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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게 길을 묻다 - 희망 더 아름다운 삶을 찾는 당신을 위한 생태적 자기경영법
김용규 지음 / 비아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초록색으로 환해보이는 책이라, 내심 책표지만 봐도 솔깃했었다. 그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이건 내 거다~ 라는 마음으로 읽은 이 책은 알고보니 인생 경영 철학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었다. '경영'이라는 말이 단순히 기업에게만 해당되지 않는 것쯤이야 <경영사상가 50인>을 통해서 대충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아예 인생을 다시 경영하자는 모토를 가지고 글을 풀어내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금융회사와 이동통신 회사에서 인사와 경영전략을 담당하다가 외환 위기 직후에 회사에서 만들어준 벤처 기업에서 CEO의 자리를 꿰차고 7년간 쉬지 않고 사장의 자리에서 조직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을 지고 살았던 자신의 참 모습을 찾자는 인생 경영에서 실패한 사람이었다. 그러다 더 이상 갈곳이 없어진 그는 사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숲으로 들어갔다. 온갖 나무와 풀들이 공존하며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찾아가 성장해가는 숲을 보고서 자신도 그렇게 자신의 모습을 되살리는 인생을 경영하자는 생각으로 <행복숲 공동체>를 만들기까지에 이른다. 그랬던 그의 숲 인생 경영 철학이 녹아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감격적이게도 이 책이 김용규 저자의 첫 책이라니까 앞으로도 그의 성장을 찬찬히 바라볼 수 있겠다 싶다.
사실 이런 인생론을 나름으로 풀어내는 사람들을 보면, 괜히 부럽고 신기하고 그렇다. 그들은 어떻게 살아왔길래 이런 글을 풀어낼 수가 있는 건지, 진짜 신기하다. 특히나 그의 글 중간 중간에 인용된 다채로운 책을 보면 정말 난 명함도 못 내밀겠다 싶어 기가 죽는다. 책을 보면 숲이라는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인생을 이야기하는데, 그의 통찰력에 감탄했다. 숲에서는 영역 싸움도 있을 것이고, 탄생과 죽음도 있을 것이고, 살아남기 위한 자신만의 전략도 있을 것이고... 꼭 인간의 삶처럼 그런 투쟁들이 숲에도 있을 거란 것을 왜 난 몰랐을까. 아파트 단지 사이로 보는 잘 조성된 공원만 보아왔고,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푯말이 꽂혀있는 잔디밭만 걸어왔고, 동네에 개발하다가 남겨둔 야트막한 동산만 올랐던 탓에 아마도 그런 '숲'이라고 하는 생태학적인 공동체를 구경한 적이 없어서 일런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숲이라는 치유의 품으로 들어갔던 안식의 경험이 있었기에 그처럼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총 4막 22장으로 구성된 책은 삶의 과정을 고스란히 따른다. [1막 태어나다 - 선택할 수 없는 삶], [2막 성장하다 - 내 모양을 만드는 삶], [3막 나로서 살다 - 나를 실현하는 삶], [4막 돌아가다 - 다시 태어나는 삶]으로 숲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 배울 수 있는 것에 대해 들려준다. 살면서 나와 내 위치에 대한 어느 정도 자각이 있었을 때부터 좀 더 윤택한 환경에서 태어났으면~ 좀 더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었다. 이 물음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아니 어릴 때라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텐데, 근본적이고도 원초적인 그런 비교/열등 의식을 저자는 이렇게 풀어버렸다. 생명을 가지고 있는 누구나 선택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탄생하는 것'이다. 어떤 자리에서 태어나도 불평하는 나무는 없다. 바위 틈바구니에서 씨앗을 틔우면 그런대로, 햇빛을 따라 몸을 비틀대로 비트면서도 살아내고야 마는 그런 나무를 보며 단지 나무에게 입이 없기 때문에 불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자연 그대로, 물 흐르듯이, 유기적으로 하나되어 살아가는 숲의 생명체들을 보면 남을 이기고 넘어뜨리고 자신을 세우려하는 인간의 투쟁이 하잘것없는 것이라는, 순리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그러면 나도 그런 자신의 본연의 힘을 찾고, 공동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도 있을 것도 같다. 물론 처음엔 고생 좀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