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일요일 아침에 방영한다는 『KBS 1TV 영상포엠 - 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을 책으로 만나보았다. 이 책은 물 먹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게스츠레 뜬 눈으로는 몇 번인가 보았지만서도 초롱초롱한 맑은 눈으로는 그 프로그램을 볼 수가 없는 나를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름다운 영상에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왔던 프로그램처럼 서정적인 영상 위로 어울리는 여러 이야기를 담아내고 마지막에는 그 영상에 흘러나왔던 음악까지 친절하게도 소개해 주니, 정말 영상으로 보지 않아도 여러 풍경 속에서 느낄 법한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그런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어낼 생각을 했는지. 분명 영상과 책은 그 감동이 다를 터이지만, 책으로 만나는 유려한 풍경과 에세이에서도 그만의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방송으로 나가는 영상에서는 꼭 우리나라만 찍는 것은 아니라고는 하는데, 내가 본 『KBS 1TV 영상포엠 - 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에서는 모두 우리나라만 비추어주었다. 내 욕심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책으로 엮어져 나오는 것에는 우리나라의 풍경으로만 꾸며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으로 아름답고 유명한 곳은 온갖 매체를 통해서 우리에게 이미 알려지지 않았나. 물론 외국의 외딴 곳에 있는 풍경 중에는 우리가 모르는 장소가 많이 있겠지만, 우리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행처럼 그렇게 우리네 땅을 주인공으로 삼아주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든다. 아직은 노래도 외국 노래가 더 많지만, 그것도 차차 우리가 발견하면 되니깐 괜찮다.

 

사진을 보면 아스라이 황혼이 드리운 어느 강가나 이른 새벽 아직 걷히지 않은 안개 사이로 수줍게 모습을 드러내는 산등성이가 보이는데, 하나같이 너무 아름답다. 보랏빛 황혼이나 기암절벽의 아찔한 아름다움과 나룻배가 덩그라니 떠다니고 있는 모습을 어떻게 찾아냈을지 참 그것이 궁금하다. 게다가 영상을 잡으러 뛰어다니다가 이렇게 멋진 장면이 걸리면 그 기쁨은 말로 다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 기쁨은 또 어떻게 나누었을까. 나 같으면 멍하니 영상 속에 빠져 살았을지 모른다. 책으로 접해도, 영상으로 접해도 이렇게 감동스러운데 이 풍경을 눈 앞에서 바로 본다면 얼마나 감격스러울지 상상이 안가니까!!

 

그러고 보니 나는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았다. 눈 앞에서 감동스런 풍경을 접해본 적이... 가만 생각하니 없는 것 같다. 그 유명하다던 남이섬도, 보길도도, 통영도, 이름만 들어봤을 뿐 실제로 내 발을 움직여 가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해돋이를 굳이 힘들여 강원도나 땅끝마을에 가서 보는 것도 이해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나이기에 이런 책이 더욱 감동스러울지 모르겠다. 세상과 맞서 싸우는 것을 피하고 책에서만 간접적으로 경험하려고만 했던『커버 투 커버 : 책 읽는 여자』의 타냐처럼 아마도 나도 그런 병에 걸린 것이 아닐까 의심도 들지만, 뭐 어떠랴~ 일단 경험의 자질구레함이 귀찮은 요즘엔 이렇게나마 눈이나 호강시켜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가끔씩, 현실이 외로울 때, 뭔가 피난처가 필요할 때쯤 이 책을 꺼내들고 내 마음의 여행이나 떠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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