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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
허윈중 엮음, 전왕록.전혜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좀 무식해서(그렇다고 남들도 내게 무식하다 그럼 기분 나뽀요~^^) '세계 사상'이라고 하면 단지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들과 춘추전국 시대의 제자 백가 밖에는 떠올리지 못했었다. 그것도 아주 나중에서야, 서양 사상과 동양 사상을 나누지 않고 떠올린 것은 정말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나마 그렇게 생각해봤으니까 그 정도라도 떠올렸던 것이지, 그저 '사상'이라고만 했다면 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시작되는 서양 철학가들만 줄창 생각했을 것이다. 동양 사상가들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 말이다. 내가 동양인이여서 우리 동양의 것을 더 잘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정말 할 말은 없지만,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배웠던 철학들만 가지고 비교해봐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외우기가 너무나 쉬웠던 서양 사상과는 달리 그 체계에서부터 오묘하고 복잡다단했던 동양 사상은 정말 진저리치도록 어려웠었다. 그래서 내겐 '사상'이나 '철학'이란 단어를 들이대면 무조건 서양의 것이 떠오른다. 그래서 그럴 거다. 내가 '철학'이라는 단어가 붙은 책만 보면 무조건 손이 나가는 버릇은~~~ '철학'이라고 쓰여있는 책은 그냥 무~조~건 사랑한다. 아주~ 많이~ 절대적으로~~~ 난 지혜를 사랑하는 인간이가벼~~~
그런데 이런 반쪽짜리 인간인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처럼 '서양'의 사상만 떠올릴 듯 하다. 그가 대한민국 땅에서 입시라는 명분 아래 고등학교 교육을 받았다면 말이다. 그런 우리들에게 획기적인 책이 나왔으니, 이름하여 [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이닷~~~! 세계 사상을 한꺼번에 보여주기만 해도 좋은데 거기에다가 지도까지 곁들여 주다니~~~ 지도하면 또 내가 사족을 못쓰잖아~ 첫 장을 열었더니, 오오~ 예술이다. 파란색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발생지를 빨간색점으로 표시까지 해주고 말이다. 그리고 시작된 것이 <01 종교와 문화의 기원>편이다. 그런데...무지 어려운 내용이 나온다. 바로 첫 장부터!! 은허에서 발견되어 상상 속의 나라라고만 여겨졌던 상(은)나라을 증명해낸 갑골문자가 말썽을 일으켰다. 갑골문자는 점괘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거다. 그런데 그 점괘의 체계를 아주 자세히 설명해준다. 누가 보면 한의학이라도 공부하는 줄 알겠어~~ 복희팔괘도니 건괘덕행도니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자~세히 설명하는 걸 보니, 이 책의 저자는 절대 서양인이 아니겠소!! 옳다구나~ 그럼, 그렇지~! 현재 대기업의 고문을 맡고 있다는 허윈중이란 중국인이었다. 그러니 이렇게나 자세히 설명해 놓으셨군. 예전에 서양인이 쓴 동양 역사를 보고 어처구니가 없던 것을 기억하는 나로선 저자가 동양인이라는 건 정말 대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니 동서양의 사상을 가감없이 잘 정리해주겠단 믿음이 간다.
<01 종교와 문화의 기원> <02 공자, 부처 그리고 그리스 학자> <03 중국, 한나라에서 위진에 이르기까지> <04 일본에서 유럽까지> <05 문명의 발전과 족쇄> <06 제국의 황혼> <07 유럽의 도약> <08 중국, 천 년 만에 찾아온 일대 혼란> <09 변혁기의 인도와 일본> <10 유럽의 신사조> 이런 목차대로 이루어진 책이라 460페이지나 되지만 책도 그리 크지 않고 올컬러판인 책치고는 많이 무겁지 않아서 보기에 어렵지 않다. 각 목차는 시대별로 묶어 같은 시기에 일어난 동서양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것 같은데, 사실은 책을 다 보고 난 후에도 잘은 모르겠다. 아마도 보통 이런 책에는 꼭 빠지지 않는 연표가 들어있지 않아서가 아닐까 하는데~ 으음~ 또 나만 못 찾은지도~~ 그런데, 한 가지는 정말 제대로 불만이다. '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인데, 지도가 많이 없다는 것이다. 각 항목당 세계 지도가 나오면 뭐 하나, 첫 장에 있었던 빨간 점도 없는 게 태반인데 말이다. 이탈리아에서 사조가 생겨났으면 이탈리아에 점을 찍어놓던지 어쩌든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여튼 그거만 빼고 내용은 참 알차서 각 가정에 하나씩 비치해두면 참 쓸모가 많을 듯 하다. 그런데 왜 목차가 그리 허전한가 몰라~ 내가 케플러를 찾고 싶으면 바로 찾을 수 있게 목차에 나와있어야 하는데, 앞서 인용한 대로 아주 단순한 목차밖에 없음을 일러둔다.