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트 서부해안 연대기 3부작 1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우아아아아~~~~!! [기프트] 닷~~~! 표지만 보고 다른 것 볼것 없이 한 눈에 올인하게 된 책, [기프트]!! 저기 표지에는 좀 어둡게 나와서 모르겠지만 실제 표지에는 멋진 미소년의 이마 쯤에 안대가 올려져 있는데, 책을 다 본 뒤에야 이 안대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실제 책으로 봐도 표지의 미소년이 아주 예술이지만, 저기 네이버에서 제공된 표지는 정말 환상적이다. 원 속에 피어나는 저 오색찬란한 빛이라니~~ 아주 멋지다.

 

어슐러 K. 르귄의 <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가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더불어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꼽힐 정도로 대단히 유명한 어슐러 K. 르귄을 난 이 책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처음에 이름만 봤을 땐 할아버지인 줄 알았더니만 실은 할머니셨단다. 오옷~~!! 정말 부럽고 멋지고 존경스러웠다. 세계 3대 판타지 소설의 작가 중의 한 사람은 여자라니, 우하하하~~ J. R. R 톨킨과 C. S. 루이스는 좀 아는 사람이고 그들의 책은 소장중이거나 봤거나 했는데 그녀의 책은 이제 처음이라니 빨리 따라잡아야겠는걸?

 

이 책은 서부 해안 연대기 시리즈의 첫 권이다. '선물', '능력'이란 뜻을 가진 '기프트'를 화두로 놓고 이야기가 전개해나간다. 제일 첫 장에 서부 해안의 지도가 삽입되어 있긴 한데, 내가 지도 보는 능력이 꽝인지 책을 읽으면서 어디가 어딘지 잘 몰라서 그냥 무시하고 설명하기로 하자. 주인공 오렉은 도시 사람들에게는 '마법사'라 불리는 족속으로 구릉지대에서 척박하고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무지렁이 농부들이지만 이런 험준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각기 족속들마다 능력이 다른데 그 능력은 자기 족속을 지키는데 필요하기에 가장 큰 능력을 가진 사람이 브렌터가 되어 그 족속을 지킨다. 그런데 같은 혈통끼리 혼인을 해야만 그 능력이 이어지기 때문에 만약 능력이 발현되지 않게 된다면 주위에 있는 호전적이거나 사이가 좋지 않은 부족에게서 멸족을 당할 위험도 있는 것이다.

 

카스프로 일족의 능력은 '되돌림'이다. 그것은 볼 수 있는 것이라면 모든 생명체를 태초로 돌아가게 하는 능력인데, 뼈가 있는 동물이라면 척추가 다 뭉개져 죽게 되고, 식물인 경우 새카맣게 타버리게 할 수 있다. 그의 단짝 친구인 그라이는 바레 족속으로 '부름'이란 능력이 있는데 '부름'은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으로 사냥꾼들이 사냥을 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그런데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이어지는 그 능력들이 바레 족속인 그라이에게는 세 살 때부터 나타났는데 오렉에겐 열세 살이 되어도 능력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데에 그 문제가 있었다. 만약 오렉에게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카스프로 일족은 그 혈통을 잃게 될 것이기에~~

 

나는 그런 대단하고도 무시무시한 능력이 있는 일명 마법사 일족들이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참 어이없었다. 다른 사람들의 위에서 군림하여 떵떵거리며 살아가는 것을 바라진 않더라도 조금은 평안하고 윤택한 삶을 영위하지는 못했던 걸까, 왜 하나같이 마법사 일족들은 '되돌림', '비틀기', '칼날', '불 피우기', 어떤 무거운 물건이나 산일지라도 옮길 수 있는 '옮기기', 다른 사람의 의지를 빼앗는 '고삐 매기', 상대의 마음을 빼앗아 머리도 없고 말도 하지 못하는 바보로 만드는 '쓸어내기' 등의 무시무시한 능력만 갖게 된 걸까, 왜 그것이 인간들의 삶에 윤택함을 더해주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런 능력은 상대에게 위협만 될 뿐 하등 도움이 될 수 없잖아~ 사실 그런 능력이 발현되고 대를 이어 내려오는 이유를 찾아보면 사실 인간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하는 것이었을 텐데 말이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그라이가 생각해 낸 것처럼~~

 

그러던 오렉이 의도하지 않은 때에 '되돌림'의 선물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사태는 급박해진다. 자신도 제어하지 못하는 능력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사랑하는 사람들, 엄마나 아빠, 그리고 그라이, 그외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불안은 그를 눈멀게 했던 것~~~ 그런 상태로 엄마를 보내고, 그는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깨닫게 된다. 이것을 보면 우리에게 해주는 말이 분명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도 사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에 얻은 것이란 사실을 말이다. 남을 괴롭힐 수밖에 없어보이는 능력일지라도 다시 곰곰히 뜯어보면 달리 보일 수가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 안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여유를 가질 수가 있을 텐데... 어찌보면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일구며 살아가야 했던 마법사 일족의 삶이 오히려 탐욕이란 족쇄에서 좀 더 자유로웠던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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