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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글.그림, 김유철 사진 / 홍익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아름다운 책, 포토 & 카툰 에세이가 나왔다.

바로 「광수생각」으로 유명한 박광수 씨의 에세이다.

전작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엔 포토쪽이 더 강하다고 생각하면 딱 답이 나온다.

멋진 사진작가 김유철 씨와의 합작으로 낸 포토 & 카툰 에세이는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또한 카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할 만하다.

다만 시간이 여유로울 때, 생각에 잠잠히 가라앉는 것을 싫어하지 않을 때 읽는 것이 좋겠다.

그래야 시간을 잃고 생각 속을 유영하다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되는 일이 없을 테니까.

 

나는 박광수 씨를 조선일보에 연재되던 「광수생각」으로 처음 만났다.

이제껏 그런 그림체는 처음이었기에, 이제껏 잔잔한 카툰으로도 예리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처음 보았기에,

또한 그렇게 갑자기 급 부상한 사람은 처음 보았기에 여러모로 그 사람, 박광수 씨는 내겐 신기한 사람이었다.

예약 판매로 받은 이 책엔 그의 사인도 같이 들어있는데, 내게 있어서 그가 가장 신기해보이는 것은 그의 아리따운 글씨체이다.

글씨체로만 놓고 보면 아리땁다고 하기보단 개성 넘치는 글씨라고 해야 옳을 텐데,

워낙 평범하고 고전적인 내 글씨에 비해 너무 멋진 글씨체를 가지고 있기에 내 눈엔 마냥 아리땁게 보인다.

한 글자 한 글자가 제멋대로 삐쳐있는 그 글씨체는 자유롭지 않으면 결단코 나오지 않을 글씨다.

어쩜, 자신의 이름을 걸고 폰트가 하나 나온다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광수체, 난 참 맘에 든다.

  

한동안 크게 성공했던 그이기에, 잠잠한 요즘의 생활이 좀 더 견디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스타들도 환호성을 지르는 팬들이 있다가 없을 때 그렇게 허전함을 느낀다는데, 그도 비슷할 것 같아서....

그를 생각할 때면 떠오르는 안쓰러움은 아마도 그 때문이 아닐까.

이 카툰에도 그러한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씁쓸함을 넘어서는 인생에 대한 진리랄까 뭐 그런 것을 깨달은 듯한 느낌, 뭐 그런 흔적이... 

사실 누군가 알아봐주길 기대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없으니까 우리가 묵묵히 인내하며 감내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

그런 진리를 그는 깨달았나 보다. 엄마에 대한 사랑도, 미안함도, 안쓰러움까지도...

그래서 더욱 애틋한 그런 포토 & 카툰 책이다.

  

그런데 아마도 이런 글은 글을 쓴 작가보다는 글을 읽는 독자의 이야기가 책에 더 많이 채워져 있지 않을까 싶다.

보는 독자마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이렇게 보면 이렇게, 저렇게 보면 저렇게 보이도록 쓴 책이 아닐까....

눈에 보이는 글씨로 쓰여지진 않았지만, 보는 사람이 말하고 싶은 그 이야길 스스로 찾아내게 하는 그런 책....아마도 그런 책일 게다.

그러니까 여백보다 더 적게 차지하고 있는 글을 가지고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

음, 나도 한 번 이런 책을 하나 내고 싶은 맘이 드는 건 아마도 나도 할 이야기가 많아서겠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다양한 사람과 소통한다는 것은 정말 그럴 듯 한 일이다.

광수 씨, 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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