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딛고 세상을 향해 뛰어올라라 - 아버지의 인생 수업
송길원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버지가 먼저 읽고 밑줄 그어 자녀에게 전하는 책'이라는 뜻의 <밑줄북>이란 명칭을 가진 이 책은 말 그대로 인생의 선배이고 항상 강한 남자이고 싶은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전해주고픈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낙심할 때, 불안할 때, 실망하고 자신이 부끄러울 때 보호자로서 아버지가 한 마디 조언해줄 만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저자인 송길원 목사님이 아주 훌륭하고 완벽한 아버지의 역할을 했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자신도 미숙한 아버지였기에 그 당시에 미처 말해주지 못하고 솔직하게 개방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공개해주어 이제 아버지로서 첫 발을 내딛는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조언을 해준다. 급변하는 이 사회에서 아이들의 양육 방향을 잡지 못했던 아버지들이라면 이런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아마 반색을 할 듯 싶다. 평생을 살아도 '아버지'라는 존재가 되지는 못하는 나로선 조금 거리감이 있긴 했었지만 말이다.

 

과거에,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우리 아버지들은 마냥 무섭고 어려운 존재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받아온 교육과 풍습과 사회 통념이 아버지를 우리에게 너무 멀리 있게 만들었다. 남자는 강해야 한다고, 남자는 바깥 일을 이야기해선 안 된다고, 남자는 아픈 내색을 보이거나 울면 안 된다고... 그러나 남녀의 성역할이 그리 엄격하지 않은 21세기라는 지금의 모습도 우리 아버지를 가족과 가깝게 만들어주진 못하고 있다. 아버지란 존재는 그저 돈이나 벌어오는 기계이거나 휴일엔 낮잠만 자거나 TV만 보는 존재이여서 내 인생에 아무런 역할을 담당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과거엔 모든 결정을 가부장인 아버지가 내렸었는데 이제는 아이들의 인생에 대해 결정권조차 찾기가 어렵다. 이런 세태 속에서 아버지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까? 사회를 먼저 살아간 선배로서의 귀중한 충고가 아닐까...?

 

[01 꿈에 대하여] [02 성장에 대하여] [03 도전에 대하여] [04 좌절에 대하여] [05 소통에 대하여] [06 행복에 대하여] [07 사랑에 대하여] 등 총 일곱 가지의 주제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할 것 같은 내용을 모조리 쓸어담았다. 제목만 봐도 솔깃할 내용들로 구성해서...  그 중에서 [03 도전]의 "반대세력을 두려워하지 말라" 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미국의 역사학자인 아서 슐레진저의 말을 인용하면서 뚜렷한 주관을 세우라고 충고했다. '반대세력을 만들라'는 말은 적을 만들지 않겠다는 강박관념으로 자신의 주장이나 신념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빠른 두뇌 회전이나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능력 면에서는 케네디 대통령을 연상시키긴 하지만 자기 절제가 약한 것과 반대세력을 만드는 데 실패한 점 때문에 케네디에 비견될 만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분신이다. 그래서 아마도 자신이 못했던 것을 더욱 잘 해주길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만약 과거 자신이 못했던 것을 아이들이 똑같이 못하면 어떨까? 자신도 못했으니 못할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줄까, 아니면 더 스트레스를 받으며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게 될까. 내가 직접 경험했던 것과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것을 되돌아보면 후자가 더 많은 것 같다. 못하니까 잔소리를 늘어놓고, 잔소리를 늘어놓으니까 못하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관계가 지속되면 필히 아이도 아버지도 모두 다 서로에게 실망만 주고 상처만 받고 만다. 그럴 땐 아무 말 없이 밑줄 그은 이 책을 살며시 건네주는 게 어떨까. 좀 더 해주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책 속 메모란에 살포시 적어서 수줍게 건네주면 아이도, 아버지도 훨씬 행복하게 중요한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가 있을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