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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부의 비밀 - 나와 회사의 운명을 바꾸는 회계
하야시 아쓰무 지음, 김정환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경리부의 비밀』은 회계학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기 위해 소설로 재구성한 책이다. 이런 종류의 책은 마케팅(『마케팅 카사노바』, 김기완 & 차영미, 다산북스), 경영학(『스무 살, 샌드위치 주식회사를 차리다』, 가메카와 마사토, 시그마북스) 이후로 이번이 세 번째다. 그런데 이런 책을 만날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어쩜 이렇게 아이디어가 참신한지 읽을 때마다 놀라울 뿐이다. 마케팅 책에서는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연애과정을 통해 마케킹의 개념을 설명하는데 전혀 알지 못했던 마케팅에 대해 이해하는데도 전혀 모자람이 없었고, 재미는 재미대로 완전히 내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다. 그 이후 후속작이 나올 것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감감무소식이다. 그래서 아쉽게도 일본에서 나온 책으로 경영학에 대한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대학생들이 학교 축제 때 샌드위치 가게를 열면서 벌어지는 과정에 대입해서 경영할 때 알아두어야 할 개념을 정리해주었는데, 사실 경영이란 게 너무 방대해서(그 개념도 이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지만,) 처음엔 쉽사리 적응되진 못했었다. 그러다가 내용이 무르익어 가니까 진짜 재미있었다고나 할까. 역시 이런 책은 그 분야에서 고수들이 집필하기 때문인지 정말 재미있고도 쉽게 내용이 이해되는 것 같다.
그래서 세 번째인 회계학 소설책을 집어든 내 마음이 보긴 전부터 두근두근했다. 이 소설은 다른 것과는 좀 다르게 추리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어서 그런지 자꾸만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내용에 집중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주인공 카와다 레나는 스몰액이란 악세사리를 파는 회사의 영업부 소속 사원인데, 영업 실적이 높지 않아 항상 혼나기는 해도 과거 경리부에 있었던 직감으로 나카지마 영업 부장이 뭔가 모종의 음모를 꾸민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것을 밝혀낸다는 내용이다. 일반 추리소설과 같은 스릴을 체험할 수는 없지만(뭐, 그런 스릴이 없다고 해서 내겐 전혀 마이너스가 아니다만) 한 회사가 어떤 식으로 회계를 통해 눈속임을 할 수 있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여기에 나온 설명을 다 이해했다곤 말할 수 없다. 대학을 다닐 때도 교양과목 중의 하나로 「원가 회계」 수업을 들었을 때처럼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으니까. 그래도 그동안 들어본 적이 있는 '분식회계'니 '대차대조표'니 '감가상각비'니 하는 용어들이 나와주어서 조금은 친숙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런데 회계에 둔한 사장 몰래 경영진 몇몇이 회계조작을 통해 적자인 회사상황을 흑자인 척 꾸며놓는 과정에서 내가 들었던 의문은 이것이다. 그런 못된 놈들은 왜 그런 짓을 할까. 기술 개발을 하기에 좀 힘든 직종이긴 하지만 좀 더 열심히 영업을 해서 큰 성과로 보너스를 받아가는 것이 몰래 뒤로 돈을 착복하는 것보다 더 수지 맞는 장사가 아닌가 말이다. 만약에 계속된 착복으로 기업이 도산이라도 하게 된다면 자신도 실업자 신세가 될 것이 자명한 일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의 구성엔 개연성이 다소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어려운 용어가 난무한 회계학에서 이렇게 알기 쉽게 전달해주려는 노력은 정말로 대단해 보인다. 다음 번에는 우리나라 기업이 등장하는 소설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