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엘리베이터 살림 펀픽션 1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보통 소설은 표지를 보고 고를 때가 많은데, 이 소설은 띠지가 있을 때와 띠지가 없을 때가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준다. 처음에는 '아아~ 악몽이라니까 좀 힘든 내용이겠구나!'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는데, 띠지를 벗겨놓고 보니까 그 악몽의 수준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확~ 와닿는다고나 할까. 이 소설이 기노시타 한타 작가의 처녀작이라고 하는데, 그 처녀작이 바로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듣고(띠지 뒷면) '정말 대단히 글 잘 쓰는 작가다!!' 하는 생각에 가슴까지 설레였던 것을 생각하면 좀 억울하다. '악몽'이라는 단어의 뉘앙스부터가 부정적인데 그런 뻔한 의미를 파악하지조차 못하다니!!! 괜스레 순진하게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어 보인다. 내가 좀 스릴러, 서스펜스 같은 종류의 책은 무서워하는데, 이 소설은 등장인물 중 하나인 가오루의 말을 빌리서 말하면 서스펜스와 미스터리가 조합되어 있는 소설이다. 조마조마한 점은 서스펜스적이고 마지막에 결국 사건 해결은 못하지만 수수께끼가 풀린다는 점에서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소설이라서 처음부터 순서대로 봐야 이야기의 구성이 잘 갖추어지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이런 구성을 가진 이유를 나가에 아키라 씨는 작가가 간사이에 둥지를 두고 활약하는 배우이자 극작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 그럴싸하다싶다. 편집을 하지 못하는 연극에서는 오로지 구성이 과거에서 미래로 흘러갈 테니까. 그래서 꼭 순서대로 보란 당부를 하고 싶다. 나는 뒤에 있는 해설을 먼저 읽다가 한 장면에 눈이 꽂혀서 봤더니만 처음부터 읽은 감동이나 깨달음은 별로고, 그저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는 아주 단순한 생각만 하고 봤기 때문이다. 소설은 세 가지 악몽으로 구성된다. 먼저 오가와의 악몽, 마키의 악몽, 사부로의 악몽~ 영화 <밴티지 포인트>처럼 한 사건(대통령 암살 사건)에 대한 다양한 위치에 있는 사람의 관점이 제시되는 것처럼 이 소설도 그런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핵심인물이라 할 수 있는 스물 여덟 살의 오가와 준의 악몽이 나온다. 오가와는 아내의 급한 전화를 받고 엘리베이터에 탄 것을 끝으로 기절을 했다. 그리곤 고장 난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세 사람과 같이 갇히게 되었다. 그러면서 점차 사람들의 정체가 드러나고 오가와는 극도의 공포에 질리게 된다. 

 

두 번째 마키의 악몽을 읽으면 별일이 아니라고 금방 마음을 놓을 수가 있다. 그 때 사부로의 악몽에서 크나큰 반전을 맞닥뜨리게 되기 때문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고 하는 거였다. 그러니까 마음을 놓지 말고 끝까지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사실 상황은 점점 악몽같게 변해가면서도 나로선 왠지 현실감이 없는 느낌이 들어 멍~하니 있다가 마지막까지 읽어보니 진짜 반전으로 배후의 인물이 있었다. 상황이 계속 꼬이는데도 내게 별로 신경이 안 쓰이는 게 배후의 인물이 있다는 것을 감으로 알았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 비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어쩜, 사람이 저렇게 절망적일 수가 있을까. 악몽 시리즈가 계속 나오는가 보던데 내겐 좀 버거울 것 같은 시리즈이다. 아깝네~ 난 시리즈, 정말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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