 아웅하지를 않나 복지비용의 예산을 삭감하기 위해 통계를 조작하지를 않나 여러 모로 마음에 안 드는 정부다.

 

게다가 북한 외교에 대해서도 한 마디 내질러 주시는데, 정말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햇볕 정책으로 많은 돈을 쏟아부었던 것만큼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자원을 얻을 수 있었다면 절대 손해나는 장사는 아니였다는 것이다. 중국은 호시탐탐 노려서 북한의 자원을 50년 동안 보장받는 조약을 체결하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가져온 것이 없단다. 우리가 무작정 퍼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로 만들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원유도 매장되어 있고, 세계 최고의 우라늄 매장지인 북한의 경제가 쉽게 무너질리가 없기 때문이다. 마그네슘의 원료가 되고 선박 제조에 꼭 필요한 마그네사이트만 하더라도 북한엔 많이 있지만 우리 남한엔 전혀 없어서 100% 전량 수입에 그 중 90%가 중국에 의존하기 때문에 앞으로 위험해질 수가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면서 계획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 좋은 기회를 놓쳤던 것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이제껏 잘못된 정책도 많았지만,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 내 생각엔 그를 행정부로 보내서 경제정책을 세우는데 돕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 앞뒤 꽉 막힌 위정자들이 결단코 그런 생각은 하지 못할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어쨌거나 우리 개인들이 잘 살아야 나라가 잘 산다. 그 진리를 가지고 우리 개인이 나서서 지혜롭게 경제를 요리해야 할 것도 분명할 것이다. 정부가, 기업이, 우리를 도와주지 않으니까 이제는 개인이 일어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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