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지구멸망
나미키 신이치로 지음, 오경화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 롤랜드 에머리히의 「2012」란 대재앙 영화가 한창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다. 이 책은 아마도 그 영화의 모티브가 된 책일 텐데, 그 영화의 인기로 더불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2012년 12월 22일이 지구 멸망의 날이라는 고대 마야, 이집트, 수메르 예언에 대해 여러 천문학적인 근거를 총망라한 책이다. 실제로 이 책을 보면 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진짜 3년 뒤에는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신빙성이 있게끔 구성되어 있다. 아직 인간의 지식으로는 완전히 밝혀낼 수는 없지만, 요즘 드러나는 증거들로부터 추측되어지는 내용을 나열했는데 그 내용은 과학적인 관찰과 이론적인 계산에 의해 증명된 것이기에 믿을 만한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부분은 마야나 이집트에 나타난 예언이 이미 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몰아가는 느낌도 없지는 않다는 것을 밝혀두고 싶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분이 비논리적인 부분이었는데, 가만 보면 비논리적인 것이 아니라 조금 '덜' 설명한 부분으로 보인다. 물론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지식적 한계를 넘어버렸기 때문에 설명해줘도 못 이해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보기엔 '덜' 설명해주었기에 내가 '덜' 이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흡한 설명이 곳곳에 눈에 띈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이 나온 연도가 궁금해졌다. 그것은 책에서 말하길 행성 X가 출몰하든 플라즈마가 방출되든 2010~2012년에 실질적인 지구 멸망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려면 2009년에는 그 징조가 나타난다고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잘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실제로 2009년에 이상기온 현상은 좀 일어났고, 그것을 책에도 설명해주었지만 그 외적인 부분, 그러니까 우주적인 이상 현상은 발견되지 않은 듯 싶어서 하는 말이다. 우주 이상 현상들이 좀 더 첨부되었다면 더 논리적인 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을 읽기 전에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지구과학적인 상식이 좀더 풍부하다면, 아니면 하다못해 계산이라도 좀 밝다면 좋겠다는 것이다. 마야 예언에 나타난 공식(?)을 이해하고 싶었는데 그 부분은 반복적으로 읽어도 결국 포기할 정도로 너무 독특한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마야인들은 두 가지 달력이 있는데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365일로 된 태양력의 1년을 365.2420일로 산출할 정도로 대단한 천문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그들이 260일을 1년으로 하는 종교력을 가지고 있었던 데에서부터 머리가 복잡해지더니 순환되는 시간 단위들을 놓고 계산하는데 왜 136만 6040일이란 숫자가 도출될 수 있었는지 전혀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내가 보기엔 내가 궁금하게 여기는 부분을 다 설명하려면 이렇게 단행본으로 달랑 나올 것이 아니라 주석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붙인 백과사전류의 책이 나올 것 같아서 그렇게 축약을 한 듯 싶은데 이해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안타까울 뿐이다.

 

어쨌거나 그 마야 예언설에서 나온 결론은 「콰우티틀란연대기」에서 '5번째 태양의 시대'란 것이 기원전 3113년부터 시작되어 5128년이 경과된 2012년에 끝난다고 되어 있다는 것이고, 아즈텍 예언에서도 그와 유사하게 4번의 시대가 지났다고 구전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태양의 흑점 운동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하여, 연륜연대학(수목의 나이테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연대를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방법) 견지에서 과거 태양의 연동에 따라 지구의 온도, 빙상 형성, 그리고 문명의 흥망이 좌우되었던 사실까지도 알아낼 수 있었다. 인류 역사상 갑작스럽게 사라진 민족이나 자연의 대이변의 현상들의 원인을 찾을 수 없었던 적이 많았는데 그것이 모두 태양의 흑점 때문이라니 정말 놀라운 사실이다. 더욱 더 놀라웠던 것은 우리가 흔히 배기가스나 온실가스가 주범이라고 생각했던 지구온난화가 태양 때문이었다는 이론이었다. 과거에도 비정상적으로 지구의 온도가 높았던 적이 있었다는 것과, 현재 화산 폭발을 하면 지구의 온도가 낮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200도 정도 더 높아지고 있다는 멕시코 지질학자의 이야기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래서 미국이 2001년 '교토 의정서'에서 일방적으로 일탈하겠다고 한 것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생각하고 있는 대안은 '프로젝트 노아'로 지하에 굴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다만 모든 인류를 구하진 못하겠지만 말이다.

 

이 모든 재앙은 행성X에 근거한다. 천왕성과 해왕성을 찾게 된 것은 실제 관측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궤도에서 인지된 섭동(궤도가 다른 천체의 영향을 받아 연동하는 것)따라 계산으로 찾아낸 것인데, 이 행성X도 그렇게 존재해왔다. 다만 요즘에 드러나는 것은 행성X의 이론적인 실제 뿐 아니라 실체까지라 더욱 놀라울 뿐이다. 1915년, 1930년, 1981년, 1982년, 1988년, 1999년, 2001년에 여러 근거를 들어 다양한 천문학자들이 10번째 행성을 점치고 있다. 그 행성의 크기는 지구의 7배이거나 4~5배 혹은 목성의 4배, 공전 주기는 280~290년이거나 1000년 이상일 거라는 예측, 갈색왜성이거나 고리가 달린 행성일 거라는 다양한 관측과 이론이 난무하고 있는데 어느 것이 정확히 10번째 행성일지는 모르지만, 예언서에 보면 그것이 '나비루'라는 지구 멸망을 불러오는 행성이라는 설이 있다. 왜냐하면 태양계의 궤도와 수직으로 만나는 궤도 때문에 부딪치지는 않아도 근접해서 지나가기라도 한다면 지구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하게 말해서 인공위성이 죄다 지구로 떨어지기만 해도 얼마나 큰 참사가 일어나겠는가 말이다. 이것만 보고도 어이없고 대단한 힘든데 이 말고도 우주가 '빅뱅이론'이 아니라 '플라즈마 상태로 이루어져있다는 이론'이 나타나서 다른 형태의 지구 멸망을 예상하기도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태양의 폭발 현상을 야기하기에 지구의 생존율을 떨어뜨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말했듯이, 이번의 세계가 5번째의 시대라면 그 이후의 세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플라즈마를 쏘인 인간들이 어떻게 될지가 가장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도 내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다 새까맣게 타서 죽을 수도 있지만 새로운 인류의 모습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저자의 예측이다. 멸망이 있다면 생성도 있다고 조금은 희망을 점치고 있는데, 그 때가 되어봐야 알겠지만 주저앉아 멸망만을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루하루 행복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누군가는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다고 했던 것처럼, 너무 불안에 떨지 않고 너무 자포자기하지 않고 너무 비관하지 말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류에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까지 의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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