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청소년들의 부자가 되는 공부
마크 빅터 한센 지음, 장인선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부자가 되는 그런 방법만을 이야기하는 것에는 약간 거부감을 느낀다. 솔직히 부자가 되고 싶으면서도 겉으로는 부를 경시하는 그러한 못된 버릇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기는 하지만,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도 그다지 호감을 느끼진 못했다. 청소년들에게 '부자'라는 말이 어떤 부정적인 영향은 주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그런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내가 만나본 청소년들은 공부하는 목적을 '돈을 많이 버는 것'에 두는 경우가 많았다. '부자'라는 말에 뭔가 석연치 않는 기분을 느끼는 것은 다만 나 뿐만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아이들이 돈 맛을 안다기보다는 그저 그것을 쫓는 열정을 배우길 바라지만, 혹여라도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크다. 사실 내가 만난 우리 청소년들은 너무 수동적인 경우가 많았다. 단순히 공부를 잘 해서 대학을 잘 가고 좋은 직장을 얻어서 돈을 많이 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그런 방식으로는 돈을 많이 못 버는 방법이지 않은가. 실제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사업을 벌려야 할 것인데, 그런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주는 선생님은 없지 않은가, 현실적으로? 그래서 너무나 수동적인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혼자서 배우고 열정을 쏟아내는 방법이 아니라 그저 돈에 대한 책이라고 오해하질 않았으면 한다. 그것만 빼면 참으로 새로운 책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에 관심만 많은 나도 이렇게 외국에는 성공한 십대 사업가가 많은 줄 몰랐다. 그것도 화장품이나 헤어제품을 본인 스스로 만들어서 파는 경우는 듣보잡도 못했다. 그런 비슷한 성공 사례를 청소년이 아닌 어른의 경우는 익히 봐왔어도 청소년이 주인공인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조금 고지식한 면이 있는 나로서는 이 이야기를 읽고 십대가 좀더 좋은 제품을 쓰겠다는 욕심에 만들었던 것을 근처 시장에서 팔다보니 입소문을 타고 성공한 사업가가 되는 경우가 우리나라 현실에서도 가능한 일일까 하는 의문이 앞서 들었다. 내 주변의 상황에서는 그렇게 만든 제품을 시장에서라도 팔리지 않을 것만 같은데 말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 하지만, 그 분야에서 우리 십대 사업가는 별로 없는 듯 한데, 외국에는 상당히 많은 점도 놀라운 일이었다. 나로서는 설명해줘도 그 사업구상안이 전혀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상상이 안되는 분야에서 아홉 살의 아이가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것이 가능했다는 것도 실은 새로웠다. 부모가 성공한 사업가여서 그런 모습을 어릴 적부터 봤던 아이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하여튼 우리 에게도 십대 사업가가 많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과 고정관념이 많이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앞서 말했던 아홉 살 때부터 사업을 한 아이는 부모님 양쪽이 모두 성공한 사업가인데다가 어릴 적부터 은행 계좌를 만들어주고 본인이 관리하도록 한다든지 아이의 이름으로 주식증서를 사주곤 주식에 대해서도 흥미를 가지게 해준다든지 하는 그런 환경이 우리와 남달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배운 부모일수록 점차적으로 경제교육을 많이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것이 사회 전반의 문화로 정착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가 생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외에도 자신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거나 인터넷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광고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경우도 있었고, 천재적인 재능으로 화가로 이름을 날리는 경우도 있었고,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베이커리를 만들어 지점을 몇 개나 낸 경우도 있었는데, 하나같이 다 놀랍다. 이미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경우에는 어쩜 당연하다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에도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지 모른다. 자신의 재능을 최상위로 놓고 싶은 작가정신이라든지, 중간에 어려움이 생겨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든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 아이들에게 가장 놀라웠던 것은 사업을 이미 크게 성장시킨 상태에서도 학업과 교우관계를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공부나 숙제, 혹은 시험이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여기는 우리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부분이다. 사업이란 자기 관리가 끊임없이 요구되는 부분이기에 하루에 4시간 밖에 자지 못해도 학업과 교우관계를 끝까지 유지하고야 마는 그런 끈기를 보노라면 그들 모두 비범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생각해보면 우리 어른들이 만든 유복한 환경 덕에 십대에도 사업가가 나올 수 있는 풍토가 생겼다면 우리 어른들은 뒤에서 지켜보며 응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성장하는 십대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 꼭 사업가가 되는 열정이 아니여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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